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웬 돼지고기 공급인가 했더니

서울-문성휘 xallsl@rfa.org
2013.07.17

앵커: 북한 당국이 지난 몇 달 동안 일부지역 주민들에게 돼지고기를 공급한 것은 사료부족에 직면한 목장들이 많은 돼지들을 한꺼번에 도축했기 때문이라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사료로 나가는 식량을 아끼기 위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직접 지시에 따른 조취(조치)라는 것입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은 북한이 지난 3월부터 5월 사이에 함경북도 회령시와 양강도 대홍단군을 비롯한 일부지역 주민들에게 돼지고기를 공급했다고 보도해 드린 바 있습니다.

돼지목장이 위치한 지역들마다 가정세대들에 매 달 1kg씩의 돼지고기를 공급하면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배려라고 크게 선전을 했었는데요. 이렇게 북한이 지역주민들에게 돼지고기를 공급한데는 다 그럴만한 사연이 있었다는 얘깁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식량을 사료로 소비하는 가축들을 줄일 데 대한 김정은 제1비서의 지시가 있었다”며 “김정은의 지시로 회령돼지목장에서만 3달 동안 모두 6천7백마리의 돼지를 도축했다”고 말했습니다.

회령돼지목장은 지난 2011년 9월에 1만 마리 규모로 준공된 북한에서 가장 현대적인 돼지목장으로 알려졌습니다. 준공당시 김정은 제1비서는 종자용 수컷 3마리를 포함해 모두 600마리의 중국산 우량종 돼지를 목장에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동안 회령돼지목장에서는 인공수정의 방법으로 새끼낳이를 해 올해 3월까지 7천 마리의 돼지를 확보한데 이어 올해 안으로 목장의 규모에 맞게 1만 마리의 돼지 마리수를 채운다는 계획이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또 돼지 한 마리 당 매일 사료로 강냉이 1.2kg이 소요된다며 목장 규모에 맞는 1만 마리의 돼지들을 다 채우게 될 경우 매일 12톤의 통 강냉이가 사료로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하루에 소비되는 12톤의 통 강냉이는 북한 노동자들 2만 3천명에게 매일 배급을 줄 수 있는 량이라며 현재 북한 노동자들의 하루 배급량은 450그램에 불과하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올해 3월, 식량을 사료로 하는 가축들을 줄일 데 대한 김 제1비서의 지시가 내리면서 현재 회령돼지목장에는 300마리의 종자 돼지만 남겨놓았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 대홍단군의 소식통도 “돼지 마리수를 줄여 식량을 절약할 데 대한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대홍단군 돼지목장이 폐쇄됐다”며 “그동안 기르던 4천 마리의 돼지들은 모두 잡아 주민들에게 고기로 공급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김정은이 올해 3월, ‘세포등판개관’사업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풀 먹는 집짐승을 많이 키우라”며 “돼지나 닭처럼 식량을 사료로 하는 가축들은 실정에 맞지 않기 때문에 과감하게 줄여야 한다”는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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