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시장에서 거래되는 중국산 의류와 잡화, 신발 등의 가격이 여전히 공급량의 부족으로 20~40%가량 오른 가격에 팔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지난 10월 북한 시장의 물가 동향을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이행된 이후 중국산 공산품이 비싼 가격을 계속 유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유엔의 대북제재가 취해진 지난 4월과 7월, 중국과 가까운 함경북도의 공산품 가격을 비교하면 여성용 장화는 73원에서 100원으로 올랐고, 남성용 장화도 77원에서 120원으로 뛰었으며, 어린이용 운동복은 50원에서 80원, 남성용 점퍼도 150원대에서 220원으로 오른 바 있습니다.
이 밖에도 북부 지방의 시장에서 조사한 세제와 비누 등 중국산 공산품의 가격도 비싼 편이었는데, 요즘 시장에서 여전히 오른 가격에 팔리고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는 공급량의 감소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아시아프레스'는 중국산 공산품의 물량이 감소한 이유는 중국 세관의 엄격한 심사와 절차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10월 중순, 중국 길림성 장백현의 취재협력자에 따르면 수속을 엄격하게 하라는 중앙의 지시가 내려와 중국 세관이 수출 신고를 하지 않은 물자가 섞이는 것을 철저히 감시했습니다. 또 기계와 부품, 중고 타이어 등을 북한에 수출하던 한 회사는 신고한 물품 외에 가전제품을 수출품에 넣은 것이 적발돼 벌금과 수출 업무 정지의 처벌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중국의 길림성 장백현과 단둥. 길림성의 훈춘 등에서 중국 물자가 북한에 많이 들어갑니다. 일반 공업품은 제재대상이 아니니까 중국에서 막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데 세 곳을 조사해보니 중국 쪽에서 세관 검사를 엄격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국제사회는 중국이 제재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기 때문에 비판하지 않습니까? 그런 영향 때문인지 중국 쪽 세관에서는 세관법과 제재규정을 엄격하게 지키라는 지시가 중앙에서 내려왔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이처럼 중국 세관에서 대북 수출품에 대한 검사를 엄격하게 진행하면서 세관 통과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규정을 어겨 처벌받는 기업까지 발생해 일부 대북수출이 위축돼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 3월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를 채택한 직후 북한 시장에서 쌀과 공업 물품의 가격이 올랐지만, 지난 5월과 7월, 10월 등의 물가 동향을 보면 쌀과 기름, 환율 등에서 계속 안정세를 보이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북한 주민에 당장 큰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대북제재를 통해 외화벌이를 차단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이 아직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으며 중국이 대북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돼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