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10월 중순 이후 열차 운행이 거의 중단될 만큼 전력 사정이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9일,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양강도 혜산시의 취재협력자는 "현재 열차 운행이 거의 중단된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과거 24시간이면 도착하는 혜산과 평양 간 거리가 지금은 열흘 이상 걸려, 타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함경북도 무산군의 취재협력자도 전력사정이 나빠진 지난 10월 중순부터 열차가 움직이는 것을 보지 못했고, 무산을 출발해 평양에 가는 열차도 열흘 이상 걸린다고 전했습니다. 심지어 멈춰 버린 열차 안에서 사망자까지 나왔다는 겁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취재협력자들이 한목소리로 '열차 운행의 마비로 이용자가 거의 없다고 말한다'며 김정은 시대 들어 이렇게 열차 사정이 좋지 않은 것은 처음인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Ishimaru Jiro] 10월 중순부터 전기사정이 나빠지면서 시내에서 열차가 지나가는 것을 보지 못한다는 말을 많이 하더라고요. 열차가 운행을 안 하니까 타려는 사람도 없고, 탈 사람도 없다고 합니다. 구체적으로 24시간이면 갈 수 있는 혜산-평양 구간이 열흘 이상 걸린다고 전해왔습니다. 열차 운행이 나쁘다는 말은 들었지만, 김정은 시대 들어 이렇게까지 나쁘다는 말은 처음 들었습니다.
전기를 이용해 열차를 운행하는 북한의 여건상 오늘날 열차 운행이 마비된 가장 큰 이유는 전력 사정의 악화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일반 주택에 공급하는 전력도 급격히 악화해 가정집에 전기가 거의 들어오지 않고, 심지어 전압도 약해 쓰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혜산 시내의 경우 전기가 들어오는 시간은 하루 2~3시간에 불과하다는 것이 '아시아프레스'의 설명입니다.
이처럼 열차 운행이 마비되면서 북한 주민은 써비차, 즉 트럭과 버스 등을 타고 이동하고 있지만, 비싼 가격 탓에 부담만 커지고 있습니다.
[Ishimaru Jiro] 북한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철도가 아닌 이동수단을 '육로로 간다'고 표현합니다. 버스나 트럭 뒤에 타고 가는 건데요, 이런 수단은 당연히 열차보다 비싸니까 경비도 들고, 주민에게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동해야 먹고사니까 왔다 갔다 하는 것은 막을 수 없지 않습니까? 요즘 열차 마비 현상이 김정은 시대 들어서 가장 나쁘니까 주민들이 고생할 것 같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북한의 전력 생산이 대부분 수력발전으로 이뤄지는 데다 매년 가을이면 물이 마르고, 겨울에는 물이 얼어 수력 발전 가동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앞으로 전력 부족에 따른 북한 주민의 고통은 더 커질 것으로 우려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