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격 공무원 유가족, 유엔에 ‘북 혐의 명시’ 진정서 보내

서울-목용재 moky@rfa.org
2020-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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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ther_goverment_employee_b.jpg 북한 피격 사망 공무원 A씨의 형 이래진씨가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유엔 북한인권사무소를 방문해 전달할 공정한 조사 촉구 요청서를 들고 있다.
/연합뉴스

앵커: 북한에 의해 피살된 한국 공무원의 유가족이 유엔에 북한의 혐의를 명시한 진정서를 보내 해당 사건에 대한 개입과 조사를 요청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 의해 피살된 한국 공무원의 유가족이 유엔 자의적 처형 특별보고관, 고문 특별보고관, 건강권 특별보고관, 북한인권 특별보고관, 강제실종 실무그룹, 자의적구금 실무그룹 등에 지난 18일 진정서를 발송했습니다.

해당 진정서에는 서해에서 표류 중이던 한국 공무원을 총살한 북한이 위반한 국제규범과 혐의 등이 명시돼 있습니다. 이를 근거로 유엔이 해당 사건에 개입해 적극 조사를 진행해달라는 내용도 포함돼 있습니다.

앞서 북한에 의해 피살된 한국 공무원의 형인 이래진 씨는 지난 6일 서울 유엔인권사무소를 방문해 조사요청서를 제출한 바 있습니다. 지난 18일 유엔에 발송된 진정서는 북한이 한국 공무원을 피살한 것과 관련해 저촉한 국제규범을 명확히 지적하고 이와 관련된 유가족 측의 요구사항을 구체적으로 담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 내 인권조사단체인 전환기정의워킹그룹과 한국 내 법률 전문가인 엄태섭, 류제화 변호사가 이래진 씨의 진정서 작성을 도왔습니다.

신희석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법률분석관은 19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지난 6일 유엔 서울사무소에 보낸 조사요청서를 유엔 양식에 맞춰 구체화해 송부했다”고 밝혔습니다.

신희석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법률분석관: 유엔 특별보고관, 워킹그룹이 북한에 서한을 보내서 북한으로 하여금 자신들이 행한 인권침해 부분에 대해 해명을 하라는 차원입니다. 그래서 혐의서한을 유엔에 보냈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이 답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북한이 국제법상 의무를 지킬 것을 촉구하는 것이죠.

이래진 씨는 이번 진정서를 통해 유엔이 이번 사건에 대해 자체 조사를 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유엔 차원에서 남북의 공동조사, 국제인도주의사실조사위원회(IHFFC)의 조사를 촉구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이래진 씨는 특히 북한이 해당 사건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도록 유엔이 압력을 가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북한이 관영 매체를 통해 공식적으로 사과하는 내용의 보도를 하는 등 책임을 질 수 있도록 앞장서라는 겁니다.

이번에 유엔에 제출된 진정서는 북한이 국제인권법과 국제인도법, 국제형사법 등을 위반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정서는 북한 당국이 한국 공무원을 재판 절차 없이 약식 처형한 것에 대해 세계인권선언과 자유권 규약에 보장된 생명권과 신체의 안전, 공정한 재판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이 총살 전 6시간 동안 서해 바다에 떠 있는 한국 공무원을 구하지 않은 채 취조하고 한국 정부나 가족에 알리지 않은 점에 대해선 자의적 구금과 강제실종, 고문에 해당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신희석 분석관은 “북한의 한국 공무원 살해, 고문 등은 전쟁범죄에, 신형 코로나와 관련된 북한의 즉결 총살 명령은 민간인에 대한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반인도범죄에 해당한다”며 “이와 관련된 책임자는 북한 법원이나 한국 법원에서 형사처벌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래진 씨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진상규명을 위해 앞으로 국제사회와 적극 협력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래진 씨: 앞으로 계속 진상규명을 해야합니다. 유엔이나 이런 곳에 계속 협조 요청을 해서 이 상황을 계속 알릴 생각입니다.

이런 가운데 이래진 씨는 피살 공무원의 아들이 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답장을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이 지난 12일 보낸 편지에 대한 답신입니다.

이래진 씨: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것을 따르고, 믿고, 공부를 열심히하겠다는 간단한 내용입니다.

앞서 이래진 씨는 지난 8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아버지의) 시신조차 찾지 못하는 현재 상황을 누가 만들었고 아버지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때 이 나라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묻고 싶다”는 피살 공무원 아들의 편지를 고영호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에게 전달한 바 있습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2일 “진실이 밝혀져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은 묻고 억울한 일이 있었다면 당연히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며 “해경의 조사와 수색 결과를 기다려주길 부탁한다”는 답장을 보낸 바 있습니다.

한편 한국 외교부는 북한에 의해 피살된 한국 공무원의 형인 이래진 씨와의 면담 일정을 조율 중입니다.

한국 외교부 관계자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해수부 공무원 유족의 만남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연합뉴스는 강 장관이 오는 21일 비공개로 이래진 씨를 만날 예정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강 장관은 지난 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 자리에 출석한 자리에서 유가족을 직접 만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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