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영재유치원, 뇌물액수로 입학경쟁

서울-손혜민 xallsl@rfa.org
2019.02.23
kaeson_kindergarten-620.jpg 사진은 평양 개선유치원의 아이들.
AP Photo/Ng Han Guan

앵커: 북한에서도 일부 특권층과 상류층은 어린 자녀들을 특수 영재유치원에 입학시키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에서 영재유치원으로 소문난 신의주시 본부유치원에서는 요즘 간부들과 돈주들이 자녀들을 이 유치원에 입학시키려고 달러 뇌물을 고이는 등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20일 “다가오는 3월 새 학기를 맞으며 도내 유치원들의 어린이 등록이 마감 단계에 들어섰다”면서 “신의주 시 본부동에 위치한 본부유치원에는 간부들과 돈주 자녀들의 입학 신청이 몰리면서 지금 치열한 입학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신의주 시 본부유치원은 우리나라에서 어린이의 소질과 재능을 찾아내 영재로 키워내는 영재교육 유치원으로 소문난 곳이며 졸업 후에는 평양금성학원을 비롯한 특별 학교로 선발되는 앞날의 발전이 담보되는 유치원”이라면서 “이 때문에 고위간부들과 돈주들은 유치원 간부들에 뇌물을 바치며 자녀들을 입학시키느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본부유치원의 입학이 뇌물순위(액수)로 결정되다 보니 아무리 선천적으로 재능을 타고난 어린이라해도 돈이 없으면 가난한 ‘죄’로 입학대상에서 밀려나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텔레비죤 방송에서는 신의주 시 본부유치원에 입학한 어린이들이 꼬마시인, 꼬마음악가, 꼬마미술가와 같은 신동으로 자라나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어 일반 주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신의주 시 본부유치원은 일반 유치원과 달리 주말유치원이며 각 분야별 전문기술을 갖춘 공훈교원들과 교양원들이 교사로 배치되어 재능있는 어린이를 찾아내 조기교육에 집중하는 곳”이라면서 “그런데 요즘 들어 달러로 뇌물을 얼마나 바치는가에 따라 입학 여부가 결정되고 있어 부정부패 유치원의 상징이 되어버렸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유치원에서는 입학 뇌물 외에도 유치원운영비를 많이 기부한 학부모 자녀를   최고존엄 접견 행사에 선발하거나 1호행사에 참가하도록 해주고 학적부와 평정서도 임의로 조작해 어린이의 앞길을 터주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유치원 학부모들 속에서 조차 국가 유치원이 어린이를 볼모로 장사를 하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지난해 평양에서 진행된 ‘빛나는 아침’ 대집단체조에서 율동과 꽃줄놀이를 맡았던 유치원 어린이들은 대부분 신의주 본부유치원생들이었는데 이들은 모두 돈주나 특권층의 자녀들이었다”면서 “중앙당에서는 지방의 평범한 유치원에서 전도유망한 재간둥이를 키워낸 것은 조선의 우월한 사회주의 교육이 낳은 결과라고 선전하였지만 주민들은 나라가 앞장서서 뇌물 장사하는 유치원을 선전하고 있다며 비난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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