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W “북, 미결수에 고문·성폭력 등 심각한 인권침해”

서울-서재덕 seoj@rfa.org
2020-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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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k_detention_center_b1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가 19일 ‘짐승보다 못한: 북한 미결 구금시설에서의 가혹행위와 정당한 절차의 위반’이라는 보고서 발간 화상 기자회견를 개최했다.
/휴먼라이츠워치(HRW) 화상 기자회견 화면 캡쳐

앵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가 북한 당국이 미결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고문과 성폭력 등 심각한 인권침해를 자행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서울에서 서재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뉴욕에 기반을 둔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19일 북한의 미결구금과 수사제도가 자의적이고 정당한 절차가 부재하다며 북한 내 미결수들이 구금시설에서 구타와 고문, 성폭력 등 심각한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이날 ‘짐승보다 못한: 북한 미결 구금시설에서의 가혹행위와 정당한 절차의 위반’이라는 보고서 발간 화상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조사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미결수란 재판 결과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구금돼 있는 피의자를 의미합니다.

이 보고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지난 2011년 이후 구류장과 같은 미결 구금시설에 수감된 적 있는 여성 15명, 남성 7명 모두 22명의 탈북민과 지난 2015년 1월부터 2020년 5월까지 인터뷰한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또 북한에 있을 당시 구금시설에서 일을 했거나 업무상 관련이 있었던 탈북민 8명과의 인터뷰도 포함됐습니다.

보고서는 면담에 응한 탈북민들은 잠잘 공간도 없는 비위생적인 구금시설에서 구타와 고문, 모욕을 당하고 강제 자백을 강요받았으며 옥수수 등 극소량의 음식을 배식 받았다고 증언했습니다. 이 같은 최악의 처우를 피하기 위해선 연줄과 뇌물을 이용해야 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필 로버트슨 휴먼라이츠워치 아시아담당 부국장: 북한 내 구금자들은 법집행관과 직접 눈을 마주쳐서는 안 되는 열등한 존재인 것처럼 대해졌습니다. 실제로 구금자들은 그들의 이름이 아닌 번호로 불렸으며 이는 정신적, 신체적으로 인간성을 말살시키고자 하는 과정의 일부분입니다.

특히, 일부 여성 탈북민들은 구금시설에서 성희롱과 강간을 포함한 성폭력을 당했다고 증언했습니다.

함경북도에서 장사하다 지난 2015년 탈북한 50대 여성은 면담에서 “구류장에서 담당 보위성 심문관에게 강간을 당했고, 또 다른 보안원이 심문하면서 몸을 만졌다”면서 “자신의 운명이 그들의 손에 달려 있었기 때문에 저항하지 못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의 법률이 대체로 모호하게 규정돼 있으며 특정 권리에 대해 언급돼 있더라도 국제기준에 맞지 않고 관료들의 재량권에 의해 해석될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필 로버트슨 휴먼라이츠워치 아시아담당 부국장: 북한 형법에는 놀랍게도 수사 과정에서 무력과 유도심문 사용의 금지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사 과정에 대해 면담한 모든 탈북민들은 고문이 (강제) 자백을 얻어내기 위해 일상적으로 사용된다고 진술했습니다. 이런 것들을 보면 북한 법에 기술된 것과 실제 북한 내 구금시설에서 발생하는 것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구류장에 수감된 구금자들이 비좁은 공간에서 잠을 자고 있다.
구류장에 수감된 구금자들이 비좁은 공간에서 잠을 자고 있다.
/Choi Seong Guk for Human Rights Watch

보고서는 북한 당국이 이같이 구금 중에 이뤄지는 인권침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무죄 추정의 원칙 등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정당한 절차와 공정한 재판이 보장되도록 법제도를 개혁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또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과 유엔 최고인권대표사무소(OHCHR) 등 유엔 인권기구들과 국제적십자위원회가 북한 내 교도소와 기타 구금시설을 방문하도록 허용할 것을 북한 당국에 촉구했습니다.

필 로버트슨 휴먼라이츠워치 아시아담당 부국장은 이번 보고서와 관련해 북한 당국으로부터 반응을 얻고자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하고 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강윤주 서울 유엔인권사무소 법무관은 이 자리에서 이번 보고서가 북한 인권상황의 심각성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북한 당국에 인권상황 개선에 대한 압박을 준다는 중요성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강윤주 법무관은 지난 7월 유엔 최고인권대표사무소가 발간한 북한 내 구금된 여성들에 대한 인권침해 보고서를 언급하며 피해자들은 구류장, 집결소 등 어디가 됐든 구금을 당할 때 여성으로서 또 다른 형태의 인권침해를 당한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습니다.

강윤주 서울 유엔인권사무소 법무관: 휴먼라이츠워치가 보고한 구금환경과 가혹행위에 더불어서 북한 여성은 성폭력의 한 형태에 이를 수 있는 적절하지 못한 체강 수색을 당하거나 교도관에 의한 성폭력에 취약했고, 강제 낙태나 일부의 경우에는 영아살해가 이뤄지는 등에 대한 증언도 있었습니다.

앞서 유엔 최고인권대표사무소는 지난 7월 ‘여전히 고통스럽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내 구금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인권침해’라는 보고서를 발간해 북한 내 구금된 여성들이 보안, 치안 담당자들로부터 심각한 인권 침해를 당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북한 축산공무원 출신으로 지난 2011년 탈북한 조충희 굿파머스연구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예심이라고 하는 초기 조사과정에서 특히 심각한 인권유린이 자행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충희 연구소장은 지난 2006년과 2010년 한국 드라마 시청 등으로 인해 두 차례 구류장에 수감된 경험이 있다며 지속된 구타 등으로 ‘생지옥’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힘든 시간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조충희 굿파머스연구소장: 맞아서 아픈 것보다도 그때 맞으면서 느꼈던 공포, 내가 이렇게 맞아 죽을 수도 있구나라는 심리적 압박감에 잠을 잘 수가 없는 겁니다. 지금도 생각하면 한동안 심리적 공포, 압박감으로 인해서 제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집안의 가장이니까 제가 힘드니까 아내와 애들도 힘들고 온 집안이 걱정을 했습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억울합니다.

조충희 소장은 당시 공무원이었기 때문에 인맥과 뇌물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 비해 그나마 적게 처벌받을 수 있었다며 일부 사람들은 2년 노동교화형 등 심각한 처벌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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