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스콤, 북한 내 장기적 사업 힘들 듯”

워싱턴-홍알벗 honga@rfa.org
2016.12.05
koryolink_desk-620.jpg 북한의 이동통신사인 고려링크 평양 영업점.
사진-연합뉴스 제공

ANC: 북한에서 이동통신 사업을 하고 있는 이집트 기업 오라스콤에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홍알벗 기자의 보도입니다.

북한에서 고려링크라는 이름으로 이동통신사업을 하고 있는 이집트 기업 오라스콤이, 북한 내 금융 자회사인 오라뱅크의 폐쇄를 결정했습니다.

오라스콤은 지난 4일 자체 홈페이지에 성명서를 내고 미국 해외자산통제국의 대북제재로 인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다음 날인 5일에는 나기브 사위리스 오라스콤 회장이 내년 1월 1일부로 회장직에서 내려와 이동통신 사업에서 손을 뗀다고 발표했습니다.

북한 내 오라뱅크가 문을 닫게 되면 이 은행이 갖고 있던 모든 현금과 유동성 자산은 미국 해외자산통제국의 제재에 순응하는 방식으로 지정된 다른 오라스콤 자회사로 옮겨가게 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그 동안 북한 내에서 발생했던 수익금을 오라스콤이 갖고 나가지 못했던 경험을 비추어 봤을 때 오라뱅크의 폐쇄는 모회사인 오라스콤에 큰 피해를 안겨줄 수 밖에 없다는 분석입니다.

미국 존스합킨스 국제대학원(SAIS) 산하 한미연구소의 김연호 선임연구원은, 오라스콤이 북한 내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연호 선임연구원: 오라스콤 입장에서는 일단은 수익금을 북한 밖으로 빼내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대북제재와 직간접적으로 자꾸 저촉되는 부분이 생겨날 수 있어서, 장기적으로 보면 오라스콤이 더 이상 북한에서 사업을 지속하기 어렵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특히 미국의 대북제재가 고삐를 잔뜩 죄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6월에는 북한이 자금세탁우려대상국에 지정이 됐고, 그보다 앞선 3월에는 미국 대통령 행정명령 자산동결 대상 중에 북한에서 금융서비스 영업을 한 기업, 소프트웨어를 북한에 제공한 기업, 그리고 북한의 검열행위에 관여를 한 기업이 포함돼 있는데 오라스콤의 고려링크 사업이 그러한 대상에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돼 있다는 겁니다.

김연호 선임연구원: 오라스콤이 처음에 북한에 사업진출을 할 때는 북한의 최고 지도자인 김정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고, 그 증거로 김정일과 오라스콤 회장이 식사도 같이 하고 사진도 같이 찍었는데요. 그래서 오라스콤은 북한에서의 사업을 확실한 수익사업으로 여겼을지는 모르겠지만 결국은 외국기업이 북한에서 대규모 투자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다시 한번 증명하는 사건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에서의 사업이 수익성 차원에서 불리해지는데다, 북한관련 사업이 건설과 에너지, 그리고 교통 등 오라스콤의 다른 사업에도 악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는 주주들의 불안감과 우려가 오라뱅크의 폐쇄와 최고경영자의 후퇴로 연결됐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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