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북 동해선·경의선 가로등 철거에 “차관 상환 의무있어”

서울-홍승욱 hongs@rfa.org
2024.04.18
한국, 북 동해선·경의선 가로등 철거에 “차관 상환 의무있어” 남북 경의선-동해선 도로 연결 사업 (CG)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

앵커: 북한이 남측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으로 이어지는 경의선, 동해선 도로의 가로등을 최근 철거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한국 측 차관이 투입된 시설을 철거했다면 이를 상환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군 당국은 18일 북한이 지난달 경의선·동해선 도로의 가로등 수십 개를 철거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성준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의 말입니다.

 

이성준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한국 군은 최근 북한이 경의선과 동해선 주변 시설물을 철거한 것을 확인하였으며, 북한군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남측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으로 이어지는 경의선·동해선 도로에 설치돼 있던 것으로, 북한은 지난 1월엔 이 도로들에 지뢰를 매설하기도 했습니다.

 

경의선 도로는 지난 2004년 남북 간 연결 공사를 마친 뒤 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들이 주로 오갔고, 2016년 개성공단 폐쇄 후 2020년 초 코로나 사태 여파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남측 인원들이 철수한 뒤로는 이용되지 않았습니다.

 

동해선은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저진리와 북한 금강산의 온정리를 연결하는 도로로 지난 2005년 개통돼 금강산행 관광버스와 대북 지원물자 수송에 쓰였지만, 최근 수 년 동안은 이용되지 않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군 당국은 이번 시설물 철거로 인한 군사적인 영향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그 의도를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이 사실상 폐쇄 상태인 도로에 지뢰를 매설한 데 이어 가로등을 철거한 것은 남북관계를 단절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려는 시위성 조치로 풀이됩니다.

 

앞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해 연말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를 동족이 아닌 ‘적대국’, ‘교전 중인 두 국가관계등으로 정의한 바 있습니다.

 

지난 1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선 남북교류협력의 상징으로 존재하던 경의선의 북측 구간을 회복 불가한 수준으로 완전히 끊어놓는 것을 비롯해, 접경지역의 모든 남북 연계조건들을 철저히 분리시키기 위한 단계별 조치들을 엄격히 실시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 및 육로 연결 사업에는 한국 정부의 현물 차관이 지원됐고, 이는 2002~2008년에 걸쳐 모두 13290만 달러에 달합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사업은 한국 정부의 차관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북한에 상환의무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북한의 의도가 남북관계 단절을 드러내는 시위인지, 자재 재활용인지는 현재로선 단정하기 어렵다면서도 북한의 남북 육로 시설물 철거 행위는 남북 간 합의 정신에 위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일 정상은 전화를 통해 양국 및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과 그 의지를 재확인했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지난 17일 최근 미국을 국빈 방문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전화 통화를 했고, 이는 저녁 7시부터 15분 동안 이뤄졌습니다.

 

한국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한반도 및 인도·태평양 지역을 포함한 국제 정세 불안정성이 심화되는 상황에 한일, 한미일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역내 평화와 번영에 기여해나가자고 말했습니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이번 방미 결과와 미일관계 진전 사항을 전한 뒤 “앞으로도 굳건한 한미일 공조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의 다양한 문제에 대응해나가는 가운데, 한국과의 협력을 계속 심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양 정상은 북한에 대한 양국 대응에 관해서도 의견을 공유하고, 해당 문제에서도 한일·한미일 간 긴밀한 공조를 계속 발전시키기로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기시다 총리는 “미일 정상회담에서 교환한 북한 정세에 대한 의견도 윤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전했습니다.

 

에디터 목용재,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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