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각 지방에서 평양 서포지구 주택건설에 동원된 청년들이 배고픔을 참지 못해 주변 지역 민가를 돌며 도둑질을 일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포지구와 인접한 지역 주민들이 대낮에도 집을 비우지 못하고 불안에 떨며 돌격대를 경계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현재 북한은 평양시 5만 세대 주택건설로 들썩이고 있습니다. 2021년 평양시 주택건설이 시작된지 3년이 되는 올해 화성지구 2단계와 서포지구 주택건설이 진행 중입니다. 이중 서포지구 4200세대 주택건설은 김정은의 지시로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이하 청년동맹)이 맡았습니다.
이에 따라 전국 각지에서 청년들이 반강제로 평양시 주택 건설에 동원되었으며 북한 당국은 서포지구를 포함해 평양시 주택건설에 10만 명의청년들이 자원했다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서포지구에는 각 지방에서 동원된 청년들로 붐빕니다.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17일 “평양시 형제산구역에 사는 친척으로부터 들은 내용”이라며 “요즘 평양 주민들이 서포지구 주택 건설에 동원된 돌격대의 마구잡이 도둑질에 집을 다 털릴까 불안해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형제산구역에 서포지구 살림집 건설을 위해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많은 청년들이 가설건물에서 살며 건설에 동원되고 있다”면서 “완공 기일을 맞추기 위해 낮에는 물론 야간에도 일에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돌격대에 속한 청년들이 배고픔을 견디지 못해 주변 지역 주민들의 집을 털거나 가축을 도둑질하고 있다”며 “형제산구역 주민들 속에서 집을 털렸거나 가축을 도둑 맞혔다는 신소(청원)가 매일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집에 사람이 없으면 어느 한순간에 돈이 될만한 물건을 다 도둑 맞히는 판국”이라며 “주민들 누구나 밤은 물론 대낮에도 집을 비우는 것을 꺼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친척이 사는 형제산구역 서포 2동에서만 벌써 도둑을 맞힌 집이 30세대가 넘는다”며 “서성구역 서산 2동의 한 가정은 식구들이 잠든 깊은 밤에 도둑이 창문을 뜯고 들어와 집에 있던 자전거와 쌀자루, 옷가지 등을 다 가져 갔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형제산구역뿐 아니라 서포지구 주택 건설장과 가까운 용성구역, 서성구역 주민들도 돌격대의 도둑질에 몸살을 앓고 있다”며 “주민들은 건설이 다 끝날 때까지 계속 돌격대의 도둑질에 시달릴 걱정에 혀를 차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같은 날 “요즘 평성에도 서포지구 건설에 동원된 돌격대의 마구잡이 도둑질에 대한 이야기가 널리 전해졌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며칠 전 장을 보러 평성에 왔던 한 평양 여성은 “자기가 사는 용성구역 청계동의 경우 뭐 하나라도 돌격대에 도둑 맞히지 않은 집이 없다”면서 “낮에 집을 보는 사람이 없으면 무조건 도둑 맞힌다며 군대도 도둑질을 많이 하지만 돌격대의 도둑질은 도수를 넘고 있다”는 말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서포지구 살림집 건설에 동원된 청년들이 변변히 먹지도 못하면서 매일 주야간 전투에 내몰리고 있다”며 “새벽 1~2시까지 야간 전투를 하는데 숙소에 돌아와 잠자리에 누워도 배가 너무 고파 쉽게 잠을 자지 못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밥을 양재기(일반 밥 식기보다 큰 그릇)로 먹어도 시원치 않을 청년들이 돌격대에서 주는 작은 양의 밥(고기 등 제대로 된 반찬 없이)만 먹고 힘든 일을 하느라 고생을 한다”며 “지금 국내 어디서나 돌격대로 내몰리며 죽어나는 것은 청년들”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처럼 돌격대의 도둑질이 성행하고 있지만 단속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앞서 북한에서 혜산-만포 북부 철길 공사(1983~1988)에 돌격대로 2년 간 동원됐던 탈북민 이명수 씨는 1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속도전청년돌격대를 비롯해 청년들이 동원돼 철길 공사를 하던 지역 주민들이 돌격대의 도둑질에 몸살을 앓았다며 당시에도 배불리 먹지 못하고 힘든 일에 내몰리는 돌격대원들이 개인 집을 터는 것은 물론 협동농장 소도 서슴지 않고 잡아먹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제대로 먹지 못하고 주야간 철길 공사에 내몰린 수만 명의 청년들 속에서 도둑, 강간, 강도 등 별의별 일이 다 발생했다며 돌격대 중대나 소대에서 후방사업(간식이나 먹을 것 보장)을 한다며 인원을 떼 조직적으로 도둑질을 시키는 경우까지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