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값 폭등…대북 식량 지원 사업 어려움
2008.02.27
워싱턴-이수경 lees@rfa.org
국제 곡물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어서 돈을 주고도 콩이나 밀을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북한에 식량을 지원하는 비정부 기구들은 북한 어린이들에게 공급할 빵이며 두유등 식재료를 구하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국제 곡물값 오름새가 심상치 않습니다. 26일 하루 밀값이 무려 22%나 폭등했고 콩 가격은 일톤에 549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옥수수 역시 12년 만에 최고치인 204달러를 기록했습니다. 게다가 중국을 비롯한 주요 곡물 수출국 들이 곡물에 높은 수출 관세를 부과하거나 아예 수출을 금지하고 나서면서 곡물은 이제 돈이 있어도 구입하지 못하는 지경이 됐습니다.
곡물 원료를 중국에서 구입해서 북한의 어린이 5만명에게 콩 우유를 공급하고 있는 캐나다에 있는 비정부기구 ‘First Steps’은 비상이 걸렸습니다. Susan Ritchie“중국에서 아예 수출 허가를 받을 수가 없거든요. 거기도 부족하니까. 구할려고 해도 구할 수 없는 것이 메주콩이예요. “
‘First Steps’의 수잔 리치씨는 전세계의 곡물공급 업체를 수소문한 끝에 겨우 필요한 분량의 콩을 구할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가격은 이전에 비해 몇배나 비싸게 줘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리치씨는 따라서 앞으로 북한 어린이 콩 우유 사업을 유지하려면 더 많은 지원금의 확보가 절실하다고 호소했습니다.
“어린이들이 콩우유가 있어야지 건강하게 자랄 수 있으니까 어린이들에게 계속 공급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 해야죠.”
북한 사리원 등지에서 북한어린이들을 위한 빵공장과 두유 생산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는 남한의 ‘등대복지회’도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신영순 이사 :중국에서 지금 북한으로 들어가는 곡물을 다 차단해서 북한에 지난 12월 부터 물자가 못들어 가고 있어요.
더 심각한 문제는 북한 내부에서는 곡물을 두고 전쟁을 치루고 있는 국제 시장의 형편을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에서 운영하고 있는 지원 사업을 둘러보고자 2월 중순 평양을 일주일동안 방문하고 돌아온 신영순 이사는 당시 북한의 곡물값에는 큰 동요가 없었다면서 그러나 곧 국제 곡물 시장의 영향을 받아 식량난으로 위기를 겪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사람들은 그런 곡물 가격을 잘 모르고, 고위층들도 일부만 알고 있었어요.
북한에 가장 많은 식량을 지원하고 있는 국제식량 기구WFP도 최근 파이낸셜 타임즈와의 회견에서 곡물값 급등으로 가난한 나라에 대한 식량 지원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그동안 국제사회에 크게 의존해 왔던 북한의 식량 사정이 앞으로 더 어려워 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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