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형식적 식목으로 산림 황폐화

서울-김지은 xallsl@rfa.org
2017.03.05
tree_plant_day_b 조선중앙통신은 식수절을 맞아 전국각지에서 봄철나무심기가 진행됐다고 지난 2일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북한이 식수절을 맞아 3월과 4월을 ‘산림조성 월간’으로 지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10년 내로 전국에 푸른 숲이 우거지게 하겠다고 장담했지만 북한의 산림훼손은 계속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첫해인 2012년 4월 27일 당과 내각 간부들을 상대로 “국토관리 사업에서 혁명적 전환을 일으키자”라는 내용의 연설을 했습니다. 연설에서 김정은은 “10년 내에 훼손된 산림을 원상복구 하겠다”고 장담했습니다.

이와 관련 2일 북한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3월 2일 식수절을 맞으며 전인민이 나무심기에 동원됐다”며 “산림복구를 자연과의 전쟁으로 간주하고 전당, 전군, 전민이 총동원되라는 선전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산림복구에 총동원되라는 중앙의 지시에 따라 각 기관, 기업소, 단체별로 나무심기가 조직됐다”며 “기관, 기업소들마다 종업원 수에 따라 산림조성 면적을 분할해 주었는데 묘목은 자체로 구입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무산군은 산림조성에 필요한 묘목구입으로 매 공장, 기업소들과 동사무소들에서 내화(북한 돈) 2천원씩 거두었다”며 “양묘장을 확장한다고 몇 년째 떠들어 왔는데도 산에 심을 묘목이 없다는 게 말이 되냐?”고 반문했습니다.

한편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식수절에 산에 나무를 심는 사람들보다 뒷짐을 지고 큰 소리만 치는 간부들이 더 많았다”며 “힘없는 사람들만 직접 필요한 도구와 식사준비까지 해 가지고 와서 나무를 심는 흉내만 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5명을 한조로 2백 그루 한 묶음으로 된 잎갈 나무 묘목을 하루 동안에 다 심으라고 나누어 주었다”며 “함경북도는 아직 땅이 녹지 않은데다 물을 길러 오기도 만만치 않아 사람들이 묘목을 대충 심는 흉내만 냈기 때문에 묘목들이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김정은이 집권한 후 해마다 나무심기에 총력을 기울이지만 산들이 푸르러지기는커녕 갈수록 황폐화되고 있다”며 “나무심기도 중요하지만 심어 놓은 나무를 잘 관리해야 하는데 산림조성 사업에 일관성이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온 나라의 수림화, 원림화는 공허한 말장난에 불과하다”며 “함경북도 청진시는 지난해에도 수해복구를 위해 산에 있는 나무를 마구 베어내 송이버섯 생산지로 보호를 받던 청암구역 소판장과 대판장 산림마저 완전히 벌거숭이 산이 되고 말았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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