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경제성장률 3년째 상승… 왜?

서울-박성우 parks@rfa.org
2014.12.17

앵커: 북한의 경제성장률이 3년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김정은 체제의 등장과 함께 경제가 좋아지고 있는 것처럼 해석할 수 있는데요. 그 원인을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서 해석이 분분합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12월 17일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인해 김정은 체제가 출범한 지 꼭 3년이 되는 날입니다. 그간 북한의 경제 사정은 어떻게 변화했을까?

한국은행이 지난 6월 발표한 ‘2013 북한 경제성장률 추정 결과’에 따르면, 북한의 경제 성장률은 1.1%로 나타났습니다. 2012년 1.3%, 2011년 0.8%였습니다. 김정은의 등장 이후로 북한 경제가 수치상으로는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무연탄을 비롯한 광물자원과 수산물의 대중국 수출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해외 인력 송출과 관광 시장의 활성화, 그리고 양호한 날씨로 인한 식량 생산의 안정화 등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입니다.

그렇다면 김정은 체제가 내놓은 경제 정책도 북한의 플러스 성장에 요인으로 작용했을까? 이에 대한 북한 경제 전문가들의 해석은 나뉩니다.

우선, ‘6.28 방침’ 같은 북한의 개선조치가 경제 성장에 일조했다고 봐야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조봉현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북한이 경제 개선조치의 일환으로 농장과 기업소에 자율경쟁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농업과 기업소의 생산성이 과거와 비교해 대략 20-30% 증대했고, 이것이 경제 성장률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됩니다.

조봉현 박사는 2012년에 나온 6.28 새경제관리체계는 “생산량이 늘어난만큼 생산자가 더 갖고 갈 수 있도록 하는 조치”이기 때문에 시장경제의 인센티브, 즉 증산을 위한 장려금을 주는 효과를 갖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아직은 6.28이 북한에서 시범적으로 시행되는, 또는 운영 초기단계에 있는 조치이지만, 북한의 생산성 증대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국책연구기관의 북한경제 전문가도 “6.28 조치 등은 북한의 계획경제 시스템을 어느정도 느슨하게 만든 효과가 있었다”면서 “이로 인해 경제 주체들의 자율성이 높아져 시장의 활성화에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북한에서 소규모 경제성장이 지속되는 건 6.28 조치 등 김정은 체제 경제정책의 영향이라기 보다는 “장마당 같은 비공식 부문이 활성화됐기 때문이라고 보는 게 맞는 것 같다”고 익명을 요구한 국책연구기관의 또다른 경제 전문가는 말했습니다.

이 전문가는 “아직 6.28 조치가 전국 단위에서 본격 시행된 게 아니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 그 효과를 분석하기 보다는 다른 요인을 살펴보는 게 좋을 것 같다”면서 “장마당의 활성화가 자금의 유동성을 높였고, 이 돈이 북한 경제의 공식 부문으로 흘러들어간 것 같다”고 해석했습니다.

현재 북한 전역에는 380여개의 장마당이 있으며, 군수품을 제외한 사실상 모든 품목이 장마당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은 집권 이후 지난 3년간 이뤄진 6.28 등의 경제 개선조치가 북한 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을 줬는지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런 시도를 하는 것 자체는 긍정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으며, 또한 이를 제대로 실행할 경우 북한 경제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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