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경북도 ‘염분농장’ 작황 부풀려 선전

서울-안창규 xallsl@rfa.org
2024.10.28
함경북도 ‘염분농장’ 작황 부풀려 선전 북한은 지난 24일 결산분배 결과 함경북도 경성군 염분농장에서 지난해보다 논벼 수확량이 정보당 2.5톤 이상 증가해 역대 최고 수확량을 기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했다.
Photo: RFA

앵커: 요즘 북한 각지 농장에서 한해 농사를 평가하는 결산 분배’ 모임이 진행되고 있습니다함경북도의 한 농장도 최근 결산 분배를 했는데 수확량을 터무니 없이 부풀려 선전했다는 지적입니다북한 내부소식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개인 농사가 허용되지 않는 북한에서 농민은 거주지 농장에 소속돼 농사를 짓고 가을에 현금과 현물로 보수를 받습니다연말이면 각 농장 별로 1년 농사를 평가하는 모임이 진행되는데 이것이 바로 ‘결산 분배입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6일 “며칠전(10.24) 경성군 염분농장 결산 분배가 있었다”며 “함경북도에서 첫 결산 분배인데 주민들속에서 염분농장 수확고에 대한 허풍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많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도에서 염분농장이 맨 선참 결산 분배를 진행한 데는 이유가 있다”며 “이달 초부터 동해안의 작은 농장인 염분농장이 불리한 자연지리적 영향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수확 기록을 세웠다는 선전이 대대적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당국이 올해 염분농장이 정보당 벼는 2톤 이상강냉이(옥수수) 3톤이상 더 수확해 벼는 9강냉이는 11톤 이상의 수확을 거두었다고 선전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그는 “도 당국은 이 같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은 비결은 농장 일군들과 농민들이 쌀로 당을 받들기 위해 충성의 구슬땀을 흘렸기 때문”이라며 “온 도가 염분농장의 모범을 따라 당정책 관철에 투신(헌신)할 것을 역설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역사적으로 함경북도내 농장에서 벼를 정보당 9톤 수확한 적이 없었다”며 “한해 평균 벼 수확량이 보통 2~3톤 수준이고 고난의 행군(1990년대 경제난때는 1톤도 수확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소식통은 함경북도가 벌방지대인 황해남북도나 평안남북도에 비해 땅이 매우 척박하고 해비침(일조)량과 기온이 낮으며 동해바다에서 밀려오는 냉해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자연지리적 영향이 크고 비료와 농약도 제대로 치지 못한 상황에서 벼 9톤을 수확했다면 평년의 3배가 넘는 기적인데 이게 가능한지 사람들이 의아해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rice_harvest.jpg
북한 평안북도 곽산군에서 추수을 하고 있다. [조선중앙TV 화면]

 

<관련기사>

북, ‘작황 양호’ 농장에 결산 분배 독촉

양강도 농민들, 당국에 충분한 결산분배 요구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다른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7일 “도가 이번에 마음 먹고 염분농장을 내세우기로 작정한 것 같다”며 “염분농장이 다른 데보다 농사를 잘 지었을 수는 있지만 선전하는 숫자가 너무 터무니 없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주부터 온 도에 정보당 벼는 최고 9강냉이(옥수수) 11톤 이상 수확한 염분농장에 대한 선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며칠 전 현지에서 결산 분배가 진행돼 도당책임비서까지 참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도 당국이 염분농장에 지원 노력(인력)을 대량 파견해 가을걷이와 탈곡을 빨리 끝내게 도왔고 결산 분배가 황해남북도의 유명한 농장들과 비슷하게 빨리 진행됐다”고 언급했습니다.

 

또 “도 당국이 결산 분배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각 농민들이 분배 받은 식량을 실은 자동차와 뜨락또르(트랙터)를 타고 집으로 가는 모습을 연출했다”며 “모임에 참가한 친척의 말을 들으니 기자들의 촬영이 끝난 후 그 식량은 모두 분배장에 다시 쌓여졌고 자동차는 군에서새 뜨락또르는 도에서 보장한 것이었다”고 밝혔습니다.

 

“결산 분배 분위기를 돋구기 위해 행사장 정면에 탈곡한 벼와 강냉이 마대(포대)를 높이 쌓느라 농장 젊은 남자들이 이틀간 동원돼 일했다”며 “분배 모임 준비로 며칠간 농장일이 지장을 받은 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계속해서 “전반적으로 올해 농사가 잘 되었다고는 하지만 곡창지대 농장도 달성하기 어려운 벼 9강냉이 11톤을 염분농장이 거두었다는 선전은 허풍이 많은 것 같다”며 “작년에도 농사가 잘됐다는 선전이 이어졌지만 식량 사정은 여전히 어려웠는데 올해도 말로만 풍년일까 걱정된다”고 우려했습니다.

 

소식통은 “작년부터 당국이 탈곡이 완전히 끝나지 않아 정확한 수확량이 파악되지 않았음에도 결산 분배를 빨리 진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수확량을 부풀려 허풍치는 것도 문제지만 순수 보여주기 위해 형식을 갖춰 요란하게 진행되는 분배 모임도 문제”라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안창규입니다.

 

에디터 양성원웹편집 이경하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