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부녀 시찰 ‘인민위한 닭공장’ 닭 영양상태 별로?
2024.01.10
앵커: 최근 북한이 김정은 위원장이 딸 주애와 함께 닭공장을 시찰하는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새해부터 인민을 위한 민생 경제에 박차를 가하는 행보를 보인 건데요, 사진으로 보이는 북한 양계 체계는 어느 수준인지 전문가 의견 들어봤습니다. 김지수 기자입니다.
북한이 지난 8일 공개한, 김정은 위원장과 딸 주애의 황해북도 황주군 광천닭공장 동반 시찰 사진.
19장의 사진에는 양계장에 빼곡히 들어선 닭들과 달걀 소독 기계, 그리고 도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모습 등이 담겨 있습니다.
김 위원장이 ‘시대적 본보기’라고 극찬한 닭공장의 수준을 전문가들에게 물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사진상으로 봤을 때 달걀판이 플라스틱에서 종이로 재질이 바뀐 것과 도축장의 시설이 전보다 좋아진 점이 눈에 띈다고 먼저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닭공장은 현대화보다 얼마나 우량한 닭의 품종들이 들어와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농업 전문가인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장은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일반적으로 닭이 거의 매일 알을 하나씩 낳아야, 즉 산란율이 95~98%가 돼야 경제성이 있다고 평가하는데 이런 측면에서 북한이 선보인 양계 체계는 신뢰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장: 뭐랄까 그 닭들이 영양 상태가 좋지 못하고, 그다음에 닭이 알을 많이 낳는가 적게 낳는가는 닭의 볏을 보고 알 수가 있거든요. 볏이 약간 한쪽으로 누워야 돼요. 볏들이 근데 다 빳빳하게 서 있어요. 이런 상태의 닭들이 알을 많이 낳는 게 아니거든요.
북한농업 전문가 제리 넬슨 미주리대 명예교수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보통 같은 닭에서 고품질의 닭고기와 계란을 둘 다 얻을 수 없기 때문에 닭고기용과 달걀 생산용 닭을 특정 조건에 맞게 따로 관리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보존문제가 발생하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상으로 봤을 때 김 위원장과 딸 주애가 닭들이 모여있는 양계장을 시찰했을 때는 위생복을 입고 들어갔는데 닭고기를 취급하는 시설을 방문할 때는 함께 동행한 간부들까지 모두 위생복을 입지 않은 것으로 봐서 방역에 대한 기초적인 상식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생산된 닭고기와 달걀을 북한 주민들은 전보다 더 쉽게 접할 수 있을까.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장의 말입니다.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장: 옛날에는 (무료로) 공급했는데 지금은 이제 그렇게 못해요. 왜냐하면 그걸 국가가 보장해 줄 수 있는 능력이 안 되거든요. 이제 계란 가격이 좀 싸게 책정이 돼서 시장 가격이 싸게 되면서 주민들이 (저렴하게) 사 먹을 수 있어야 하고, 계란을 많이 생산해서 가격 낮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민들이 소득이 올라서 수요가 이제 만들어져야 되거든요. 이게 두 개가 다 같이 돼야 진짜로 인민을 위해서 이제 한다고 말할 수 있는데 그런 것들은 조금 아직 미흡하지 않나..
조 소장에 따르면 북한에서 달걀 1알의 가격은 목장달걀이냐 토종달걀이냐에 따라 1천~1천500원 (미화0.1달러)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노동신문(8일자)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생산 능력을 부단히 제고함으로써 더 많은 고기와 알이 인민들에게 가닿게 하여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인민생활 향상을 내걸고 새해에 야심차게 선보인 북한의 닭공장.
전문가들은 북한이 민생안정을 위해 닭고기와 달걀 공급을 실제로 늘리려면 산란율이 높은, 검증된 닭 품종의 사용과 사료의 원활한 공급이 먼저 보장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