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핵·미사일 자금조달’ 북 정찰총국장 등 8인 독자제재
2023.12.27
앵커: 한국 정부가 지난 18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것에 대응해 리창호 정찰총국장 등 북한인 8명에 대한 추가 독자제재를 발표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가 올해 들어 12번째의 대북 독자제재 조치를 27일 발표했습니다.
이날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이번에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8명은 불법 사이버 활동을 통해 외화벌이 및 기술 탈취를 했고 무기를 포함한 제재 물자 거래 등으로 북한 정권의 수익 창출 및 핵·미사일 자금 조달에 관여했습니다.
이번에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인물들은 리창호, 박영한, 윤철, 량수녀, 김승수, 배원철, 리신성, 김병철 등입니다.
이번 대북 독자제재 대상의 첫번째로 이름을 올린 리창호는 지난해 6월 노동당 전원회의를 통해 정찰총국장직에 올랐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리창호가 북한의 해킹 조직으로 알려진 김수키, 라자루스, 안다리엘 등의 배후조직인 정찰총국의 수장이라고 지적하며 리 총국장이 불법 사이버 활동 및 기술 탈취 등에 관여했다고 명시했습니다.
앞서 한국 정부는 지난 2월 라자루스와 안다리엘을, 지난 6월에는 김수키 등을 제재 명단에 올린 바 있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북한이 불법적인 사이버 활동을 통해 핵과 무기개발 비용의 상당 부분을 충당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이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임수석 한국 외교부 대변인도 지난 26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이 같은 점을 명확히 하며 국제사회와 공조하고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임수석 한국 외교부 대변인: 북한은 핵, 미사일 개발에 있어서 불법 사이버 활동 등을 통해 상당한 재원을 조달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미국, 일본 등 우방국들과 함께 북한의 불법적인 사이버 활동 차단을 위한 공조를 강화하고 국제사회의 경각심을 높이는 노력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번 제재 대상 가운데 한 명인 박영한은 북한의 무기수출 회사인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KOMID)를 대리해 무기 관련 물품을 거래함에 따라 제재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KOMID는 북한이 탄도미사일과 관련된 장비 및 재래식 무기를 수출하는 주요 통로로 지목돼 지난 2009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의해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바 있습니다.
윤철은 전 중국 주재 북한 외교관으로 핵 관련 광물이자 유엔 대북제재 물자인 ‘리튬-6’의 거래에 관여해 제재 대상이 됐습니다.
량수녀, 김승수, 배원철, 리신성, 김병철은 북한산 무기 및 관련 물품 거래를 진행해 한국 정부의 제재 대상이 됐습니다.
이들이 소속된 ‘Pan Systems Pyongyang’은 정찰총국의 통제 아래 북한의 무기 및 관련 물품 거래를 취급하고 있으며 지난 2016년 3월 한국 정부의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기관입니다. 북한은 ‘Pan Systems Pyongyang’의 위장 회사인 ‘GLOCOM’을 내세워 북한산 군용 통신장비 판매를 진행했지만 한국 정부는 ‘GLOCOM’도 지난 9월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바 있습니다.
이번 독자제재는 윤석열 정부 들어 이뤄진 14번째 조치입니다.
이 같은 조치에 따라 한국 국민이 제재 대상과 금융 및 외환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한국 금융당국의 사전허가가 필요합니다. 허가 없이 거래를 할 경우에는 관련법에 따라 처벌받게 됩니다.
한국 외교부는 “북한의 도발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를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혀왔다”며 “북한이 이러한 사실을 깨달아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 대화에 나오도록 앞으로도 미국, 일본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더욱 긴밀하게 공조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역대 한미 연합사령관은 새해를 앞두고 한미동맹재단에 보낸 신년 메시지를 통해 2024년에도 북한의 위협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며 이에 적극 대응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버웰 벨 전 한미연합사령관(2006년~2008년)은 2024년이 2010년 북한의 천안함 폭침 이후 가장 위협적인 해가 될 것으로 전망하며 “미국은 한반도에 전차대대를 추가 전개해 2024년 한반도에 주둔하게 될 스트라이커 보병 여단을 보강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또한 한국의 병역 복무기간도 한시적으로 늘릴 것을 제안했습니다.
월터 샤프 전 한미연합사령관(2008년~2011년)은 북한이 중국, 러시아와의 연대 확대를 통해 한미 동맹을 위협하고 있다며 유엔군 사령부 강화, 일본 등 다른 국가와의 연대 강화를 주문했습니다.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2016년~2018년)은 “매년 한미동맹이 더욱 진화하고 있지만 북한의 위협도 지속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한미동맹이 1950년 안보동맹에서 출발해 포괄적 동맹으로 발전하면서 국제질서에서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동맹으로 계속 남아 있으리라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목용재입니다.
에디터 이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