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발전설비 교체 보위부에 위임

서울-문성휘 xallsl@rfa.org
2016.03.29
nk_intel_school-620.jpg 북한 국가안전보위부(보위부) 요원을 양성하는 보위대학.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북한 김정은 제1위원장의 보위부에 대한 ‘힘 실어주기’가 도를 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북한 최대 화력발전소인 북창화력의 설비교체를 국가안전보위부에 맡기면서 내각과 다른 권력기관들이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창화력연합기업소’는 북한에서 제일 큰 발전소로 평양시 일부와 자강도의 군수공장들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발전소의 설비교체를 둘러싸고 권력집단 간에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고 복수의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25일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김정은이 북창화력발전소의 설비교체와 보수공사를 국가보위부에 ‘위임’했다”며 “형식적으로는 ‘위임’이라지만 실제론 보위부장 김원홍의 끈질긴 요구를 들어준 것에 불과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국가보위부 사정에 정통한 이 소식통은 보위부장 김원홍이 당장 교체가 시급한 발전소의 화력터빈을 산하 무역기관인 ‘대부무역’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에서 들여 올수 있다는 주장을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 끈질기게 제기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원홍은 김정은에게 ‘북창화력연합기업소’ 노동자와 기술일꾼들, ‘보위대학’ 학생 1천명을 동원해 올해 6월에 공사를 시작하면 8월말까지 10만kw용량의 화력터빈 20기를 전부 교체하고 열설비 보수공사를 끝낼 수 있다고 장담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28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2014년부터 가뭄으로 인해 수력발전이 어려워 여름철에도 ‘북창화력발전소’를 가동시켜왔다”며 “올해 7차당대회를 마칠 때까지 ‘북창화력발전소’는 3년 연속 설비보수도 미룬 채 전력생산을 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노동당 7차대회가 끝나는 올해 5월 말부터 ‘북창화력발전소’는 가동을 멈추고 대대적인 보수작업과 설비교체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올해 북한에서 가장 예산이 많이 드는 공사는 ‘북창화력발전소’ 보수공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의 권력 기관들은 저마다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북창화력발전소’ 보수공사를 맡기 위해 눈독을 들여왔는데 “그 중에서도 전력공업성을 가지고 있는 내각과 청년동맹, 인민군총정치국, 인민보안부, 국가보위부 등이 서로 공사를 따내기 위해 경쟁을 벌려왔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내각은 노동당정치국, 인민군총정치국은 노동당 조직지도부, 인민보안부는 노동당 7부, 청년동맹은 노동당 근로단체부, 국가보위부는 김정은 서기실에 소속돼 있어 발전소 보수공사를 놓고 노동당 각 부서들이 대리전을 펼쳤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결국 김정은이 국가보위부의 손을 들어 줌으로써 다른 권력기관들은 김원홍의 막강한 영향력을 실감했을 것”이라며 “김정은 역시 세력이 막강해진 김원홍의 요구를 무시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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