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제품이 북한에 외부정보 유입시켜-NYT

2005-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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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와 비디오 기기 등 전자 제품이 근 60년간 김일성과 김정일 부자가 이념과 정보를 강력하게 통제하며 권력을 유지한 북한 사회에 외부 정보를 침투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미국의 뉴욕 타임스 신문이 15일 보도했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중국과의 국경 지역에 사는 북한주 &# xBBFC;들은 중국산 휴대전화를 이용해 남한에 사는 친척들이나 외부인과 통화하는 것이 가능해 졌다고 소개했습니다. 신문은 남한에 사는 탈북자들은 북한의 가족들과 미리 시간을 정해 놓고 휴대전화를 소지한 사람을 통해 정기적으로 안부를 묻고 소식을 전하고 있으며, 북한의 가족들 역시 중국산 휴대전화만 있으면 중국인 교환원을 통해 남한에 있는 가족에게 수신자 부담 전화를 걸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탈북자 출신으로 현재 남한에서 북한민주화운동본부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안혁 씨는 실제로 중국산 휴대전화는 남한의 탈북자들이 북한의 가족들에게 외부의 소식을 알리는 중요한 도구가 되고 있다고 최근 자유아시아 방송과의 전화 통화에서 밝혔습니다.

안혁: 지금 북한 국경에서는 중국 핸드폰을 가지고 직접 통화를 다 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가족들에게 핸드폰을 사줬기 때문에 가족들은 그것을 몰래 숨기고 있다가 그것으로 한국으로 전화통화하고 북한 소식도 전해주고 그럽니다.

신문에 따르면 북한당국은 북한 주민들이 외부와 전화 통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휴대전화 통화를 추적할 수 있는 일본제 장비를 도입해 국경 감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 주민들은 이 같은 당국의 감시를 따돌리기 위해 휴대전화를 인근의 개인 텃밭 같은 곳에서 사용한 후에는 땅속에 묻어 버리는 사례가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습니다.

신문은 휴대전화와 함께 VCR, 즉 비디오카세트 기기를 통해서도 외부의 정보가 북한 내부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휴대전화가 중국 기지국과 가까운 북한 내 국경지역에서만 사용이 가능한 것에 비해, 비디오카세트 기기는 전기가 있는 곳이면 어느 지역에서든 사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최근 북한에 있는 친척을 방문한 조선족 박은성 씨는 북한에서는 이미 남한의 연속극이나 영화가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특히 북한의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남한 배우들의 머리모양이나 옷차림이 유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박은성: 집집의 애들 시켜서 비디 &# xC624;테이프를 가만가만 빌려다 보고 빌려도 주고 돈다고요. 그래서 남자애들 머리 모양 같은 경우 비디오를 다 보고 한국 연예인 본따 다 닮아 가는데요, 기가 막히다고요.

또 남한에 사는 탈북자 한봉희 씨는 남한 연속극과 영화를 접한 북한 주민들은 남북이 너무 다른 문화 차이에 처음에는 거부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차츰 연속극이나 영화를 통해 남한 사회의 발전상이나 남한 사람들이 실제로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 알게 되는 계기가 된다고 말했습니다.

한봉희: 평양 같은 데선 남한영화를 몰래보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걸 보고 온 사람들이 똑같이 하는 말이 놀랐다 보지 못할 정도다 그랬는데, 나중에는 점차 그거 보면서 진짜 사람 사는 생활을 그린 것이구나 그러거든요.

한편, 지난 1985년 &# xBD81;한 김일성 대학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했고 현재 남한 대학에서 북한에 대해 가르치고 있는 러시아 출신 안드레이 란코프(Andrei Lankov) 박사는 이 신문과의 회견에서, 북한의 사회 정치 경제 통제가 약해지고 있는 것은 휴대전화와 비디오카세트 기기 등의 정보통신 기기의 유입 이외에도 북한 주민들의 사경제와 당국의 주민 여행 통제력 상실에도 기인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국경 넘어 중국으로 간 수만 명의 북한 주민들은 중국의 자유로운 시장 경제에 노출돼 있으며, 남한 텔레비전도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란코브 박사는 이러한 외부 세계의 정보를 통해서 북한 주민들이 서서히 부유한 남한 사회상을 알게 되고 북한이 더 이상 노동자의 천국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그것은 북한 체제에는 사형선고나 같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수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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