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제재와 무기 수출 Q/A
워싱턴-허형석 huhh@rfa.org
2009.12.22
2009.12.22
북한의 무기 수출이 국제 사회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태국 당국이 그루지야 국적의 화물기에 있던 다량의 북한산 무기를 압류했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무기를 수출해 오면서 항공 수송에서 제지를 당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한 제재가 발효 중인 가운데에서도 무기 수출이 외화를 확보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어서 이 사업에 끈질기게 매달리고 있습니다. 이에 관한 자세한 소식을 허형석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우선 태국 당국이 북한산 무기를 다량 압류했다는 소식부터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기자: 태국 당국은 12월11일 동부 유럽 국가인 그루지야 국적의 일류신-76 화물기를 수색해 북한산 무기 상당량을 압류했습니다. 이 화물기가 태국의 돈므엉 공항에 내린 이유를 두고 여러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북한산 무기를 적재하고 친미 성향의 국가인 태국을 찾아가 내릴 이유가 별로 없었기 때문입니다. 또 최종 행선지에 관해서도 각종 이야기가 난무합니다. 이 비행기에는 약 1천8백만 달러에 상당하는 북한산 무기가 있었습니다. 태국 관리들은 이 화물기가 2주전 방콕을 거쳐 평양으로 들어갔고 화물을 적재한 뒤 재급유하려고 방콕으로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태국 당국자는 미국 정부가 북한산 무기와 관련한 정보를 제공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북한이 이번 경우처럼 무기를 수출하려다 국제 사회의 제지를 당한 적이 있었나요?
기자: 물론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북한은 자국의 무기 수출을 금지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 1874호가 올해 6월 발효한 가운데 무기를 수출하다 제지를 당했습니다. 핵이나 미사일과 관련한 물자를 실었다고 추정된 북한 선박 강남호가 올해 7월 미국 해군 함정의 추적을 받고 미얀마까지 갔다가 물건을 부리지 못하고 남포로 회항했습니다. 8월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당국이 북한제 무기를 싣고 가던 바하마 선적의 화물선에서 이 무기를 압류했습니다. 이와 함께 한국은 9월 부산항에 들어온 파나마 선적의 화물선에서 북한과 관련 있는 방호복(防護服)을 압류한 적이 있습니다. 이보다 훨씬 앞서2002년에는 미국과 스페인 해군이 미사일을 싣고서 중동 국가인 예멘으로 가던 북한 선박 서산호를 나포한 적이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북한은 무슨 근거에서 이처럼 독자적인 무기 수출을 할 수가 없고 그때마다 국제 사회의 제지를 당해야만 합니까?
기자: 유엔 안보리의 결의 때문입니다. 안보리는 북한이 국제 사회의 불안을 야기하면서 미사일 발사와 핵 실험을 강행한 데 대해 결의 1874호를 채택했습니다. 1874호는 이전 1718호보다 더 강력한 무기 금수와 금융 제재, 화물 검색 등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핵 무기와 미사일 등 대량파괴무기(WMD)는 물론 모든 무기를 금수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금수 품목을 수송한다는 의심을 받는 선박은 검색을 받아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국제 사회에서 국제법규는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을 지닙니다. 안보리 결의는 국제법입니다. 따라서 국제 사회의 책임 있는 나라는 이런 원칙 하에서 북한의 무기 수출에 제동을 걸고 있습니다.
앵커: 자, 그렇다면 북한이 이 같은 국제 사회의 규율을 어겨 비난을 받아가면서도 무기 수출에 집착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습니까?
기자: 한마디로 재미가 짭짤한 사업이기 때문입니다. 무기 제조는 북한 나름의 국제적 경쟁력을 갖고 있고 외화를 가동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북한 군부는 선군정치를 앞세운 독재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국방위원회와 노동당 산하에 제2경제위원회를 두고 군수 산업을 유지하면서 외화를 벌어들입니다. 여기서 나오는 외화는 김 위원장의 통치 자금입니다. 따라서 무기 수출은 북한 정권에 생명선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제2 경제로 불리는 군수 산업은 경제 위기 때에도 선군 정치와 우대 정책의 덕택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앵커: 북한의 무기 수출에 관한 현황은 어떤가요?
