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 북 ‘코로나 19’ 현주소 ② 난관 봉착 속 버티기 전략 나서

워싱턴-한덕인 hand@rfa.org
2020-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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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수도 평양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구역 내 모든 주민의 마스크 착용과 손 소독, 체온 재기를 의무화, 습관화 하도록 하고 있다고 1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사진은 마스크를 쓴 안내원이 주민들의 체온을 재는 모습.
북한 수도 평양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구역 내 모든 주민의 마스크 착용과 손 소독, 체온 재기를 의무화, 습관화 하도록 하고 있다고 1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사진은 마스크를 쓴 안내원이 주민들의 체온을 재는 모습.
/연합뉴스

앵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19’ 대유행이 시작된 지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 코로나 ‘청정국’이라는 입장을 견지해온 북한 당국은 ‘코로나19’의 재유행 조짐 속에 방역 대책의 고삐를 더욱 쥐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심각한 의료자원 부족과 국경봉쇄에 따른 무역량 감소 등으로 큰 어려움에 봉착한 북한이 사실상 별다른 대책이 없는 상태에서 버티기 전략에 나섰다고 진단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코로나 19’ 대확산 6개월이 지난 현재, 북한 내 코로나 19 상황과 방역대책 등을 점검하고, 전망해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두 번째 시간으로 현재 북한이 맞닥뜨린 상황에 관해 한덕인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지난해 12월 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즉 ‘코로나19’ 확진자가 중국 우한에서 나타나기 시작한 이후 최근까지(8월 6일 기준) 188개 국가가 ‘코로나19’ 확진 사례를 공식 인정했고, 약 70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출처: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RFA 그래픽

하지만 북한은 여전히 자국 내 코로나 확진 사례가 전무하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전세계에서 몇 안되는 ‘코로나19 청정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중입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의 이런 주장은 전세계적 혼란 속에서도 체제가 굳건하다는 점을 대외적으로 선전하기 위해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합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주장을 온전한 사실로 받아들이기엔 무리(마커스 갈로스카스 전 미국 국가정보국(DNI) 북한정보담당관)”라거나 “북한 당국이 어떤 기준으로 ‘코로나19’에 대한 검진을 시행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이 세계보건기구(WHO)에 제공하는 정보의 신뢰도 역시 확신할 수 없다(진 리 전 AP통신 초대 평양지국장)”고 반박합니다.

마커스 갈로스카스 전 미국 국가정보국(DNI) 북한정보담당관은 최근 한미경제연구소(KEI)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코로나19’의 대유행 이후 북한이 대내외적으로 현 정권이 굳건히 버티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는 점을 볼 수 있었다”고 꼬집었습니다.

북한의 ‘코로나19’ 관련 투명성 문제는 대북 인도적 지원에서도 엿보입니다.

북한 의료 전문가로 하버드 의대에서 국제보건과 사회의학을 강의해온 박기범 교수는 북한에 ‘코로나19’ 관련 장비가 부족하다는 사실 외에 대북지원 규모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박기범 교수: 앞서 중국이 북한에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지원했다는 소식이 있었지만 이 역시 정확히 언제 어디서 얼마만큼의 지원품이 들어갔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중국 역시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을 것이고, 북한도 아마 이런 수치를 공개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러시아도 앞서 1천 500개의 진단키트를 지원했다고 하지만 제 생각엔 이 역시 매우 작은 양입니다. 물론 중국이나 다른 곳에서 북한에 추가 물밑 지원을 하고 있을지 누가 알겠습니까?

그는 다만 북한 당국이 외부에서 지원받은 원조품을 선택적으로 고위간부들을 위해서만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박기범 교수: 북한 당국이 고위계층에 한해 우선적으로 이러한 진단키트에 대한 배급을 진행하고 있다는 일부의 주장에 저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보기엔 말이 안 되는 주장이라 봅니다. 북한의 보건당국은 ‘코로나19’와 같은 질병의 확산을 방지하는 데 있어 모든 인구 전체에 대한 보호 조치가 절실하다는 점을 잘 인지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과거 다른 전염병 확산에 대응하는 경험을 통해 (고위간부 등) 일부만 대피시키는 등 제한적인 조치는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겁니다.

