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비닐 바쳐라” 북, 주민들에 학생가방 원자재 강요

서울-안창규 xallsl@rfa.org
2024.05.01
“파비닐 바쳐라” 북, 주민들에 학생가방 원자재 강요 북한 남성들이 비닐백을 메고 길을 건너고 있다.
/AP

앵커: 북한 당국이 김정은 총비서의 후대 사랑의 결실로 선전하는 학생가방공장이 원자재 부족으로 생산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해부터 북한 각 도에 학생교복공장, 학생가방공장이 새로 건설되었으며 최근에는 학생신발공장건설도 추진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함경도 등 일부 지역에서 가방생산에 필요한 원자재가 제대로 보장되지 않아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함경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29일 “지난주 함경남도에서 매 가정에 이달 말까지 학생가방 생산에 필요한 파비닐을 바치라는 지시가 포치되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해당 지시는 22일경 인민반 회의에서 전달되었다”며 “인민반장이 밝은 색깔의 말랑말랑한 파비닐 3kg을 무조건 바쳐야 한다는 말과 함께 현물을 내지 못하면 국돈 5천원(미화 0.57달러)을 바치라고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동네 여성들이 인민반장에게 돈을 내라는 말을 차마 못해 파비닐을 구실로 한 게 아니냐고 항의했지만 반장은 도에서 내려온 긴급 지시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파비닐을 바치라는 당국의 지시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높다자갈이나 막돌 같은 건 여기저기 다니며 주어서 낼 수 있지만 파비닐은 만들어낼 수도 없으니 결국 돈을 내라는 말이 아닌가라고 반문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같은 날 “청진에서도 주민들에게 파비닐 2kg을 바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교복 생산과 달리 가방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와 물자는 도가 자체로 해결해야 한다학생가방공장 현대화가 진행된 후 자재와 물자가 들어왔지만 지금은 재고가 다 떨어져 새 학기가 시작된 지 한 달이 되도록 계획된 학생 가방을 다 생산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도 간부들의 모든 관심이 김정은 총비서가 제시한 지방발전 20x10 정책 관철을 위한 경성과 어랑의 지방산업공장 건설에 집중된 상황이라 학생가방 생산에 필요한 물자 보장 문제가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는 “당국이 전국의 부모들에게 아이들의 애국심을 키워주기 위해서라도 국산 가방을 사용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하지만 국산 가방 생산은 제대로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학생교복공장, 학생가방공장이 새로 건설된다고 할 때 박수를 치는 주민이 있었지만 지금은 생산을 제대로 못할 껍데기공장을 짓기만 해서 뭐하는가라는 분위기가 만연하다고 덧붙였습니다.


RFA는 북한 당국의 가방 생산 지연과 관련해 현지 소식통들의 전언 외에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3월31일 노동신문을 통해 4월 신학기를 앞두고 전국의 모든 소학교, 대학 신입생들에게 새 교복과 신발, 가방을 보내주었다고 보도한바 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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