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민생과 동떨어진 현지지도 비난

서울-김지은 xallsl@rfa.org
2018.07.28
kimjungun_cheongjin-620.jpg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청진조선소를 방문해 새로 건조된 전투함을 살펴보고 시험항해를 했다고 조선중앙TV가 17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북한 주민들이 김정은 위원장의 현지지도 행적에 불만을 표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노동신문 등 북한매체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민생경제 관련 현지지도를 계속한다고 보도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군사관련 시설들이라고 현지소식통들은 주장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25일 “이달 17일 함경북도를 찾은 김정은의 현지지도에 대한 비난이 주민들 속에서 일고 있다”면서 “군수시설을 방문하면서 마치 인민생활을 위한 행보인 것처럼 선전하는 당국의 태도에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함경북도 ‘석막 대서양련어종어장’과 ‘락산바다련어양식장’은 인근 주민들에게는 일반인 접근이 차단된 군관련 시설로 알려져 있다”면서 “양식장과 종어장은 무장군인들이 삼엄한 경비를 서고 있으며 군인들과 그 가족 외에는 수백 미터 이내로 접근이 불가능한 곳”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인민생활을 위한 양어장이라면 왜 그렇게 삼엄한 경비를 서고 있겠느냐”면서 “주민들은 겉으로는 종어장이지만 그 안에는 군사관련 시설이 있거나 특수 실험을 위한 양어장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김정은이 다녀간 청진조선소는 자금과 설비부족으로 가동을 멈춘 채 대부분의 종업원은 국가대상 건설장에 동원된 상태”라면서 “조선소 내부에 따로 설립한 군수품공장(일용분공장)에서 잠수함과 어뢰정을 제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라남탄광기계공장도 원래는 탄광의 채탄기계를 만드는 공장이었지만 1990년대에 이미 군수품공장으로 전환된 것을 알려져 있다”면서 “이 공장은 관모봉 군수기계공장 산하 군수공장으로 포탄과 수류탄 등 무기를 생산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같은 날 “김정은의 현지지도를 주민들이 비난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면서 “중국인이 투자해 운영되는 합작기업을 마치 순수 우리나라 공장인 것처럼 위장 선전하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완전히 파괴되었던 청진화학섬유공장 부지에 2015년 신축한 청진가방공장은 중국인 투자자가 자재와 설비, 기술을 대고 우리(북한) 종업원의 로임(300위안)까지 책임지는 100프로 중국합작 기업”이라면서 “그런데 김정은이 이 공장을 현지지도하는 것을 보고 휴양을 온 것도 아니고 무엇을 위한 현지지도냐며 여론이 분분하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경관이 뛰어난 함경북도 경성군과 어랑군의 산과 바다에는 김일성이 애용하던 특각이 많다”면서 “김정은도 2015년에 김일성의 특각이 있는 온포지구에 자신의 특각을 새로 지었기 때문에 특각에 온 김에 형식적인 현지지도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김정은의 현지지도 행태보다 더 주민들을 황당하게 하는 것은 노동신문 등매체의 선전기사”라면서 “김정은의 현지지도 실상을 사실대로 밝히지 않고 무조건 인민생활을 위한 현지지도로 둔갑시키는데 대해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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