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비참한 말로...떨고있는(?) 김정일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1.10.21
MC: 42년간 리비아를 철권 통치했던 무아마르 카다피 전 국가원수가 인민의 손에 비참한 최후를 마쳤습니다.

과거 북한과 친분 관계가 있던 독재자들의 말로가 어떠했는지 정영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가 사망했다는 소식이 나온 이후 인터넷상에는 그의 최후의 순간을 보여주는 동영상이 속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녹취: 동영상 사운드>

성난 군중이 호송차에 올라있던 카다피를 끌어내립니다.

여러 명의 군중이 피투성이가 된 카다피의 머리채를 쥐어뜯고, 바닥에 쓰러뜨립니다.

그리고 주먹으로 펀치를 안기고, 구둣발로 무자비하게 짓밟습니다.

42년 동안 리비아를 통치했던 카다피가 자신의 고향인 시르테의 한 하수도 구멍에 숨어 있다가 과도정부(NTC)병사들에게 붙잡힌 모습입니다.

보신용 황금권총을 들고 하수도 구멍에 숨어있던 카다피는 다가오는 반군 병사에게 살려달라고 애원했다고 외신들은 전했습니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국영텔레비전에 출연해 시민군을 쥐새끼에 비유하며 “영원한 혁명 지도자”, “순교자로 죽을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던 당당한 모습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카다피는 시민들에게 살려주길 애원하지만, 관자놀이와 복부에 총을 맞고 숨졌습니다.

처형된 카다피는 북한을 수차례 방문하고 김일성으로부터 ‘9월1일 혁명의 위대한 지도자’로 칭송받는 등 극진한 환대를 받았습니다.

이른바 ‘재스민혁명’으로 권좌에서 물러난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도 국민의 심판을 받았습니다.

30년 동안 이집트를 통치하며 권력을 자식에게 넘겨주려했던 무바라크.

<녹취: 호스니 무바라크 음성>

흰 죄수복을 입고 철창 속에 갇힌 그도 성난 국민에게 밀려 결국 법정에 서는 신세가 됐습니다.

이처럼 과거 장기독재와 부정부패를 일삼던 독재자들의 말로는 비참했습니다.

2006년 12월에 교수형에 처해진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도 마찬가집니다.

24년 동안 이라크를 통치해온 후세인은 2003년 12월 자신의 고향 티크리트의 한 토굴에서 생포됐습니다.

수많은 사람을 죽이고, 잡아가둔 죄로 후세인은 재판장에서 사형을 언도 받습니다.

<녹취: 후세인 재판장 녹음>

하지만, 후세인은 시커먼 아파트 밀실에 끌려가 교수형에 처해집니다.

그에게선 재판장에서 “신은 위대하다”고 외치던 당찬 모습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최근 중동과 북아프리카 나라들에서 불고 있는 아랍의 봄(Arab Spring) 물결을 타고 튀니지(뜌니지), 이집트(에짚트), 리비아 등 독재자들이 연달아 물러나고 있습니다.

이런 독재자들과 닮은 모습을 하고 있는 북한 김정일 위원장도 긴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중동의 아랍 독재국가들이 연이어 무너지자, 북한은 김정일 일가가 살고 있는 별장 주변에 탱크를 배치해놓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1989년 루마니아의 독재자 니콜라이 차우셰스쿠가 총살당하자, 김정일은 측근들에게 녹화물을 보여주며 “우리도 죽임을 당할 것”이라고 두려워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장기독재에 부정축재, 권력세습을 꾀하던 독재자들의 말로는 닮은꼴을 하고 있는 북한의 세습독재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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