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북한 정치범 수용소 소재 ‘요덕스토리’ 공연
2006.02.15
북한의 악명 높은 요덕 정치범 수용소를 소재로 한 뮤지컬, 요덕 스토리가 오는 3월15일부터 4월 2일까지 서울 교육문화 회관에서 공연됩니다. 매일 늦은 밤 시간까지 연습을 하고 있는 탈북자 출신 정성산 감독은 정치범 수용소의 인권유린 실상을 폭로하고 용서와 사랑의 메시지를 전달 할 것이라고 15일 자유 아시아 방송과의 통화에서 밝혔습니다.
음악과 연극 춤으로 이끌어갈 뮤지컬, 요덕 스토리의 총제작과 감독을 맡고 있는 정성산 씨는 평양 연극 영화대를 졸업하고 모스크바 국립영화대학에 유학을 한 영화인 이었습니다. 군대에서 남한 방송을 듣다 발각되어 사리원 정치범 수용소에 끌려갔다 탈출해 1955년 남한으로 갔습니다. 정씨는 정치범 수용소 출신으로 수용소 얘기를 담은 뮤지컬이 남한 무대에서 처음으로 공연하는 것은 의미가 아주 깊다고 말했습니다.
정성산: 이는 공연이기 전에 북한의 인권을 알리고 북한을 무시하는 한국정부에게 알리는 메시지이기 때문에 힘들어도 용기를 내 달라며 열심히 하고 있는 과정입니다.
그는 이번 작품은 북한의 엘리트 무용수 출신의 한 여성이 정치범이 되어 함경남도 요덕에 있는 정치범 수용소에 끌려가 참혹한 인권 유린을 당하면서 그 속에서 사랑을 피워낸다는 비극적인 얘기에 자신이 기독교인으로 주기도문을 인용한 강한 메시지를 전달 할 것 이라고 말했습니다.
정성산: 시나리오를 쓰면서 주제가 된 것이 주기도문입니다. 하늘에 계신 하나님 이 사람들은 일용할 양식을 바라지도 않습니다. 왜 하나님 아버지는 남 조선 에 만 가 있습니까? 요덕에도 와 주십시오, 라는 노래가 있어요.
그는 특히 최근 요덕 스토리가 공연도 되기 전에 남한 정부 부처에서 나와 시나리오를 보고 수위를 낮출 것을 요구했고 이 뮤지컬에 김일성 초상화가 등장하고 북한노래가 나온다고 해서 국가 보안법 위반에 걸릴 수 있다는 압박을 받고 어려움이 컸다고 토로 했습니다.
또 핸드폰에 공연을 하면 죽이겠다는 등의 위협적인 메시지가 뜨기도 했다는 정씨는 하지만 이런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뒤 많은 사람들이 격려를 해주고 성금을 보내주어 그 힘으로 마지막 연습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성산: 제가 평생 다 어떻게 갚아야 모를 만큼 감사한데 거의 500분 이상이 성금을 해주고 전화를 주세요. 용기주시고 지켜 주신다고... 온 친척들 다 공연을 보러 온다고 해서 용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모처에서 뭐하고 해도 무섭지가 않아요. 더 이상 압박을 해도 각오를 가지고 있다는 말을 정부기관에 전달했습니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원래 계획했던 시나리오와 구성대로 다 무대에 오릴 것 이라며 다만 인공기와 김일성 초상화 크기를 좀 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정성산: 인공기는 안 나오고 김일성 주석 초상화는 좀 작게 올려 집니다. 북한가요는 북한을 상징하는 노래 중 ‘우리를 보라’라는 노래가 있는데 ‘우리는 김정일의 군대이기 때문에 우리를 보라‘ 혁명가요 같은 것인데 그대로 갈 수밖에 없고요 대부분 그대로 올라가고 작품 에서 나오려 했던 북한의 체제적인 모습, 수용소 내 얘기는 다 그대로 공연됩니다.
정씨는 지난 2002년 당 간부였던 아버지가 숙청되어 양강도 정치범 수용소에서 돌팔매로 공개 처형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의 인생은 완전히 변했다고 말했습니다.
정성산: 작품을 만드는 동기가 아버님이 수용소에서 돌아가신 것을 듣고 난생처음 교회를 가 저의 인생은 완전히 변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요덕 수용소를 고발하고 요덕 수용소를 해체 하는데 선봉이 되게끔 요덕 스토리를 가지고 제대로 북한 독재자와 함께 싸워볼 것입니다.
그는 이 작품이 남한 무대에서 올려진 후 미국 등 다른 국가에서도 공연을 함으로서 북한의 인권 실상을 알려 수용소가 해체되기를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정성산: 한국 국민들뿐만 아니라 세계인들에게도 요덕수용소를 알리는 작품이 된 것이라는 믿음과 신뢰가 있어요. 저는 평화를 사랑하는 많은 미국인들에게 북한의 21세기 아우스비치 수용소입니다. 이 실상을 알리고 정치범 수용소 해체운동이 미국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적 으로 파급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요덕 스토리를 영화 연속물로 만들 계획이라며 요덕스토리 1부에 이어 2부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성산: 요덕 수용소 2부는 실화에 기초한 것으로 미군 포로였던 사람이 북한에서 정치범 수용소에 있다가 수용소를 나와서 대학에서 영어 교수를 하다 결국은 미국을 가려다 수용소에 갇혀있는 사람의 실화입니다. 북한에 잡혀있는 외국인들을 주제로 한 ‘시카고의 아들’이라는 2부를 만들고 싶어요.
그는 요덕 스토리에는 북한 연예인들의 생활과 꽃 제비들의 생활, 정치범 수용소생활 등을 다루고 수용소에서 숨진 사람들을 추모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정 감독은 전했습니다.
이원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