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관광, 시범관광도 어려워’
2006.02.15
백두산 관광은 백두산 삼지연 공항의 활주로 등 공항 시설이 재대로 갖춰지지 못해, 일반 관광은 물론이고, 시범관광도 상당기간 이뤄지기 어려울 것 같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백두산관광조사단은 지난해 말 백두산 현지를 조사하고 난 후, 통일부에 제출한 보고서에 이 같이 지적했습니다.
남한 야당인 한나라당의 정문헌 의원이 공개한 보고서는, 백두산 삼지연 공항이 비록 활주로 재포장 공사가 이뤄지더라도 항공관제 등 공항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못해 일반 관광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백두산관광조사단과 동행했던 공항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현행 활주로를 이용한 시범관광도 매우 어려운 것으로 판단되며, 활주로 재포장이 이뤄지더라도 겨울철에는 모든 기종의 운항이 불가능한 것으로 되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공항전문가는 또 겨울철을 제외하고 나머지 기간 동안에도, 날씨가 매우 맑고 기상변동이 없는 경우에 한해 200인승 규모의 여객기 정도가 운행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습니다.
북측은 지난해 남한 정부로부터 약 49억 원, 미화로 4백 90만 달라 어치의 도로포장용 피치, 즉 아스팔트 8천 톤을 받아 백두산 지구 도로와 삼지연 공항 활주로의 포장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남한 통일부는 그러나 최근, 활주로 공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본래 북측에 지원한 8천 톤의 피치는, 삼지연 공항에서 백두산 베개봉 호텔 사이의 20 km 구간 도로 포장에 쓰일 자재였습니다. 북측은 그러나 이 중 5천 톤만 도로 포장공사에 사용했고, 나머지 3천 톤은 삼지연 공항 활주로 포장공사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남측 기술자들이 지난해 말, 현지를 시찰한 결과 도로는 큰 문제가 없지만 활주로가 부실시공 상태인 것을 발견했습니다. 북측도 부실시공을 인정하면서도, 활주로 보수용과, 백두산 삼거리와 신무성 인근 구간을 잇는 도로 포장용으로 8천 톤의 피치를 다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남한 정부는 지난 1월, 활주로를 일부 재시공하기로 결정하고, 부실시공 부분을 포함해 올해 모두 5백만 달라 를 북에 추가로 지원한다는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백두산 관광용 활주로와 도로건설에 모두 천 만 달라 가량이 지원되는 셈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활주로만이 아닙니다. 보고서는 더 큰 문제는 항공시설이라며, 활주로 등은 실제 비행기의 이착륙 시 점등조차 되지 않았고, 항법시설과 지상 장비도 상당히 초보적인 수준만 구비되어 있다고 밝혔습니다. 관제시설에 대한 추가보완도 필요해서, 현재 시설과 장비로는 계기비행, 즉 관제관의 지시에 따라 비행하는 방식은 불가능하고, 시계비행, 즉 조종사 자신이 다른 항공기나 장애물을 보고 그것을 피하면서 비행하는 방식만 가능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시계비행은 조종사가 육안으로 판단하며 비행할 수 없는 밤이나, 날씨가 흐리고 기상조건이 좋지 않은 때는 불가능합니다.
한편, 현대는 지난해 7월 북측으로부터 백두산 관광 사업권을 따낸 후 8월 말에 백두산 시범 관광을 하고, 그 해 안에 일반인들의 관광을 시작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이미 해를 넘겼습니다.
이진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