기자: 미국 의회조사국에 따르면 북한은 2000년부터 2007년까지 약 10억 달러 상당의 무기를 수출했습니다. 품목은 소총, 탄약, 대전차 로켓포(RPG)부터 첨단 무기 미사일까지 다양합니다. 북한은 58년 자강도에 소화기 공장 65호를 건설해 AK 58 소총을 생산했고 60년대부터 소총, 기관총 , 박격포 등과 같은 개인화기를 수출했습니다. 수출 대상국은 미얀마와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에서 아프리카, 중남미 국가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습니다. 2009년도 무기 수출액은 약 2억 달러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이번에 태국 당국에 압류된 북한 무기는 위에 나온 지역 중 어디로 갈 예정이었습니까?
기자: 아직도 최종 행선지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조종사를 비롯한 승무원이 처벌 때문에 이에 관해서 솔직하게 털어놓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전 세계는 이들의 입만 바라보는 형국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스리랑카, 수단, 미얀마, 파키스탄, 시리아, 이란 등 전 세계의 분쟁 지역이나 테러 지원국이 모두 후보지로 떠올랐을 정도입니다. 현재까지는 데니스 블레어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18일 이를 중동 지역으로 언급했고, 미국의 일간 신문인 월 스트리트 저널(WSJ)이 21일 인터넷판에서 이란이라고 좀 더 구체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앵커: 태국 당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가 북한산 무기의 행선지를 바로 밝혀내지 못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이나요?
기자: 화물 운송의 주체가 쉽게 파악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문제의 화물기는 그루지야의 에어 웨스트라는 회사가 소유했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는 11월 4일 뉴질랜드의 오클랜드에 있는 SP 트레이딩이라는 운송회사에 이 화물기를 대여했습니다. 그런데다가12월 4일 서류상의 유령 회사로 추정되는SP트레이딩이 이를 홍콩 회사에 다시 임대함으로써 임대차 관계가 더 복잡해 지면서 화물기의 임대와 운송 주체의 파악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앵커: 북한이 이런 상황에서도 무기 수출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됩니까?
기자: 앞에서 이미 말씀을 드렸던 대로 무기 수출은 북한 돈줄입니다. 물론 북한은 당분간 이번 사태로 구매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보입니다. 구매자가 유엔의 제재를 받는 북한에서 무기를 들여오는 데 부담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북한은 이런 상황을 맞더라도 짭짤한 장사를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북한은 이전보다 더 교묘하고 더 은밀한 방법으로 무기 수출을 계속하리라고 예상됩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허형석 기자와 함께 북한의 무기 수출에 관한 이모저모를 알아봤습니다.
앵커: 우선 태국 당국이 북한산 무기를 다량 압류했다는 소식부터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기자: 태국 당국은 12월11일 동부 유럽 국가인 그루지야 국적의 일류신-76 화물기를 수색해 북한산 무기 상당량을 압류했습니다. 이 화물기가 태국의 돈므엉 공항에 내린 이유를 두고 여러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북한산 무기를 적재하고 친미 성향의 국가인 태국을 찾아가 내릴 이유가 별로 없었기 때문입니다. 또 최종 행선지에 관해서도 각종 이야기가 난무합니다. 이 비행기에는 약 1천8백만 달러에 상당하는 북한산 무기가 있었습니다. 태국 관리들은 이 화물기가 2주전 방콕을 거쳐 평양으로 들어갔고 화물을 적재한 뒤 재급유하려고 방콕으로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태국 당국자는 미국 정부가 북한산 무기와 관련한 정보를 제공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북한이 이번 경우처럼 무기를 수출하려다 국제 사회의 제지를 당한 적이 있었나요?
기자: 물론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북한은 자국의 무기 수출을 금지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 1874호가 올해 6월 발효한 가운데 무기를 수출하다 제지를 당했습니다. 핵이나 미사일과 관련한 물자를 실었다고 추정된 북한 선박 강남호가 올해 7월 미국 해군 함정의 추적을 받고 미얀마까지 갔다가 물건을 부리지 못하고 남포로 회항했습니다. 8월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당국이 북한제 무기를 싣고 가던 바하마 선적의 화물선에서 이 무기를 압류했습니다. 이와 함께 한국은 9월 부산항에 들어온 파나마 선적의 화물선에서 북한과 관련 있는 방호복(防護服)을 압류한 적이 있습니다. 이보다 훨씬 앞서2002년에는 미국과 스페인 해군이 미사일을 싣고서 중동 국가인 예멘으로 가던 북한 선박 서산호를 나포한 적이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북한은 무슨 근거에서 이처럼 독자적인 무기 수출을 할 수가 없고 그때마다 국제 사회의 제지를 당해야만 합니까?
