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사진작가, 베를린서 ‘북한 사진전’

워싱턴-양희정 yangh@rfa.org
2017.03.17
Driesch-620.jpg 베를린 북한사진 전시장 앞에 있는 마틴 폰 덴 드리쉬 사진작가.
사진 제공: 드리쉬 작가

앵커: 독일의 사진작가가 2년 전 북한을 방문해 찍은 사진이 오는 23일까지 베를린에서 전시 중입니다. 마틴 폰 덴 드리쉬 씨로부터 최근 고조된 한반도 긴장 상황 속에서 전시회를 개최하게 된 배경을 들어 봅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독일인 사진작가 마틴 폰 덴 드리쉬(Martin von den Driesch) 씨가 베를린의 사진전시관(Atelier fur Photographie)에서2014년 여름 라선, 원산, 평양 등 북한을 방문해 찍은 사진 30여 점과 동영상을 전시(Crossing Frontiers: North Korea’s Great Unknown) 중입니다.

드리쉬 씨는 고려인 이주 150주년을 기념하는 유라시아자동차 대장정 팀의 일원으로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러시아, 남북한 등 6개국을 돌며 찍은 수 만 장의 사진 중 엄선한 북한 관련 작품을 처음으로 선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드리쉬 씨: 전시회의 주제라고 하면 ‘평화와 친선’입니다. 당시 저희가 관련국들의 평화와 친선을 위해 대장정에 나선 것이었습니다. 북한은 분명 아름답지만 특이한, 비민주적인 정치체제를 가진 나라입니다. 하지만, 제가 북한의 정치범수용소를 직접 가 보지는 못했고 따라서 정치적인 판단보다는 그저 제가 본 그대로의 북한의 풍경, 인물, 여러 상황들을 관람객들에게 보여주려고 사진전을 열게 되었습니다.

유라시아 지역의 평화와 친선을 위한 방문이어서인지 9일에 걸친 라선과 백두산, 원산, 평양 등의 도시 방문 중 음식점이나 호텔 종업원, 경찰 심지어는 군인 사진까지도 특별한 제재 없이 찍을 수 있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기차를 타고 도착하자마자 방문단의 일원이던 한 학생이 갖고 있던 북한 정치체제에 관한 러시아어로 된 책을 발견한 북한 당국에서 크게 문제를 삼아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매우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고 드리쉬 씨는 회고했습니다.

드리쉬 씨: 책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그런 사소한 문제로 북한 여행이 취소될 뻔 했던 위기였어요. 저희는 북한의 정치체제에 문제가 있다는 것도 알지만 이번 전시회가 북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독일이 그랬듯 북한에도 서서히 변화가 올 수 있는 작은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드리쉬 씨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로 인한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보 위기 속에서 북한 관광에 대한 찬반 의견이 대립되고 있는 상황에서 분단 독일을 경험한 사람으로 무엇인가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드리쉬 씨: 저희가 대화했던 북한 사람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반도 통일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제가 분단 독일의 통일을 경험했다는 이유로 마치 ‘비공식적인 통일 전문가’로 여기는 것 같았습니다. 또 의미 있었던 것은 일반 관광객에게는 허용되지 않는 비무장지대와 판문점을 넘어 북한에서 남한으로 이동했습니다. 제가 아마도 평양에서 서울로 직접 판문점을 넘어 건너간 몇 안 되는 서양인 중 한 명, 최초의 독일인 사진작가가 아닐까 싶습니다.

대북 지원사업을 하는 독일 민간단체 관계자 등 북한에 관심을 가진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이번 사진전을 관람했고 자신과 대화도 나누었다고 그는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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