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김정일화 재배로 돈벌이

서울-김지은 xallsl@rfa.org
2015.06.28
jongillia_greenhouse_b 북한 조선김일성화김정일화위원회의 원예사들이 '태양의 꽃'을 가꾸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북한에서 개인온실을 지어 남새농사로 돈을 벌던 주민들이 최근에는 너도나도 ‘김정일화’ 재배에 나서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요즘 북한에서 ‘김정일화’는 값이 비싸 수십 포기만 키워도 좋은 돈벌이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 개인 온실농사가 유명한 지역은 평안남도 안주시와 숙천군, 함경북도 명천군과 은덕군, 회령시 등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민들은 개인온실에서 오이와 수박, 토마토를 주로 심는데 석탄이 많은 고장이어서 온실의 온도 보장에 필요한 연료비가 적게 들어간다고 합니다.

지난해 봄 개인들이 온실에서 키운 남새(채소)들 중 오이는 kg당 중국인민폐 7위안이었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중국산 남새에 밀려 오이 1kg 값이 3위안까지 폭락하며 개인들이 온실에 든 땔감 값도 건지지 못했다는 게 소식통들의 이야기입니다.

이런 사정으로 하여 최근 온실을 가진 주민들은 남새농사를 포기하고 너도나도 값이 비싼 ‘김정일화’ 재배에 나섰다고 복수의 함경북도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김정일 생일을 앞둔 2월과 김일성 생일을 맞는 4월에 중앙과 각 지방에서 ‘김정일화 축제’가 열린다”며 “이때 각 공장기업소들은 의무적으로 ‘김정일화’를 축제장에 전시해야 한다”고 2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1990년대부터 북한은 각 도 소재지마다 축제용 ‘김정일화 온실’들을 지었으나 전력사정이 나날이 악화되는데다 2008년부터 석탄이 주요 수출품목으로 자리 잡으면서 사실상 국영온실은 유지하기도 어려운 형편에 처하게 되었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때문에 북한은 매 공장기업소들에서 의무적으로 ‘김정일화’ 한 포기씩 거두어 축제장에 내놓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공장기업소들은 어쩔 수 없이 개인들로부터 매우 비싼 값을 주고 ‘김정일화’를 사들일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이와 관련 26일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김정일화는 꽃의 직경이 15센티 이상인 것부터 거래가 가능하다”며 “올해는 이른바 ‘전승절’과 조국해방 70돌, 당 창건 70돌이 연이어 있어 ‘김정일화’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견 된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일화’는 꽃의 직경이 15센티 이상일 때 화분 하나에 중국인민폐 500위안으로 꽃바구니(화환) 한개의 가격과 맞먹으며 직경 20센티 이상이면 부르는 게 값이라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북한의 4인 가족의 한 달 생계비가 중국 돈 300위안 정도임을 감안할 때 김정일화의 꽃값이 얼마나 비싼지 가늠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온실을 가진 개인들은 ‘김정일화’ 열두 포기만 팔아도 1년은 넉넉히 먹고 살 돈을 벌게 된다”며 “그러나 온실업자들 사이에서 ‘김정일화’는 ‘김정일을 닮아 재배하기가 정말 까다롭다’고 할 만큼 제대로 키우기는 결코 쉽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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