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일부 북 노동자들 송환 앞두고 깊은 고민
2023.08.21
앵커: 중국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이 조만간 일부 송환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 사이에서 다양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관련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에 파견됐던 북한 주민들이 곧 일부 송환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자의로 송환을 희망하기 힘든 입장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 료녕성 단동시의 한 현지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지난 19일 “다음주초부터 단동 세관을 통해 북조선 노동자들이 일부 송환될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각 회사에서 집계된 3천여 명을 우선 송환한다는 계획”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단기) 송환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북조선 노동자들은 저마다 귀국하겠단 입장을 보이고 있다”면서 그러자 “북조선 당국은 송환되는 대상들에게 (귀국시) 배낭(15kg) 2개까지 (반입을) 허용한다고 지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송환대상자 짐을 2개로 한정한 것은 자의적 송환대상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힘들게 일해도 국가과제와 각종 지원사업으로 (중국서 번 돈을) 대부분 빼앗기는 노동자들은 그간 생활필수품이라며 중국 상품을 사서 모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노동자 숙소마다 각자 귀국할 때 갖고 갈 옷과 신발 등 중국 상품들이 수북이 쌓여 있다”면서 “어떤 숙소에는 발 디딜 공간만 간신히 내놓고 짐을 쌓아 놓다보니 숙소인지 창고인지 분간할 수 없는 지경”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그런데 귀국하겠다며 자의로 송환 명단에 넣어달라던 노동자들이 입장(신청)을 취소하고 있다”면서 “당국이 1인당 짐을 2개로 제한해 놓자 수년간 벌어서 사놓은 중국 상품을 거의 갖고 가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으로 안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 심양시의 한 조선족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1일 “오늘 심양에 있던 유학생 160 여명이 단동으로 출발했다”면서 “그들은 단동에 도착하여 하루 이틀 사이에 (모두) 3천 여명의 북조선 주민 송환대열에 합류해 차례로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번에 진행되는 북조선 주민송환은 단기 사업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북조선 당국은 북조선 주민들의 탈출을 의식해서인지 송환시간표를 사전에 알려주지 않고 있다가 불시에 연락해 이동시키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기나긴 코로나 방역에 막혀있던 중-조(북중) 세관이 일시나마 개통된다는 소식에 많은 북조선 노동자들이 송환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자의 송환자는 당이 준 임무를 중도 포기한 책임을 물어 엄중히 처벌받을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중국 현지에서 귀국을 희망하는 대상은 누구나 조직에 보고하라고 지시했지만 노동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입장”이라면서 “결혼 적령기의 여성들과 갓 결혼해 어린 자식을 두고 온 여성들도 자의송환일 경우 문제가 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하지만 이제 10번에 걸쳐 (9월 초순까지) 본격적인 송환이 끝나면 언제 다시 세관이 열릴지 모르는 일”이라면서 “그래서인지 일부 노동자들은 귀국 후 처벌을 받을 것을 각오하고 조국으로 송환해 줄 것을 제기(신청)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