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사업 차질 우려
2005.08.08
그 동안 금강산 관광 사업 등의 대북사업을 주도해온 남한의 현대아산 김윤규 부회장이 대북 경협사업과 관련된 개인비리가 드러났다고 현대 그룹이 8일 밝혔습니다. 따라서 그의 거취 문제와 아울러 대북관련 사업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현대그룹은 지난 7월부터 전 계열사에 대한 그룹차원의 경영감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대북사업을 총괄해오던 현대아산의 김윤규 부회장의 남북경협 추진 과정에서 개인비리 혐의가 확인되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개인비리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남한 언론은 통일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김 부회장 비리는 금강산의 온정각 편의 시설을 가족들의 명의로 분양 받았다는 의혹과 냉면집인 옥류관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수억 원 대의 상납을 받았다는 등 개인비리가 수십억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현대 측도 온정각 시설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개인자격으로 관여 했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대그룹측은 김 부사장의 비리를 적발했지만 그동안 남북경협사업에 기여한 공로와 앞으로의 역할 등을 고려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현대 그룹 관계자가 남한 언론에 밝혔습니다.
그룹관계자: 물러나실 수 있는 방법도 있는 것이고 아니면 대표자리는 떼고 일단 부회장 역할은 계속 할 수 있고 감사결과의 심각 도에 따라서 방안은 여러 가지입니다.
한편 지난달 백두산과 개성관광에 합의를 이끌어낸 현정은 현대회장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면담 성사에도 많은 기여를 한 김 부회장의 비리사태로 백두산과 개성관광 성사를 눈앞에 두고 탄력을 받고 있는 대북사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대그룹은 지난 3월 윤만준 사장이 이미 현대아산 대표로 정착되고 있고 현정은 그룹회장이 김 위원장과의 면담을 계기로 대북사업에 직접 나서고 있어 영향을 받지 않을 것 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김 부회장의 거취 문제가 생겨도 윤만준 사장주도로 개성 시범관광, 백두산 관광답사, 내금강 시범관광 답사 등을 북측과 협의 해 예정대로 추진해 가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고 정몽헌 회장이 유서에 대북사업을 계속 총괄하도록 하라는 유언까지 남길 정도로 현대의 대북 사업을 도맡아 왔던 김 부회장 자신은 비리 사실과 관련된 어떤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측근들은 최근 임원들에게 ‘이제 명예롭게 물러날 때가 된 것 같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대측 관계자는 8일 연합뉴스와의 회견에서 김 부회장이 사내 여론이 자신의 사퇴 쪽으로 완전히 기운 것을 인식하고 최근 물러나는 쪽으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이원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