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으로 소실된 보신각종이 널브러진 모습이 한반도 전쟁의 쓰라린 상처를 다시금 돌아보게 합니다.
서울통신에서 사진전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너무 너무 옛날 생각이 사무치고 바로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세월이 지나갔지만 지금도 전율이 느껴져요.
연세 지긋한 분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그 옛날 사진을 들여다 보며 자신이 살았던 집을 찾기도 하고 50여 년 전에 다녔던 학교, 도서관, 책방 등을 찾기에도 여념이 없습니다.
제가 6.25 직전 동네를 찾아보니까 여기 있네요. 여기 동대문 요 근처에 우리 집이 있었는데....
서울 시내를 항공 촬영한 사진에서 동대문을 중심으로 해서 손끝을 짚어가며 옛 시절을 돌아보던 한 분이 살던 집을 찾아냈습니다.
서울은 지난 50년간 드라마보다 더 극적으로 변했지만 그 때 그 시절을 잊지 못하고 머릿속에 마음에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는 사진들입니다.
이 사진전은 서울 종로구가 국립 고궁박물관에서 내년 2월 1일까지 50-60여 년 전 종로의 모습을 담은 추억의 사진 전시회입니다. 이번 사진전의 옛 사진들을 고이 간직해온 청암사진연구소의 임정의 소장은 이 모든 작품은 아버지께서 사진 기록물로 남겨 놓으신 작품이라고 설명 합니다.
아버지는 1920년에 평안북도 정주에서 태어나서 해방이 되면서 상경해서 서울에서 한미 사진기점을 운영하셨어요. 사진기도 팔고 사진 작품도 하시고 해서 많은 기록을 남기셨는데 1948년도에 육군사관학교를 들어 가셨어요. 한국전쟁이 나는 바람에 한국전쟁 종군작가로 국방부에서 전쟁기록들을 다 만드셨어요.
아버지인 고 임인식 작가는 6.25 전쟁 중에 대한 사진 통신사를 만들어 한국의 주요행사 라든가 기록사진들을 남겼다고 전합니다.
임 소장은 아버님이 남겨주신 사진 기록들은 약 10 여만 장이 넘는다며 이 자료를 정리해서 전시회를 열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보고 옛 향수를 느끼고 지난날 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 흐믓 하다고 말 합니다.
우리가 살아온 모습들을 많은 분들이 보고 향수에 젖고 굉장히 좋아하시는 모습들을 보니까 좋았습니다.
사진 기록물 중에는 대한민국 초대 이승만 대통령 시절의 정치적인 기록물도 있고 많은 국민이 남대문에서 한국을 방문한 미국 대통령을 환영하는 모습을 생동감 있게 전해 주고 있습니다.
저 사진은 당시 1952년경 이승만 대통령이 재취임하는 해 8.15일 광복절을 기해서 꽃전차를 만들어가지고 경축 행사를 하는 광경이죠. 그 옆에는 1961년인가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어요. 그 당시에 남대문 국보 1호인 숭례문이죠. 숭례문에 환영인파가 많이 모여서 미국 대통령을 환영하는 모습들입니다.
이와 함께 6.25 이후 서민들의 어려운 생활상이 그대로 묻어나는 청계천 변의 판자 집 모습 남대문 시장 동대문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광경도 정겹습니다. 하지만 그 옆에 폭격을 맞아 뒹군 보신각 종은 전쟁의 비극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줍니다.
당시만 해도 반공이 국시로 아무래도 전시 후라 주로 북한과의 대치문제라든가 이런 정치적인 문제들이 많았죠. 전쟁으로 학교 건물 다 파괴되고 천막에서 공부하는 사진을 볼 때 안타까운 시기로 지금은 잘 사는 나라가 되었지만 그 밑거름이 과거가 있기 때문에 오늘날 발전된 모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쟁 후 종로의 신신 화신백화점 사진에서는 그 때 그 시절을 회상하는 분들이 마치 백화점 안으로 들어갈 듯한 추억을 그리며 얘기를 주고받습니다. 몇 대씩 줄지어선 전차는 금방 떠날 듯합니다.
이렇게 세세히 알 수 있을 만큼 당시 사진들이 세밀한데다 지난 1952년 대한사진통신사를 세운 임의정 소장 아버지께서 민간인의 신분으로 처음으로 서울 시내를 항공 촬영한 사진 덕분입니다. 전쟁의 참화 속에서도 경복궁 창덕궁이 잘 보존 된 상태를 볼 수 있었고 또 삼청동과 가회동에 즐비한 전통 한옥의 아름다움도 그래도 드러나 있습니다.
대한사진통신사를 운영하면서 정부의 주요 행사들을 사진으로 기록할 기회가 있었어요. 육사 출신이라 그 당시 촬영할 때 협조 받기가 쉬웠던 것 같아요 그래서 1954년도에 동대문 운동장에서 광복절 행사 같은 것을 하게 되면 신설동 경마장에 경비행장이 있었어요. 거기서 엘 19 비행기를 타고 동대문 운동장의 정부 행사와 종로 거리 등을 찍고 내려 오셨죠.
그러면서 아버지인 임인식 작가는 가족들이 살던 종로 가회동 집 기록도 남겨 주셨다고 임 소장은 전합니다. 골목길에서 공기놀이하는 모습, 초가 앞마당에서 동생들과 물놀이 하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사진으로 남아있다고 합니다.
임의정 소장은 북한 정주에서 살다가 1944년 1살 때 서울로 왔다고 합니다. 아버지께서는 가회동에서 정착해 살아가는 모습을 후에 보니 시간이 지나면서 사진의 기록성이 중요하구나 하는 것을 느껴 많은 사람들에게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이유도 있어 사진전을 열었다고 합니다.
50-60대 되신 분들은 저보다고 더 생생하게 기억하고 계세요. 이번에 가회동에 우리 옆집에 살던 사람이 찾아와서 자기가 옆집에 살았다고 기억나느냐는 분도 만났고 나이 드신 분들이 모든 것을 다 생생하게 기억하고 계셔서 감회가 새롭더라고요.
이런 오래된 흑백 사진전에 젊은이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학생이나 젊은 사회인들은 어떤 마음으로 사진전을 보고 있는지.
계명대학교 4학년 한혜미 씨의 말입니다.
제가 살아온 시기가 아니라서 그런지 마음에는 와 닿지 않지만 사진들을 보면서 그때 상황들을 예측해 봄으로서 선조의 아픔을 느낄 수 있어서 소중한 시간입니다. 저 시대는 풋풋함과 순정이랄까 깨끗함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지난 세월을 살아온 할머니 세대의 아픔이 아직도 아물지 않고 계속 남북이 분단된 상황이 지금도 지속되고 있지만 분단 세대의 한은 이제 자신들의 몫이라고 말 합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 저로서는 가슴이 아프고 한이 많이 맺힌 나라인데 이제는 저희들이 열심히 노력해서 그 한을 자유롭게 풀어 줄 수 있었으면 ...
사진전을 보기 위해 왔다는 양희준 씹니다.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보는 그런 장면들인데 직접 사진으로 보면서 저희 어머님 아버님들은 이렇게 사셨구나하는 것을 피부로 많이 느끼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