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납북자 문제 담당 정부조직 개편 검토

MC: 새로 출범한 일본의 하토야마 내각이 납치문제를 다루는 정부 조직을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도쿄에서 채명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나카이 히로시 납치문제 담당 대신은 18일 하토야마 총리를 만나 “총리가 미국에 가서 납치문제 해결이 일본인 전체의 소망이라는 사실을 국제사회에 호소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하토야마 총리는 유엔 총회에 참석하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21일 미국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이 자리에 동석한 히라노 히로후미 관방장관은 “정부의 납치문제 담당 조직을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나카이 대신에 밝혔습니다. 히라노 관방장관이 납치 문제를 다루는 정부 조직을 개편할 뜻을 표명한 것은 “민주당 정권이 북한에 대해 유화 정책을 펼 것”이란 세간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서입니다.

납치문제를 다루는 현재의 일본 정부 조직은 납치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내 세웠던 아베 정권 때 그 뼈대가 세워졌습니다. 아베 신조 총리는 2006년9월 납치문제담당 대신 자리를 새로 만들어 관방장관이 납치문제담당 대신을 겸임하도록 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또 납치문제를 담당하는 총리 보좌관 자리를 신설하여 나카야마 교코 씨를 초대 보좌관에 임명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이어 총리를 본부장으로 하고 관방장관과 납치문제 담당 대신을 부 본부장으로 하는 ‘납치문제대책본부’를 내각에 설치했습니다.

민간 조직인 ‘특정실종자문제 조사회’가 운영하는 대북 라디오 방송 ‘시오가제(바닷바람)’ 와는 별도로 납치문제대책본부가 운영하는 ‘후루사토노가제(고향바람)’가 만들어 진 것도 아베 내각 때의 일입니다. 단파방송 ‘후루사토노가제’는 현재 일본말과 한국말로 매일 30분 씩 세 차례 방송되고 있습니다.

하토야마 내각이 납치문제를 다루는 정부 조직을 어떻게 개편할 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히라노 관방장관은 “정부 조직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 정권이 자민당 정권의 대북 강경 정책을 그대로 답습할 것이란 조짐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예컨대 오카다 외상은 취임 기자회견(17일)에서 “핵과 미사일, 납치문제가 모두 해결되어야 북한과 국교를 정상화할 수 있다”고 말해 “납치문제 해결 없이 국교 정상화는 없다”는 종래의 일본 정부 방침을 그대로 견지할 생각임을 밝혔습니다.

오카다 외상은 또 “북한은 납치문제를 재조사하겠다고 약속해 놓고 아직도 그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북한이 미사일과 핵실험을 계속하는 한 일본이 북한에 대해 유화적인 태도를 취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지금은 북한과 대화할 상황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민주당 일각에서는 “미북 대화와 남북 대화가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일본만 뒷짐을 쥐고 있어선 안 된다”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대북 접촉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