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격 운전수가 북 교통사고 주범

중국-김준호 xallsl@rfa.org
2015.11.16

앵커: 교통량이 많지 않은 북한에서 대형 교통사고가 빈발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들은 사고원인을 당국이 뇌물을 받고 운전 면허증을 남발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뇌물공화국으로 불리는 북한에서 운전면허증 발급에도 뇌물이 맹위를 떨치고 있어 대형 교통사고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써비차 영업으로 생계를 이어간다는 평양의 주민소식통은 “길거리에 8•3 운전수가 많아 운전할 때 정신을 바짝 차리고 해야 한다”면서 “8•3 운전수들이 교통사고를 일으키는 주범”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8•3 운전수란 뇌물을 고이고 운전면허증을 딴 무자격 운전수라고 설명한 이 소식통은 “이들 무자격 운전수들은 운전이 서툴러 정황대처(긴급상황 대처)를 못하기 때문에 자신의 차량뿐만 아니라 다른 차량까지 사고위험에 빠뜨린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인민보안부가 운영하는 운전수 양성기관이 각 도마다 2~3곳 있기는 하지만 운영상태가 한심해 제 구실을 하지 못한다”면서 “운전을 어깨너머로 배운 사람이 50달러만 고이면 운전면허증을 딸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렇게 면허증을 딴 운전수는 운전도 서툴지만 차량의 구조와 정비에 관한 기초적인 지식도 없어 정비불량에 따른 사고도 많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이와 관련 함경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우리나라의 도로가 혼잡하지는 않지만 좁고 구불구불한데다 급 경사가 많기 때문에 고도의 운전실력이 요구된다”면서 “이런 도로 사정으로 인해 사고가 났다 하면 사상자가 많은 대형사고로 직결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최근 8•3 운전수가 많이 늘어났는데 그 이유는 차량을 구입해 써비차 영업으로 돈벌이에 나서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라면서 “운전수 양성기관과 운전면허증 발급 기관이 분리되어있지 않고 인민보안부가 운영하는 ‘운전수양성소’ 에서 독점하고 있는 제도적 모순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운전수 양성기관이 운전교육은 뒷전이고 돈이 되는 면허증 장사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겁니다.

한편 북한은 한 번에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내는 대형 교통사고가 잇따르자 올해 2월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는 차량들이 대형사고를 유발하는 원인”이라는 김정은 제1비서의 지적에 따라 대대적인 일본제 중고차량(대형트럭) 폐기 소동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사건의 본질과 관계없는 생뚱맞은 지시로 밝혀졌고 곧이어 흐지부지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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