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선특구 중국기업 홍수피해 심각

중국-김준호 xallsl@rfa.org
2015.08.31

앵커: 지난 8월 22일과 23일 북한 동북부 지역에 내린 집중 호우로 특히 라진•선봉 지역의 피해가 극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라선 경제특구에 진출한 중국 기업들 중에는 피해복구를 포기하고 철수를 고려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이 외자 유치를 위해 공을 들여온 라선 경제특구에 진출한 중국기업들이 지난 22일과 23일에 있었던 폭우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라선 지구를 자주 찾는다는 중국의 한 기업인은 최근 “라선 지역에 내린 폭우로 그곳에 진출한 중국의 사업장들이 대부분 물에 잠겨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침수된 공장의 기계들과 설비를 다시 수리하거나 일부는 완전히 망가져 교체를 해야 하기 때문에 피해금액 조차 아직 파악하지 못할 정도”라고 밝힌 소식통은 “피해를 입은 기업들 중에는 복구를 포기하고 아예 철수를 고려하는 곳이 많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에서는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어도 보험 같은 보장장치가 없어 기업이 피해전체를 고스란히 감수해야 되기 때문에 중국기업들은 복구를 위한 재 투자보다는 라선에서의 사업을 포기하는 쪽이 오히려 손해를 덜 보는 것으로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라진에 건축자재 공장을 차리고 3년동안 근근히 운영해 왔다는 중국 다렌(大連)의 한 조선족 기업인은 “그동안 이윤도 못 내면서 투자금이 아까워 억지로 공장을 붙들고 있었다”면서 “마땅한 사람이 나서면 공장 매각을 모색해왔는데 이제는 그마저도 포기하고 라진에서 철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내가 잘 아는 중국 기업인은 수산물 가공공장을 운영하는데 냉동창고를 위한 디젤 발전기를 비롯한 전기설비가 모두 망가졌고 냉동창고에 보관되어 있던 수산물까지 몽땅 침수되어 그 피해액을 추산하기도 어려울 정도”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는 또 “여기(라진)에 진출하면서 빌린 은행 대출금 갚을 길도 막막한데 피해복구를 위한 투자금의 여유가 있을 턱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 밖에도 “라선 지구에는 식당과 숙박업에 진출한 중국 사람들이 꽤 많다”면서 “이들도 모두 크고 작은 홍수 피해로 인해 곤경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한편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의 선전매체들은 라선지구의 홍수 피해에 대해 물바다가 된 시가지의 생생한 화면을 보여주는 등 신속하게 보도했지만 라선지구에 진출한 외국기업들의 피해 상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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