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남북경협 법ㆍ합의서 일방 폐기...통일부 “인정 안해”

서울-한도형 hando@rfa.org
2024.02.08
북, 남북경협 법ㆍ합의서 일방 폐기...통일부 “인정 안해” 지난 1월 열린 북한 최고인민회의 모습.
/연합뉴스

앵커: 북한이 최고인민회의를 열고 남북 경제협력 관련 법과 합의서를 일방적으로 폐기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북한의 폐기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8일 전날 최고인민회의 전원회의에서 북남경제협력법,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 북남경제협력 관련 합의서 폐지 안건 등이 통과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북남경제협력법은 남북 경제협력 절차, 적용대상 등을 포함하고 있으며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은 외국 기업ㆍ개인이 금강산 지구에 투자하는 근거 등을 담고 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폐지 안건이 통과됐다는 북남경제협력 관련 합의서가 구체적으로 어떤 합의서인지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북한의 남북 경제협력 관련 법 폐기는 예견되었던 것으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해 연말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를교전 중인 두 국가로 정의했고 지난달 15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는 통일, 화해, 동족 개념을 없앨 것을 지시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남북 당국 간 회담을 주도한 조국평화통일위, 남북 당국 및 민간 교류협력을 담당한 민족경제협력국 등이 폐지된 상황이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북한의 조치는 예상했던 바라며이 같은 조치는 북한의 고립을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특히북한의 일방적인 폐지 선언만으로 합의서 효력이 폐지된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현재 남북 간 경제협력이 진행되는 상황이 아니다정부 측 대응 조치로 당장 예정된 것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총리실 산하 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KINU) 7새로운 남북관계 형성을 위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협력 방안보고서에서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 협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남북관계 형성의 입구를 만들 것을 제언했습니다.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는 전세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실현하기 위해 2015 UN총회에서 국제사회가 2030년까지 달성하기로 결의한 의제로 빈곤 종식, 깨끗한 물, 불평등 감소, 기후 행동 등 17개 주요 목표, 169개 세부목표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통일연구원은 보고서에서북핵 위기와 한반도 문제의 복합성을 고려할 때 일괄타결 방식의 돌파구 마련은 쉬운 과제가 아니다라며중요한 것은 장기 지속형 전략의 모색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한반도 생활공동체를 지향하는 남북 지속가능발전목표 협력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윤석열 정부가 지속가능발전목표 분야에서 담대한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또북핵 위협 증대, 대북제재 상황을 고려할 때 생명공동체 협력은 남북교류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며보건ㆍ의료, 생태ㆍ환경 등은 연성 이슈라는 점에서 대북제재 국면에서도 실현이 가능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보고서 작성자 중 한 명인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8일 자유아시아방송(RFA)현재 남북 간 직접적인 경제협력은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면서도지속가능발전목표의 경우 북한도자발적 국가 검토 보고서를 제출하는 등 의지를 갖고 있다다른 분야에 비해서는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은 2021 7월 유엔에 지속가능발전목표에 대한자발적 국가 검토 보고서(VNR, Voluntary National Review)’를 제출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당시 자발적 국가 검토 보고서에서 도시-농촌 간 큰 1인당 국내총생산(GDP) 격차, 곡물 생산 차질, 필수 의약품 부족, 에너지ㆍ원자재 부족 등을 겪고 있음을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조 선임연구위원은 지속 가능한 남북 교류를 위해서는 북한의 일방적 합의 파기, 국제규범 위반 등 잘못된 관행이 교정되어야 한다며 미국 혹은 중국 등이 참여하는 다자 간 국제협력, 국제사업 등 방법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지속가능발전목표 같은 경우는 북한도 자발적 국가 검토 보고서를 제출했고 또 목표 이행 의지를 가지고 있거든요. 경제협력이나 사회문화 교류에 비해서는 그래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이렇게 볼 수 있어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서 남북 협력의 지속 가능성을 현 단계에서 시작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밖에 한국 외교부의 임수석 대변인은 이날 정례기자설명회에서 오는 17일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 발간 10주년을 맞아북한이 즉각 도발을 멈추고 주민들의 기본적 권리를 보호하고 인권을 증진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2013 3월 북한 인권 문제를 규명하기 위해 유엔 차원에서 출범한 최초의 공식 기구입니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는 2014 2월 북한 내 고문, 자의적 구금ㆍ처형, 강제노동 등 각종 인권침해에 대한 지적과 함께 북한 인권 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해야 한다는 권고 등을 담아 보고서를 발간한 바 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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