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인터뷰] “북 미사일, 미 본토 도달 능력 과시”

서울-김은지 기자 kime@rfa.org
2017-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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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8일 밤 화성-14 2차 발사를 하고 있다.
북한이 28일 밤 화성-14 2차 발사를 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 연합뉴스

앵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을 쏜 지 불과 24일 만에 또 다시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북한이 사거리 측면에서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박 교수를 전화로 인터뷰했습니다.

김은지: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박원곤: 네 안녕하세요

김은지: 지난 4일에 이어 북한이 어제 또 다시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발사 시간과 장소 면에서 상당히 이례적인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박원곤: 북한은 그 동안 탄도미사일 발사의 경우 이른 새벽이나 아침 시간을 활용해왔는데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밤 11시 41분에 이뤄졌습니다. 이는 ‘임의의 장소에서 임의의 시각에’ 언제든지 발사할 수 있다는 북한의 공식 발표대로 밤 시간에도 충분히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능력을 과시하는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또 하나는 발사 장소인데요. 평안북도 구성 인근에서 미사일 발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한미의 예측과 달리 이번에는 자강도에서 발사했다는 점입니다. 자강도라는 곳은 중국과 북한 사이 국경 인근에 위치한 곳으로, 중국과의 인접성으로 인해 한국이 선제타격을 하거나 전면전이 발생할 경우 공격을 하는 데 있어 상당한 제약이 있는 곳입니다. 또한 자강도의 경우 험준한 산악지역으로 북한이 이 곳에 지하 저장소를 만들어 놨고 이동형 발사대도 많이 위치한 곳으로 알려져 있어 한미가 선제타격을 하는데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발사는 시간과 장소 면에서 자신들의 능력을 충분히 보여준 것이라 생각합니다.

김은지: 지난 4일에 발사한 ‘화성-14형’과 비교할 때 어떤 점이 달라졌나요?

박원곤: 사거리가 늘었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지난 4일의 경우 사거리가 최대 7천~8천km로, 알래스카나 하와이까지는 사거리에 들어가지만 미국 본토에는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발사의 경우 정상각도로 쏠 경우 추정 사거리가 1만km 가량으로, 원산에서 발사하고 최대로 할 경우 미국 중북부 지역, 시카고까지도 사정권에 들어가게 됩니다. 미국 본토의 서부 지역은 사거리에 당연히 들어가는 것이구요. 또한 북한이 이번에도 ICBM의 가장 중요한 기술인 재진입 기술을 시험했을 가능성이 있는데 이 부분은 조금 두고 볼 필요가 있습니다. 비행 시간의 경우 47분 12초로, 보통 정상적인 각도로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35분 정도면 원하는 목표물에 도달해야 하는데 이번에 시간이 더 걸렸다는 것은 ICBM에 필요한 최대 속도를 내지는 못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재진입 기술에 필요한 최대 속도를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으로 이 부분은 조금 더 분석이 필요합니다만 어쨌든 가장 중요한 것은 사거리 측면에서 미국 본토를 확실히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했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김은지: 그렇다면 북한이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ICBM을 실전배치하기까지는 기술적으로 어떤 단계가 남아있나요?

박원곤: 몇 가지 단계가 있습니다. 우선 첫 번째는 재진입 기술을 확보해야 합니다. 북한은 재진입 기술을 다 확보했다고 발표했지만 여전히 조금 더 두고 봐야 할 부분입니다. 또 하나는 핵탄두 소형화로 이것 역시 전문가들 사이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북한이 이미 5차례 핵실험을 했고 북한 당국 역시 소형화를 이뤘다고 주장하면서 소형화의 기폭장치를 보여준 적도 있습니다. 또 통상적으로 핵 개발 단계를 보면 5차례 핵실험을 한 경우 소형화를 이룬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또한 소형화라는 것은 탄두 중량이 줄어드는 것으로 이는 사거리와 반비례하게 됩니다. 즉 탄두 중량이 늘어나면 사거리가 줄어들고 탄두 중량이 줄어들면 사거리가 늘어나게 되므로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또 하나는 정확하게 유도가 돼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자세조정, 유도폭발장치의 경우 상당한 기술 수준에 어느 정도 도달한 것 같습니다. 이 부분들이 확인이 되면 안정성이 확보가 되는 것이고 그 다음부터는 생산에 들어가고 생산을 통해 실전운용능력을, 실전배치를 이루게 되는 그런 수순으로 가게 됩니다.

김은지: 한국 정부의 대화 제의에는 응하지 않은 채 도발 행보를 이어가는 북한의 의도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박원곤: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인데요. 왜냐하면 북한 입장에서 가장 긴급한 것은 핵과 미사일의 실전운용능력, 실전배치를 완료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미국으로부터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고,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통해 이른바 핵 군축협상을 하는 것으로 이는 북한이 지속적으로 추구해온 명백한 목표입니다. 한국의 문재인 정부가 전향적으로 북한과의 대화와 협력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북한 입장에서 더 중요하고 사활적인 이해는 핵 보유 능력을 완성하는 것이므로 한국 정부의 대화 제의에 대해서는 응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일단 북한은 핵 미사일 실전운용능력을 갖춘 뒤 자신감을 확보하게 되면, 혹은 대북제재가 1년 이상 지속되는 상황에서 북한 스스로 제재와 압박이 자신들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수준까지 왔다고 판단할 경우, 이를 돌파하기 위해 한국과의 회담에 나설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하나는 베를린 구상에서 제안했던 남북간 적대행위 중지의 경우 북한이 민감하게 여기는 확성기 방송 중단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북한이 속도전식의 핵 미사일에 대한 발사시험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 응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은지: 지금까지 박원곤 한동대 교수의 분석을 들어봤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박원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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