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북송문제 관심을" 미 정부에 촉구

워싱턴-이수경 lees@rfa.org / 노정민 nohj@rfa.org
2009.09.24
defector_protest_chinese_embassy-305.jpg 미국 내 탈북자들과 인권 단체 관계자들이 24일 중국이 1951년 ‘유엔의 난민 지위에 관한 협약‘에 서명한 날을 맞아 중국 대사관 앞에서 탈북자 강제 북송을 반대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RFA PHOTO/노정민
MC: 미국 내 탈북자들과 인권 단체 관계자들은 24일 중국이 1951년 ‘유엔의 난민 지위에 관한 협약‘에 서명한 날을 맞아 탈북 난민에 대한 미국 정부의 관심을 요청했습니다. 또 이들은 중국 대사관 앞에서 탈북자에 대한 강제 북송정책을 중단해 주기를 촉구했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24일 오전, 미국 워싱턴의 국무부 앞. 지난해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 조진혜 씨와 다른 탈북자들이 열악한 북한 주민의 인권 상황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무더위 속에도 ‘북한 주민을 구해 달라’는 내용의 팻말을 든 탈북자들의 표정에서 비장함과 간절함이 묻어나옵니다.

탈북자 조 씨는 북한에 만연한 굶주림과 억압, 인신매매의 현실을 고발하고 강제 북송 후 수용소에서의 비참한 생활을 소개하면서 미국 정부가 북한의 인권에 더 큰 관심을 가져주기를 당부했습니다.

조진혜: 저는 오늘 자유를 찾은 탈북자로서 미국과 전 세계에 다시 한번 호소하고 싶습니다. 지금 세계 어느 난민들보다 힘든 상황에 처한 탈북자들을 하루빨리 구해 주세요. 한 마디로 생지옥에 숨어 제대로 숨도 쉴 수 없는 탈북자들을 위해 좀 더 빠른 법적 절차와 노력으로 미국에 더 많은 사람이 입국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조 씨는 물론 올해 미국에 입국한 탈북자 서원경, 박현아 씨의 가족도 북한을 나와 라오스, 태국 등을 거치며 겪었던 어려움을 전하면서 탈북자를 난민으로 받아 준 미국 정부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특히 딸과 함께 단둘이 입국한 박현아 씨는 규모가 작고 시설이 열악한 태국 수용소에서 3년간 체류했던 생활을 소개하면서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탈북자의 미국 입국이 빨라질 수 있게 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박현아: 저는 자유의 나라, 인권을 최고로 여기는 미국에 입국한 북한 탈북자입니다. 저와 같이 3국에서 미국행을 바라는 탈북자가 많아요. 저는 많은 탈북자가 하루빨리 미국에 입국해서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조청미: 감옥에서 나오니까 자유스러워서 좋고, 사람들이 오고 싶어 하는 나라에 왔으니까 매우 좋아요.


북한의 인권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 온 북한자유연합의 수잔 숄티 대표도 탈북자들의 증언에 안타까운 마음을 표시하면서 북한의 인권 유린과 중국 정부의 강제북송 정책에 미국 정부가 나서주기를 촉구했습니다.

국무부 앞에서 행사를 마친 탈북자와 관계자들은 미국 국무부의 커트 통 한국과장을 면담해 북한의 인권 실태를 지적한 서한을 전달하고 중국 대사관 앞으로 자리를 옮겨 강제북송 정책을 규탄하는 시위를 이어갔습니다.

숄티 대표는 9월 24일이 중국 정부가 1951년 ‘유엔의 난민 지위에 관한 협약‘에 서명한 날이라고 말하고 중국은 이 협약의 가입국으로서 탈북 난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일부 탈북자들이 탈북과정에서 배운 유창한 중국어로 중국 내 탈북자들이 겪는 고통을 호소하자 중국 대사관 직원이 잠시 나와 이들의 증언을 경청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자유연합과 탈북자들은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주석 앞으로 보내는 서한을 중국 대사관 측에 전달하려 했지만 대사관 측은 끝내 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전달하려 했던 서한에는 중국 정부가 탈북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강제 북송을 중단해 줄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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