기자: 유엔 안보리의 결의 때문입니다. 안보리는 북한이 국제 사회의 불안을 야기하면서 미사일 발사와 핵 실험을 강행한 데 대해 결의 1874호를 채택했습니다. 1874호는 이전 1718호보다 더 강력한 무기 금수와 금융 제재, 화물 검색 등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핵 무기와 미사일 등 대량파괴무기(WMD)는 물론 모든 무기를 금수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금수 품목을 수송한다는 의심을 받는 선박은 검색을 받아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국제 사회에서 국제법규는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을 지닙니다. 안보리 결의는 국제법입니다. 따라서 국제 사회의 책임 있는 나라는 이런 원칙 하에서 북한의 무기 수출에 제동을 걸고 있습니다.
앵커: 자, 그렇다면 북한이 이 같은 국제 사회의 규율을 어겨 비난을 받아가면서도 무기 수출에 집착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습니까?
기자: 한마디로 재미가 짭짤한 사업이기 때문입니다. 무기 제조는 북한 나름의 국제적 경쟁력을 갖고 있고 외화를 가동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북한 군부는 선군정치를 앞세운 독재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국방위원회와 노동당 산하에 제2경제위원회를 두고 군수 산업을 유지하면서 외화를 벌어들입니다. 여기서 나오는 외화는 김 위원장의 통치 자금입니다. 따라서 무기 수출은 북한 정권에 생명선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제2 경제로 불리는 군수 산업은 경제 위기 때에도 선군 정치와 우대 정책의 덕택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앵커: 북한의 무기 수출에 관한 현황은 어떤가요?
기자: 미국 의회조사국에 따르면 북한은 2000년부터 2007년까지 약 10억 달러 상당의 무기를 수출했습니다. 품목은 소총, 탄약, 대전차 로켓포(RPG)부터 첨단 무기 미사일까지 다양합니다. 북한은 58년 자강도에 소화기 공장 65호를 건설해 AK 58 소총을 생산했고 60년대부터 소총, 기관총 , 박격포 등과 같은 개인화기를 수출했습니다. 수출 대상국은 미얀마와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에서 아프리카, 중남미 국가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습니다. 2009년도 무기 수출액은 약 2억 달러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이번에 태국 당국에 압류된 북한 무기는 위에 나온 지역 중 어디로 갈 예정이었습니까?
기자: 아직도 최종 행선지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조종사를 비롯한 승무원이 처벌 때문에 이에 관해서 솔직하게 털어놓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전 세계는 이들의 입만 바라보는 형국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스리랑카, 수단, 미얀마, 파키스탄, 시리아, 이란 등 전 세계의 분쟁 지역이나 테러 지원국이 모두 후보지로 떠올랐을 정도입니다. 현재까지는 데니스 블레어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18일 이를 중동 지역으로 언급했고, 미국의 일간 신문인 월 스트리트 저널(WSJ)이 21일 인터넷판에서 이란이라고 좀 더 구체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앵커: 태국 당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가 북한산 무기의 행선지를 바로 밝혀내지 못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이나요?
기자: 화물 운송의 주체가 쉽게 파악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문제의 화물기는 그루지야의 에어 웨스트라는 회사가 소유했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는 11월 4일 뉴질랜드의 오클랜드에 있는 SP 트레이딩이라는 운송회사에 이 화물기를 대여했습니다. 그런데다가12월 4일 서류상의 유령 회사로 추정되는SP트레이딩이 이를 홍콩 회사에 다시 임대함으로써 임대차 관계가 더 복잡해 지면서 화물기의 임대와 운송 주체의 파악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앵커: 북한이 이런 상황에서도 무기 수출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됩니까?
기자: 앞에서 이미 말씀을 드렸던 대로 무기 수출은 북한 돈줄입니다. 물론 북한은 당분간 이번 사태로 구매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보입니다. 구매자가 유엔의 제재를 받는 북한에서 무기를 들여오는 데 부담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북한은 이런 상황을 맞더라도 짭짤한 장사를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북한은 이전보다 더 교묘하고 더 은밀한 방법으로 무기 수출을 계속하리라고 예상됩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허형석 기자와 함께 북한의 무기 수출에 관한 이모저모를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