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이산가족 “미북합의에 가족상봉 제외돼 실망”

워싱턴-김진국 kimj@rfa.org
2018.06.12
leechahee_dc-620.jpg 사진은 2010년 3월 2일 워싱턴 DC 미 국회의사당 앞에서 연설을 하는 재미이산가족상봉협의회의 이차희 사무총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미국의 한인 이산가족들은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북 정상회담에서 이산가족상봉 문제가 끝내 거론되지 않아 실망했지만 미북대화가 이어지는 만큼 계속해서 행정부와 의회에 자신들의 문제를 호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재미이산가족상봉협의회의 이차희 사무총장은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국과 북한의 정상회담에서 이산가족 상봉과 관련한 합의를 기대했지만 합의문에 거론되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실망했다고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이차희 사무총장: 지난 이틀 동안 밤잠을 설치며 회담 결과를 기다렸지만 이산가족 문제를 의논했는지 조차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이 사무총장은 역사상 처음 미북 정상이 만나고 미국의 주요 언론에서도 이산가족의 사연을 방송으로 소개하는 등 이번 만큼은 한국계 미국인 이산가족들이 평생 품고 살았던 소원을 미국과 북한 최고 지도자가 들어줄 것이라는 믿음이 컸다면서 허탈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차희 사무총장: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 오전에도 “Family should be united”라며 가족이 다시 만나야 한다는 말을 했지만, 한인 이산가족을 염두에 둔 말이 아니고 한국전쟁 이후 찾지 못한 북한에 있는 미군 유해 발굴과 송환을 말한 것이었습니다.

이 사무총장은 이산가족단체를 돕는 한인2세들의 모임인 ‘이산가족USA’(divided Family USA)의 도움을 받아서 이산가족 문제가 향후 이어질 미북대화의 안건이 되도록 미국 주요 언론과 의회, 행정부에 더욱 적극적으로 호소할 계획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밖에 이번 미북 정상회담 합의문에는 이산가족 문제가 포함되지 않았지만, 지난 4월 27일 열린 남북 정상회담의 ‘판문점선언’을 존중한다는 내용이 합의문에 명시된 점을 거론하며 남북 이산가족상봉 행사가 진행될 때 미국에 사는 한인들도 다수 포함되도록 미국 행정부와 남북한 당국이 추가 협의를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이 사무총장은 지난 8일 의회에 제출된 이산가족 상봉촉구 결의안의 의회 통과를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한인들이 사는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의 연방 하원의원인 카렌 바스 의원은 정치, 군사적 대치 때문에 수 십년 동안 가족을 볼 수 없었던 지역구 유권자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결의안을 제출했다면서 “수 십만명의 한인 이산가족이 평생 꿈꿨던 가족 상봉의 소원을 이루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결의안은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과 북한의 대화가 계속 이어질 것을 기대하면서 즉각적인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대화를 촉구했습니다.

특히, 미국 행정부는 결의안 채택 후 60일 안에 이산가족 상봉이 성사되도록 북한 당국과 협의를 해야 한다고 명시한 점이 눈에 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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