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중·러 의존시 경제 위험...다른 선택지 적극 찾아야”

서울-홍승욱 hongs@rfa.org
2024.01.25
“북, 중·러 의존시 경제 위험...다른 선택지 적극 찾아야” 중국 단둥에서 북한으로 가는 트럭이 우호의 다리를 건너고 있다.
/REUTERS

앵커: 북한이 대북제재를 피하기 위해 중국·러시아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키우는 것은 장기적으로 피해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한국 내에서 제기됐습니다. 북한이 그 대안을 가질 수 있도록 한국 정부가 도와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인천대 통일통합연구원이 25일 지난 1년 동안의 연구 결과를 결산하기 위해 마련한 토론회.

 

정승호 인천대 교수는 이 자리에서 북한이 중국·러시아 일변도의 경제 협력 방향에서 벗어나 그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지금의 국제정세를 이른바 ‘신냉전’, 한미일 대 북중러갈등 구조로 이해하고 이 같은 틀 안에서 북중, 북러 관계 강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이는 장기적으론 오히려 피해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정승호 인천대 교수: 지금도 중국에 무역의 90%를 의존하고 있는데 더 심화될 것입니다. 중국의 독점적 지위로 인한 경제적 피해도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일대일로사업을 보면 중국 자금을 받은 나라들이 부채 위험에 많이 빠지기도 합니다.

 

정 교수는 베트남(윁남)의 경우 중국으로부터 이전한 공급망 뿐 아니라 미국 등 다양한 해외 기업과 활발히 협력하는 등 두 개의 공급망에 동시에 참여하는 사례라고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국제경제 체계에 편입하고, 이렇게 대안을 마련함으로써 중국·러시아와의 협상력을 오히려 높일 수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북한이 국제경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국 정부가 지원하는 방안도 제시했습니다.

 

북중, 북러 관계가 공고해질 수록 남북 경협의 여지가 더 줄어들 수 있는 만큼 한국 정부가 이를 예방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정승호 인천대 교수: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강화하는 방향이 지속되면 북한은 마치 자석에 빨려 들듯이 중국 중심의 공급망으로 편입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면 북한 경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더 커지고, 남북 경제 통합은 더욱 어려워질 것입니다.

 

정 교수는 한국 정부에 북한이 세계은행, IMF 등 국제금융기구 및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할 수 있도록 도울 것과, 한국의 세계적인 대기업들이 남북 경협의 주체가 될 수 있는 정책을 설계할 것, 그리고 북한의 산업인력을 양성하는 프로그램에 장기적인 투자를 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이를 통해 북한이 독립 주체로서 국제 경제 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한국과도 경제협력을 시도할 여지를 만들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북한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두 가지 주요 대외 변수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전략경쟁을 꼽았습니다.

 

정 교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 북한이 자체적인 개혁을 지속해 큰 경제 반등 기회를 맞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두 변수 가운데 하나라도 예상보다 약화된다면 북한 내 국영 부문과 국가 차원의 통제가 강화돼, 북한 경제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북한이 농업생산성 증대를 통해 식량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지만, 농업과학기술 발전 만으로는 목적 달성이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습니다.

 

김관호 한국 농어촌연구원 부장은 같은 자리에서 “북한은 외부 도움 없이 자력갱생으로 농업과학기술발전을 추진하고 있어 한계가 있다농업생산성 증대를 위해서는 농업구조개혁이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김관호 한국 농어촌연구원 부장: 북한이 생산 열의를 높이겠다며 인센티브제도를 강화했죠. 분조관리제 안에서 포전담당책임제를 실시함으로써 국가가 수매하는 것 외의 식량은 자율적으로 시장에 내다팔 수 있게 해줬는데, 이런 것들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을까요? 또 당 전원회의에선 농민들이 애국미를 바쳤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수탈이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김 부장은 한국 정부엔 이른바 ‘담대한 구상을 통해 제시한 대북 식량 공급이나 농업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지원 등을 남북관계 개선 시점에 맞춰 적시에 시행해야 한다는 제언을 내놓았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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