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관세청, 개성공단제품 원산지 표기 제정안 제시

남한의 개성공단입주 시범업체들 가운데 일부가 제품생산을 시작한 가운데, 남한 관세청은 이곳에서 생산된 제품들에 대한 원산지 표기와 통관에 관한 고시 제정안을 내놓았습니다. 관련 내용을 이규상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먼저 관세청이 내놓은 개성공단 통관 고시안의 주요 내용은 무엇입니까?

이규상 기자: 관청이 내놓은 이 고시안의 주 목적은 개성공단 건설에 필요한 시설재와 소요물자의 원활한 통과와 또 제품 운송을 위한 통행차량의 효율적인 관리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관세청측은 밝혔습니다. 또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들의 원산지 확인 기준을 마련해서, 남한 기업들의 개성공단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또 개성공단의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이 고시안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남북 간의 교류물자에 대한 구체적인 처리 방안과 지침을 마련함으로써 앞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남북 간의 육로운송을 통한 남북경제교류에 대비하겠다는 의도도 보인다고 남한 언론들은 분석했습니다.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들의 원산지 표기를 놓고 많은 논란이 있었는데요, 관세청이 제시한 원산지 표기 지침은 어떤 것입니까?

이: 개성공단제품의 원산지 표기는 남한 내에서 판매할 때와 제 3국으로 수출 될 때를 구분해서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제3국으로 수출되는 제품에 대해서는 해당 수입국이 원산지를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또 남한 내에서 판매되는 제품에 대해서는 3가지 원칙을 적용키로 했습니다. 먼저 개성공단에 입주한 남한 기업들이 남측에서 생산된 원자재와 부자재를 가지고 제품을 생산했을 경우에는 ‘Made in Korea' 또는 ’Made in Korea, Gasong'으로 표기하도록 했습니다. 한국어로 표기할 경우에는 ‘한국산’ 그리고 ‘한국산(개성)’으로 표기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북한에서 생산, 가공된 원자재와 부자재 등을 사용했을 경우에는 ‘Made in DPRK' 또는 ’북한산‘으로 표기하도록 했습니다. 또 중국 등 제 3국에서 수입한 재료 등을 사용했을 경우에는 ’Made in China' 즉 ‘중국산’으로 각각 원산지를 밝히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관세청 관계자에 따르면 개성공단에서 생산되는 물품들이 거의 다 남한에서 들여온 원자재를 사용해 생산될 것으로 예상돼서, 개성공단제품은 모두 ‘한국산’으로 표기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면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물품의 남북 간 반출입은 어떻게 처리하기로 했습니까?

이: 네, 관세청은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물품들의 통관절차를 대폭 간소화 하는데 역점을 두었습니다. 먼저 개성공단으로 반입되는 물품 통관은 남한의 최 북단역인 도라산역 인근에서 처리하기로 결정했고, 또 북송되는 물품들은 컨테이너 또는 포장 이사트럭과 같은 지붕이 있는 화물차들을 사용하도록 규정했습니다.

원산지 확인절차는 북한 측이 발급하는 원산지 증명서 대신, 남측이 제출하는 원산지 신고서로 대신하기로 했습니다. 이러한 조치는 만약 북한의 원산지 증명서 발급이 늦어질 경우 시간이 지체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남한 언론들은 분석했습니다.

또 남북을 오가는 물품에 대한 검열에 있어서도 절차가 대폭 간소화 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의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규정에는 남과 북을 오가는 물품에 대해 일일이 검사를 받도록 되어 있지만, 관세청이 제시한 고시안은 통과물품 일부에 대한 선별검사를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또한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물품 중에서 제3국으로 수출되는 물품이나, 검역대상 물품, 그리고 보세공장으로 운송되는 물품에 대해서는 통관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보세운송’도 허용키로 했습니다.

이러한 내용은 이미 북한 측과 협상이 끝난 것들입니까?

이: 북한 측과는 아직 협상이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한 관세청 관계자는 이 제정안에 대해 북한 측과 논의할만한 대화 통로가 없는데다, 국제통상 관례상 원산지 표기는 수입국이 결정하기로 되어 있어 남한 측이 정하면 북한 측이 이를 수용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남한 관세청은 또 이 고시 제정안을 남한 관계부처들과 협의한 뒤 다음달 15일까지 확정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