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인권 개선에 ‘정보 유입’ 중요...세밀한 전략 수립해야”

서울-홍승욱 hongs@rfa.org
2023.07.21
“북 인권 개선에 ‘정보 유입’ 중요...세밀한 전략 수립해야” 지난 2016년 탈북자들이 대북전단을 매단 풍선을 북으로 날려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
/ AP

앵커: 북한 내 인권 개선이 핵·미사일 등 안보 문제와 동시에 다뤄져야 하며이를 위해선 대중문화 등 외부 정보를 유입시키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분석이 전문가들로부터 제기됐습니다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21일 서울에서 사단법인 평화한국이 주최한 북한인권 증진을 위한 국제 토론회’.

 

화상을 통해 회의에 참석한 그렉 스칼라튜 미 북한인권위원회(HRNK) 사무총장은 지난해 출범한 한국의 윤석열 정부가 북한의 군사·안보 문제 뿐 아니라 인권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다룰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내놓았습니다.

 

그렉 스칼라튜 HRNK 사무총장: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대북 정책의 새로운 방향성을 고려할 때통일부 장관을 비롯한 한국 정부 기관들이 북한 인권 문제를 최우선으로 고려할 수 있을 것입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오늘날 많은 북한 사람들이 한국 등 외부 세계에 대해 이전보다 더 많은 정보를 접하고 있고북한 당국은 한국이 이룩한 성공을 두려워하고 있는 만큼 보다 적극적인 외부 정보 유입을 통해 북한 내 인권 상황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특히 한국의 대중문화이른바 ‘K-POP’으로 불리는 대중음악이나 드라마 등이 북한 내부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며 정보 전달 활동을 하는 인권단체나 시민단체를 지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수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같은 토론회에서 북한 당국이 외부 정보 유입을 두려워해 지난 2020년 말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김수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반동사상문화배격법이나 청년교양보장법평양문화어보호법군중신고법 등 일련의 특별법을 2020년대 들어서 제정하고 있습니다북한 당국도 상당히 고민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내 자생적인 저항 세력이 발생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외부 정보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며 당국의 강력한 대응 기조를 감안한 세밀한 정보 유입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콩고 주재 북한대사관 1등서기관 출신 고영환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은 북한 지도부가 가장 껄끄러워하는 것이 인권 문제라며이는 당국이 해당 문제를 그만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라고 진단했습니다.

 

고영환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 북한 외교관들해외에 나가는 당·정·군 대표단이 제일 듣기 싫어하는 말이 정치범 수용소’, ‘북한 인권 문제입니다들으면 정말 짜증을 많이 내거든요그만큼 북한 지도부에는 큰 문제라는 것입니다.

 

고 전 부원장은 북한이 한미일 측 메시지는 강하게 거부하는 데 비해 유럽 등을 통하는 경우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며이 같은 통로로 우회 전달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북한 내에 부족한 유아용 분유나 주사약 등 의약품을 전달하면서 경계를 누그러뜨린 후 점진적으로 대화를 시작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으로 제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영호 한국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북한 취약계층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정치·군사적 상황과 무관하게 지속해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김 후보자는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북한 주민의 인권과 인도적 상황을 개선하는 데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인권문제는 인류 보편적 가치라는 차원에서 접근해 나가야 할 뿐만 아니라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북녘에 전파하고 실현하는 실질적인 통일 준비에 해당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 후보자는 또 북한과 대화를 위한 대화보다는 실질적 성과를 낼 수 있는 접근을 할 것이라면서 대화의 문은 항상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분명한 자유의 가치에 입각한 대북정책을 추구해 나가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며북한의 도발에는 원칙을 지키면서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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