“북 해외 노동자, 관리자 묵인하 외부영상 시청”

서울-목용재 moky@rfa.org
2017.10.12
nk_hr_report_b 북한인권정보센터 부설 북한인권기록보존소가 1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2017 북한인권백서’ 발간을 기념해 '북한인권백서에 나타난 김정은 시대 북한인권'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RFA PHOTO/ 목용재

앵커: 해외로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이 현지에서 외부 정보를 접할 기회가 많다는 한국 내 북한인권단체의 평가가 나왔습니다. 다양한 외부 정보를 습득한 노동자들이 북한으로 돌아가 정보유입의 통로가 된다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해외 노동자들이 현장 관리자의 묵인 아래 한국 드라마와 영화 등 외부 영상과 정보들을 접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북한인권정보센터는 12일 서울에서 열린 ‘김정은 시대 북한인권실태’ 발표회에서 “해외 파견 노동자들은 시기, 파견 지역과 관련 없이 직·간접적으로 외부인을 접촉한다는 공통된 증언이 나온다”고 말했습니다. 해외 파견은 북한 주민들이 외부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계기라는 설명입니다.

단체에 따르면 해외에 파견된 현장 관리직의 경우 현지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면 일반 노동자들보다 외부 정보를 더 많이 습득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현장 관리직이나 해외 식당 종업원 등 외부인을 접촉해야만 하는 직군에 대한 북한 당국의 통제 강도는 더욱 높다고 단체는 밝혔습니다.

이승주 북한인권정보센터 연구원: 북한 해외 노동자는 바깥 세상을 접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자신이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것과 북한에서의 삶을 비교해 괴리를 느끼고 탈북을 결심합니다.

보고서에는 해외 파견 기간 중 한국 영상을 접한 탈북자들의 증언도 담겼습니다.

2015년 러시아에 파견됐던 탈북자 이모 씨는 한국 영화를 보며 북한의 생활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고 증언했습니다. 시청한 한국 드라마로는 ‘동이’와 ‘대장금’을 꼽았습니다. 2000년대 말레이시아에 파견됐던 이모 씨도 작업 현장에선 한국 드라마를 보는 것을 서로 눈 감아준다며 2008년 한국에서 방영된 드라마 ‘태양의 여자’를 보라고 권유받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해외에 파견된 노동자들은 북한 당국으로부터 받은 교육과 실제 북한 밖의 현실 간에 괴리를 느낄 수 밖에 없다고 단체는 지적했습니다. 이 때문에 해외 노동자들은 북한으로 돌아와 자신의 경험과 외부 정보를 내부에 유입시키는 전파자가 된다는 분석입니다.

이날 발표회에서는 대북 인도적 지원이 북한 주민들에게 간접적으로 혜택을 줄 수 있다는 주장도제기됐습니다. 대북지원 물품들이 시장으로 유입돼 주민들이 낮은 가격으로 물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겁니다.

북한인권정보센터는 지난 2007년부터 해마다 북한 주민들의 인권실태를 종합한 ‘북한인권백서’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올해로 11번째 발간된 이번 백서에는 북한 해외 노동자의 인식 변화와 대북정보 유입, 마약 실태 등을 다룬 특별보고서도 포함됐습니다.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