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반인도범죄 자행 믿을만한 근거 상당”

서울-이정은 leeje@rfa.org
2024.11.26
“김정은 반인도범죄 자행 믿을만한 근거 상당” 지난 2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4 북한 정치범 수용소 반인도 범죄에 대한 국제모의재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명패가 피고인석에 놓여 있다.
/연합뉴스

앵커: 북한 정치범수용소 관련 반인도범죄에 대한 국제모의재판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반인도범죄를 저질렀다고 믿을 만한 근거가 상당하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26일 서울에서 진행된 ‘북한 정치범수용소의 반인도범죄에 관한 국제모의재판’.

 

‘성공적인 통일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 등 북한인권단체들이 주최한 이번 행사는 모의 ‘전심재판(pre-trial)’으로서 향후 정식 재판에서 정치범수용소 내 반인도범죄에 대해 김정은의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 판단하기 위해 전날인 25일부터 이틀간 진행됐습니다.

 

재판부는 이날 결정문을 발표하고 검사 측이 북한 정치범수용소 내 반인도범죄들에 대한 김정은의 책임을 입증하는 데 충분한 증거를 제시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을 역임한 바 있는 주광일 재판장의 말입니다.

 

[주광일 재판장] 전심재판부는 검사가 충분한 증거를 제시하고 있고 이를 통해 혐의자 김정은이 반인도범죄를 저질렀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근거를 제시했다고 판단한다.

 

특히 김정은은 북한 정치범수용소 내 살해, 절멸, 노예화, 구금, 고문, 강간 및 기타 성폭력, 박해, 강제실종 등 8가지 혐의에 대해 형사적 책임이 있다고 확인했습니다.

 

또 김정은은 정치범수용소를 운영하는 국가보위성의 보고를 받고 있으며 이에 대한 효과적 지휘통제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정치범수용소 내 반인도범죄에 대한 지휘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검찰 측이 제출한 문서와 요약 증거 등을 바탕으로 이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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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4 북한 정치범 수용소 반인도 범죄에 대한 국제모의 재판정에 피고인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공소사실이 담긴 공소장 표지가 놓여져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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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캄보쟈) 특별법정 재판관을 맡은 바 있는 실비아 로즈 카트라이트 국제법학자위원회 집행위원회 의장은 이날 행사에서 김정은이 로마 규정에 따라 기소된다면 어떤 과정을 거칠지 이번 모의 재판이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실비아 로즈 카트라이트 재판관] 오늘 행사는 의미 있는 첫번째 단계입니다. 이 같은 엄중한 범죄에 대해 책임 추궁을 한다는 것은 국제형사사법 측면에서 중요한 메세지입니다. 이러한 문제는 방치돼선 안되는 것입니다.

 

이번 행사는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 보고서 발간 10주년을 맞아 진행됐습니다. 북한 정치범수용소 내 반인도범죄에 대한 국제모의재판이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반인도범죄란 민간인 주민에 대한 광범위하거나 체계적인 공격의 일부로 행해진 범죄입니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는 지난 2014년 보고서에서 북한 당국이 체계적이고 광범위하며 심각한 인권 침해를 자행하고 있으며 이 중 많은 경우가 국제법 상 반인도범죄에 해당한다고 결론 짓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관련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할 것 등을 권고한 바 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정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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