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돌격대 모집 반타작도 힘든 이유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4.03.28

앵커: 북한이 수도건설에 필요한 돌격대 인력을 뽑느라 나섰지만, 지방에는 인원수가 크게 모자라 애를 먹고 있다고 합니다. 90년대 중반에 발생했던 경제난 여파가 큰 것으로 보입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기본 노동력으로 활용하는 청년돌격대 인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황해북도 청년동맹 사정에 밝은 한 주민은 “올해 고급중학교 졸업자 가운데 돌격대 입대자들을 모집해야 하는데 지방에서는 예정 인원의 40%도 채우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보안상 해당 지역 이름을 밝히지 말 것을 요구한 이 주민은 돌격대 입대 예정자가 크게 줄어든 원인은 1990년대 이후 태어난 출생자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고급 중학교에서는 올해 3월부터 시작된 인민군대 초모가 끝나야 돌격대 입대 예정자를 알 수 있는데, 초모 숫자도 턱없이 부족한 판에 돌격대 보낼 인원까지 있겠느냐며 우는 소리를 한다”고 전했습니다.

올해 신년사에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수도건설에 역량을 집중하라고 지시한 만큼 청년동맹에서는 중앙속도전청년 돌격대 입대예정자들을 추려서 빨리 올려 보내라고 각 지방에 내리먹이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형편이 못 된다는 것입니다.

북한 청년동맹은 산하에 ‘속도전청년돌격대’와 ‘평양시돌격대’, ‘6.18돌격대’ 등 여러 개 돌격대를 거느리고 있으며, 약 20만~40만 명으로 추정되는 돌격대 인력을 수도건설과 각종 발전소 댐 공사장에 투입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돌격대 경험이 있는 40대의 한 탈북자는 90년대 중반 몰아친 경제난 여파로 돌격대 입대자가 해마다 줄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군대 못나가는 애들을 모두 속도전 청년돌격대로 뽑았는데, 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에 꽃제비가 생기면서 (태어나는)아이들의 숫자는 계속 줄어들기 마련이고…”

지난해에도 북한 당국은 군대 신체검사에서 불합격된 학생들 가운데서 뽑느라 돌격대 입대 신체검사 기준을 대폭 완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돌격대에 뽑혀 온 남자의 키가 140cm도 못 되는 경우도 있다”면서 “돌격대 지휘관들도 신대원들의 신체 조건이 너무 한심해 혀를 찬다”고 말했습니다.

“애들이 돌격대 나갔다가 한두달 해보고 도망쳐 오고 제대로 일을 안 해요. 돌격대의 인원도 많이 줄고, 공사를 맡겨도 정말 진척이 안돼요”

며칠 전 연락이 닿은 양강도 지방의 또 다른 대학생도 “백두산 선군청년발전소도 6.18돌격대가 맡아서 하는 데, 댐공사를 순수 손으로 10년 넘게 건설하고 있다”면서 “배가 고파 일부 돌격대원들이 다 탈영하는 바람에 중대가 해산된 곳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노동당 입당 뽄트(할당률)를 높이는 등 청년 돌격대 모집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요즘 웬만한 젊은이들은 입당에 별 관심이 없다며 사회보장을 받고 장사하는 데 더 관심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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