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핵 포기하면 북한과 수교할 용의“

일본을 방문 중인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폐기한다면 국교를 정상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도쿄-채명석 xallsl@rfa.org
2009.02.17
일본을 방문중인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17일 나카소네 히로후미 외상과 회담을 열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소 다로 총리가 오는 24일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양국 장관은 또 주일미군 재편과 관련해 오키나와에 주둔하는 미국 해병대원 8천명과 그 가족 9천명이 괌으로 이전하는 비용의 일부(28억 달러)를 일본측이 부담하는 ‘오키나와 주둔 미국 해병대 괌 이전 협정’에 서명했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회담이 끝난 다음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상대가 주먹을 편다면 미국도 주먹을 펼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밝히면서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폐기한다면 그들과 국교를 정상화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또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 움직임과 관련해 “북한이 발사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지만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한편 나카소네 외상은 “핵과 미사일, 납치 문제를 포괄적으로 해결한다는 일본측 입장을 클린턴 장관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고 밝혔습니다. 나카소네 외상은 이어 “미일 양국은 6자 회담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클린턴 장관은 납치 문제가 6자 회담에서 해결할 현안의 하나”라고 말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오후 일본인 납치 피해자의 상징적 존재인 요코다 메구미 씨의 부친 시게루 씨와 모친 사키에 씨, 납치 피해자 가족 모임의 이즈카 시게오 대표를 도쿄의 주일 미국 대사관에서 면담하고 위로와 격려의 말을 전했습니다. 일본 전문가는 “부시 정권이 북한을 테러 지원국 지정에서 해제함에 따라 일본 국내에서 미일 동맹의 존속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어 클린턴 장관이 납치 문제에 큰 관심을 표명하고, 피해자 가족을 직접 만나 위로하게 됐다”고 풀이했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저녁 아소 총리가 주최한 만찬회에 참석해 미일 정상회담, 아프가니스탄 문제, 북한의 핵 개발과 납치문제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만찬회를 마친 다음 차기 중의원 총선거에서 자민당을 누르고 정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은 민주당의 오자와 이치로 대표를 따로 만나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18일 두 번째 방문지인 인도네시아로 출발할 예정이며, 한국(19-20일)을 거쳐 중국(20-22일)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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