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권 공론화가 20년 최대 성과”

서울-박성우 parks@rfa.org
2016-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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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에 있는 북한인권시민연합이 4일 설립 2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김영자 사무국장은 “지난 20년 세월이 흐르는 동안 북한 인권 문제를 국제사회에서 공론화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자평했습니다. 김 사무국장은 “조만간 북한에서도 자유를 누릴 날이 올 것”이라며 “희망을 가져달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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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자 북한인권시민연합 사무국장. (RFA PHOTO/박성우) RFA PHOTO/박성우

‘북한 인권’이라는 말 자체가 낯선 때가 있었습니다. 불과 20년 전입니다. “북한 인권 운동을 한 번 같이 해 보자”고 말하면 “나 잡혀가는 거 아니냐”라는 대답이 농담처럼 돌아오던 때였습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북한인권시민연합이 만들어졌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남한에선 지난 3월 북한인권법이 통과됐고, 유엔에선 2013년 인권위원회 결의로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가 설치됐습니다. 그 사이 북한인권시민연합은 상근자 8명, 월 회비를 내는 회원만 300여명인, 남한 내 가장 탄탄한 북한 인권 운동 단체로 자리잡았습니다.

윤현 이사장과 함께 지난 20년간 북한인권시민연합을 이끌어온 김영자 사무국장은 지난 기간 이뤄낸 최대 성과로 북한 인권 문제의 “공론화”를 꼽았습니다.

김영자 사무국장: 국제 공론화가 됐다는 거죠. 2003년 유엔 인권위원회부터 시작해서 대북 결의안이 통과됐고, 2004년에는 특별보고관이 임명됐고, 2005년부터는 유엔 총회에서 결의안이 통과됐고, 그리고 COI가 설립되고, 올해는 ‘전문가 패널’ 신설 내용을 담은 결의안이 통과된 게 큰 성과라고 볼 수 있죠.

지난 3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31차 유엔 인권이사회는 북한 인권 문제의 책임 규명과 처벌 문제를 다룰 ‘전문가 패널’ 신설을 권고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습니다. 이 결의안에 따라 최대 2명의 전문가를 6개월 동안 둘 수 있습니다. 김 사무국장은 오는 6월 차기 유엔 인권이사회 전체회의에서 신임 북한 인권특별보고관과 함께 법률 전문가 두 명이 임명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지난 20년 간 북한인권시민연합은 국제사회뿐 아니라 남한사회를 상대로도 활발하게 활동해 왔습니다. 탈북 청소년의 한국사회 적응을 돕고 북한 인권 문제의 심각성을 남한 내에 알리는 활동 등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북한 난민 구호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중국 내 탈북자에게 은신처를 제공하고 남한으로 데려오는 ‘긴급 구호’ 활동을 통해 지금껏 650여명의 탈북자가 남한에 정착했습니다.

이렇게 “정신없이 일하다 보니 20년 세월이 훅 지나갔더라”는 김영자 사무국장은 ‘향후 20년은 어찌 보낼 계획이냐’는 질문에 너털웃음을 터트리며 “북한 인권 운동을 20년이나 더 해선 안 된다”고 말합니다.

김영자 사무국장: 전 안 하고 싶어요. (웃음) 솔직한 심정입니다. 빨리 통일이 돼서, 향후 20년이 아닌, 지금 바로 통일이 돼서 제가 할 일이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이것이 제 생각입니다. 진짜 그래요. (웃음)

“북한 인권 운동이 필요없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길 바란다”는 김영자 사무국장. 여전히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그러나 김 사무국장은 ‘희망을 버리지 말라’고 말합니다. 북한 밖에서 북한의 인권 증진을 위해 노력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김영자 사무국장: 어쩌면 저도 북한에서 태어났을 수도 있어요. 북한 주민이라고 이야기하기 전에, 그냥 같은 이웃인데요. 우리의 이웃, 반쪽인 우리의 이웃은 갈 수도 없고 볼 수도 없는 곳에 있잖아요. 우리가 누리는 이 자유를 그들이 같이 누리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북한인권시민연합 활동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들이 우리와 같은 자유를 누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으니, 여러분들 희망을 가지세요. 남한과 전세계에 당신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고 희망을 가지시면 좋겠습니다.

북한인권시민연합은 창립 20주년 기념 행사를 오는 8월 국제 인권대회를 겸해 서울에서 개최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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