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음력설 앞두고 비사그루빠 통해 주민통제 강화

김준호 xallsl@rfa.org
2019.02.01
dandong_nk_ppl-620.jpg 북·중 국경지대에서 북한 주민들이 일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음력설 명절을 앞두고 북한당국이 비사그루빠를 앞세워 주민통제를 대폭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민들은 민속 명절을 앞두고 사법기관 간부들이 명절 쇨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민들을 쥐어짜는 것이라며 비아냥거린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중국에 나온 신의주 거주 화교 소식통은 “음력설 명절이 다가오면서 비사그루빠가 어찌나 나대는지 주민들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하면서 “이맘 때쯤 비사그루빠가 이렇게 나대는 것은 ‘명절 자금 마련을 위한 인민 쥐어짜기’라며 주민들이 비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의 지시를 받았는지 인민반 회의에서 인민반장들도 비사회주의와 반 사회주의 활동을 하지 말 것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비사회주의와 반사회주의가 어떻게 다른 건지도 구별을 못 하는 주민들은 그저 간부들이 주민들을 쥐어짜 뇌물을 받아먹기 위한 수작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비사그루빠의 단속내용을 보면 설 명절 기간에 쓸데없이 모여 술 마시고 노래와 춤을 금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원래 술 마시며 춤추고 노래하며 노는 날이 명절날인데 그걸 하지 말라면 명절에 뭘 하라는 건지 알 수가 없다”고 반문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나는 세 달에 한번 꼴로 중국을 오가는데 (중국에) 나오기 전 친척들에게 전화 통보도 하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전화통화 감시가 너무도 심해서 친척들에게 맘 놓고 전화도 못 하는 형편”이라고 최근의 북한 내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한 밤중에 예고없이 가정집에 구둣발로 들이닥치는 비사그루빠의 가택 검열도 요즘 부쩍 심해졌다”면서 “사전에 입수한 정보를 토대로 불법 영상물 등을 단속하기 위한 것으로 짐작되는데 아무 설명도 없이 무작정 집안을 샅샅이 뒤지면서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 단둥의 한 대북 소식통은 “멘보차를 이용해 단둥과 신의주를 오가며 물건을 배달해주는 택시 소화물 요금이 최근 거의 두배 가까이 올랐다”면서 “이는 설 명절을 앞두고 북조선 세관원들이 통관검사를 빌미로 더 많은 뇌물을 요구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해마다 명절 때만 되면 명절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북조선 관료들의 주민 쥐어짜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양력설과 음력설, 그리고 추석명절 때가 다가오면 유난히 비사그루빠를 강하게 내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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