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단체들 “코로나 19로 북한주민 생활 더 악화”

워싱턴-김소영 kimso@rfa.org
2020.03.24
ppl_check-620.jpg 자강도인민위원회 소속 의료진이 주민들을 소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앵커: 북한 선교활동을 펼치고 있는 기독교 단체들은 코로나 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확산으로 북한 주민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큰 어려움에 처해 있다며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 기독교 선교단체인 ‘오픈 도어스(open doors)’는 최근 전자우편을 통해 “역사상 유래없이 치명적인 전염병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는 열악한 북한 주민들을 더욱 취약한 상황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관심과 후원을 호소했습니다.

그 동안 북한에서 지하 교회 운영은 물론 북한 주민들에게 생필품을 전달해 온 오픈 도어스는 최근 현지 소식통이 “국제적 전염병 사태로 북한 내 기독교인들의 의약품과 음식, 기본적인 구호물품이 절실해졌다”고 알려 왔다며 이에 대한 신속한 행동에 나설 때” 라고 강조했습니다.

오픈 도어스가 지난 17일 웹사이트에 게재한 북한의 신형 코로나 관련 글에서 익명의 중국 거주 북한 선교 담당자는 “북한 내 이용할 병원이나 의사, 의약품이 매우 부족하다”며 “병에 걸린 사람들은 암시장에서 무자격 의사들로부터 상표가 없는 의약품을 구매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습니다.

북한 내 한 기독교인은 오픈 도어스에 “지난해 가뭄과 태풍으로 수확 상태가 좋지 않은 데다 대북제재까지 겹치면서 대부분 가정이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주민들은 군대에 먼저 식량을 제공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오픈 도어스 영국지부는 오는 4월 24일부터 5월 2일부터 한국에서 열기로 한 북한 기독교인 돕기 행사가 신형 코로나 때문에 10월로 미뤄졌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습니다.

이 단체는 당초 행사의 모금 목표액을 8만 파운드, 약 9만 8천 달러로 정하고 북한 기독교인들에 대한 식료품과 생필품 지원, 또 북한 지하교회 지원에 쓸 예정이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탈북자 구출과 북한 선교를 해온 갈렙선교회의 김성은 목사는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에 있는 탈북자 가족들의 증언을 인용해 북한 내 경제사정 악화로 북한 주민들의 수입이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전했습니다.

김 목사는 최근 장마당에서 촬영한 동영상에서 북한 주민들이 생계를 위해 장마당에 모이고는 있지만 상거래가 이루어지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이 때문에 탈북자 가족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외부 지원에 더 많이 의존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미국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신형 코로나로 인한 북한 주민 생활의 악화는 이미 예견됐다며, 국제사회 차원의 식량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그러나 북한 정권이 부족한 식량 상황 등 투명하게 관련 사안을 밝히지 않는 한 합리적인 지원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 일단 투명성이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가장 당하기 쉬운 주민들은 북한 주민들이죠. 북한 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일단 정보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투명성이 하나도 없는 북한에서 그러한 정보를 얻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20년 전도 그렇고, 25년 전도 그렇고 어려운 점이 뭐냐면 투명성이 없기 때문에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하려면 그게 상당히 큰 장애물이 되는 것이죠.

한편 한국과 중국 등에서 북한 선교활동을 하고 있는 통일소망선교회는 중국에 퍼진 신형 코로나로 이동이 철저히 통제되고, 중국 공안들의 순찰, 검문검색이 대폭 강화되면서 탈북자들의 신변 보호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선교회 측은 최근 공안들이 직접 주택을 방문해 숨어있던 탈북자들을 찾아내 강제 북송시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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