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현대그룹, “올해안에 북한땅 거쳐 백두산 관광”


2005.07.18

남한 현대그룹은 북한 김정일 위원장으로부터 백두산 관광사업권을 약속받았다고 18일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남한 관광객들이 올해 안에 북한을 통해 백두산에 오를 수 있게 됩니다.

이번 백두산 관광 사업은 어떻게 성사된 겁니까?

남한 현대그룹의 현정은 회장이 지난 16일 원산 초대소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세 시간 넘게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현 회장은 김 위원장으로부터 백두산 관광 사업권과 함께 백두산에 지은 숙소 20개 동에 대한 사용권을 약속 받았습니다.

이에 따라 현대는 8월말에 백두산 시범관광을 하고 올해 안에 일반인들의 관광을 시작할 계획입니다.

남한사람들이 백두산 관광을 시작하면 어느 길을 따라 가게 되는 겁니까?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요, 첫째는 서울에서 곧바로 백두산 중턱에 있는 삼지연 공항까지 가서 백두산에 오르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삼지연 공항은 활주로 보수가 필요한 상태라 당장은 이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두 번째로 서울에서 일단 비행기로 평양 순안공항까지 간 뒤에 다시 육로로 백두산까지 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이 방법이 더 유력합니다. 이렇게 되면 백두산과 평양 관광을 함께 묶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현대아산의 윤만준 사장은 18일 백두산 관광 일정에 평양을 포함시켜서 묘향산도 함께 둘러보는 방안을 북측과 협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남한 사람들이 백두산을 관광하기 위해서는 중국을 거쳐야 하지 않았습니까? 그렇습니다. 현재 한해에 약 6만명의 남한 관광객들이 중국을 통해 백두산을 찾고 있는데요, 보통 연길까지 비행기로 가서 육로로 백두산에 오르고 있습니다.

관광일정은 3박4일이 기본이고 중간에 베이징 관광을 넣을 경우에는 4박 5일로 늘어납니다. 남한 관광업계에서는 북한을 통해 백두산에 갈 경우 하루정도 일정이 단축되고 거기에 따라서 관광경비도 낮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백두산 관광일정과 경비는 정해진 것이 있습니까?

이 문제에 대해서 현대아산은 앞으로 북측과 협의해야 할 사항이기 때문에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바 없다는 입장입니다. 관광경비와 관련해서 관건은 북한이 대가를 얼마나 요구하느냐입니다.

이게 정해져야 관광경비가 최종 확정되기 때문입니다. 금강산 관광의 경우 현대아산은 관광객 한 사람당 관광일수에 따라 30달러에서 70달러를 북측에 지급하고 있습니다. 백두산 관광도 이 방식이 적용될 가능성이 큰 데요, 북측의 요구가 지나칠 경우 중국을 거쳐 가는 상품과 비교해서 가격 경쟁력이 별로 없을 수 있습니다.

북측에 줘야할 관광대가 말고 또 남아있는 문제는 뭐가 있습니까?

남한 정부가 어느 선까지 이 사업을 지원해줘야 하느냐는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현정은 회장은 백두산 삼지연 공항의 개보수와 전력 공급을 남한 정부에서 지원해 줘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현재 알려진 바로는 삼지연 공항 개보수에만 3백만 달러가 넘게 필요합니다.

이에 대해 남한 정부는 현대측이 안을 제출하면 일단 검토해보겠다면서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부지원이 이뤄질 경우 자칫 특혜시비가 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남한의 제1야당인 한나라당의 박근혜 대표는 18일 남한기업이 대북 사업에서 입은 손해를 정부가 세금으로 메꿔 줘서는 안된다고 밝혔습니다.

사업이 잘되고 안 되고는 순전히 해당 기업이 책임질 문제라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앞으로 백두산 관광 지원을 놓고 남한 정치권에서 한동안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연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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