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대미협상에 억류 미국인 활용?

워싱턴-양성원 yangs@rfa.org
2012-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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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계 미국인인 케네스 배 씨가 두 달 가까이 북한에 억류돼 있는 가운데 향후 북한 당국이 배 씨 석방 문제를 대미 접촉이나 협상에 활용하려 할 지 주목됩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당국은 지난 21일 관영 언론을 통해 11월 3일 관광 목적으로 입국한 미국 시민권자인 케네스 배, 한국명으로 배준호 씨가 반공화국 적대범죄를 저질러 북한 해당기관에 억류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국무부 측도 당시 미국 시민이 북한에 억류돼 있는 사실을 공식 확인하면서 북한에서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스웨덴 측이 배 씨와 접촉했고 필요한 지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배 씨의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관련 사안을 더 이상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국무부 측은 28일에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배 씨와 관련해 현재 아무런 진전 상황도 없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민간단체 ‘피랍탈북인권연대’의 도희윤 대표는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당국이 배 씨를 억류한 것은 단순히 배 씨의 범법 행위 때문이 아닐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도희윤 대표: 케네스 배 씨는 북한과의 공식적인 협조 하에 평양에 있는 고아원을 지원했고 또 나진, 선봉지역에 있는 빵 공장도 지원해 왔습니다. 북한이 그를 너무나 잘 알고 있고 북한으로서는 굉장히 고마워해야 할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당국이 그를 억류했다는 것은) 북한 측이 의도하고 있는 뭔가에 의해 배 씨가 희생양이 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배 씨를 억류한 북한 측 의도와 관련해 앞서 일각에서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계획하고 있던 북한이 자국민 보호를 최우선시하는 미국 측의 신경을 건드리고 향후 대북제재 국면과 대미 협상까지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실제 북한은 2009년 미국 방송사 기자들을 억류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한 후에야 이들을 풀어주는 등 미국인 억류를 대미 접촉의 수단이나 협상 카드로 활용하려는 의도를 내비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존 박 박사는 이번 배 씨 억류 사안은 경우가 조금 다르다고 지적했습니다.

존 박 박사: 미국 여기자들 관련 상황은 조금 특별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정부는 북한과의 협상에서 자국민 석방 같은 인도적 사안과 핵문제 등 안보 관련 사안을 분리해 접근할 것으로 봅니다.

북한이 배 씨 문제를 미국과의 협상 카드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있는지 불분명할 뿐 아니라 앞으로 미북 간 대화나 협상이 추진된다 하더라도 배 씨 사안은 별 변수가 되지 못할 것이란 게 그의 설명입니다.

또 다른 미국 내 북한 전문가는 북한 당국이 필요에 따라 방북한 미국인을 억류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미국 시민권자들은 북한 방문에 더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인이 북한에 억류된 상황은 대북 접촉이나 협상 시 미국 외교 당국자들을 곤란하게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한편 ‘피랍탈북인권연대’의 도희윤 대표는 북한 당국이 정치적 이유로 배 씨를 억류했을 가능성이 높아 인권침해 소지가 다분하다면서 내년 초 국제 인권단체 등과 협력해 배 씨에 대한 석방 촉구 활동을 펼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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