박 교수는 북한이 앞서 유엔아동기금(UNICEF)과의 협업을 통해 추진했던 아동 백신 개발 사례를 하나의 예로 언급하며, 당시에도 북한은 전체 아동 인구에 대해 98%를 웃도는 높은 백신 접종률을 기록한 바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많은 보건 전문가들은 북한의 열악한 의료체계가 전염병의 확산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관련 대북원조가 시급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1718)도 국제인도주의기구들의 대북제재 면제 요청은 예외로 신속하게 승인하는 등 국제사회의 도움의 손길은 지금까지 이어져 왔습니다.

/RFA 그래픽

유엔이 올 해 들어 최근까지(8월 6일 기준) 승인한 인도주의적 대북지원 면제 안건은 총 21건. 이 가운데 ‘코로나19’ 관련은 총 여덟 건으로 다섯 중 두 건 꼴(38%)입니다.

다만 중국, 러시아 등이 유엔의 제재 면제 승인을 거치지 않은 채 상당한 양의 ‘코로나19’ 관련 의료물자를 북한 내부에 전했다고 밝힌 점을 감안하면 비공식적 외부 지원도 많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여전히 부족한 진단키트

하지만 국제사회의 대북지원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해도, ‘코로나19’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북한 당국의 역량이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점엔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습니다.

재미한인의사협회(KAMA) 북한 담당 국장도 맡고 있는 박기범 교수는 북한 내부에 ‘코로나19’ 검진 장비의 부족현상이 심각하다는 점을 북한의 ‘코로나19’ 방역에 관한 핵심적 문제 중 하나로 꼽았습니다.

/RFA 그래픽

박기범 교수: 우선 우리가 현시점에 아는 것을 나열해봅시다. 북한은 어떻게 검진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고, 이에 관한 현황을 세계보건기구 측에 보고하기로 되어 있지 않습니까? 하지만 동시에 북한의 물질적 검진 역량은 매우 제한적인 상황이라는 점 또한 알고 있습니다. 의료적 검진 역량이 있지만 물질적 부족이 있다는 것이고, 이는 또 북한이 전국적으로 모든 사람을 검진할 역량이 없다는 것이라 할 수 있겠죠. 이러한 포괄적인 검진 정책을 진행하기 위한 의료 물자가 없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박 교수는 북한 내부에 배급 가능한 ‘코로나19’ 진단키트의 수량이 “천 단위에 그칠 것으로 본다”며, 최근 관련 지원품이 추가적으로 북한 내부에 도착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고 해도, 진단 장비의 총 수량이 많아도 1만 개는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따라서 의료 물자 부족으로 전국적인 방역을 시행할 역량이 없는 북한이 현실적으로 취할 수 있는 대응책인 국경관리에 더 집중하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코로나19’ 확산에 가장 취약한 곳은 북중 국경지역으로, 이 지역에서 지원된 의료용품의 활용 빈도가 잦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박 교수는 설명했습니다.

실제 세계보건기구 에드윈 살바도르 평양소장은 “최근 한 주간(7월19일 기준) 추가된 격리자들이 모두 남포항과 신의주-단둥 국경에서 일하는 노동자나 운송 관계자들로, 외부에서 북한 내부로 반입되는 물품과 접촉하는 사람은 모두 격리 조치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눈에 띄는 점은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북중국경을 봉쇄한 상태에서도 생필품 반입 등 필수물자 수입을 위한 무역은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한미경제연구소의 트로이 스탠가론 선임국장도 중국 세관당국이 공개한 최신 북중 교역 자료를 토대로, 북한이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시행한 이후 “무엇보다 생필품을 내부로 반입하는 데 주력하는 정황을 엿볼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생필품 확보가 방역 못지않게 시급한 사안으로 떠오른 겁니다.

갈로스카스 전 국가정보국 북한담당관은 일찍이 국경봉쇄조치를 취한 북한이 전례 없는 수준의 무역중단으로 입은 경제적 타격이 심각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한발 더 나아가 “’코로나19’의 대유행 속에서는 북한이 줄곧 요구해온 제재완화도 해결책이 될 수 없을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북한으로선 ‘코로나19’에 따른 경제난을 타개할 방도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 놓인 겁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통일부는 최근(7월 30일) 코로나19와 관련해 민간단체인 남북경제협력연구소가 지자체와 공동으로 재원을 마련해 신청한 방역물자의 반출을 승인했습니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국장은 예상됐던 행보라며 관건은 북한의 호응 정도라고 밝혔습니다.

켄 고스 국장: 한국 통일부의 이같은 최근 움직임이 놀랍진 않습니다. 최근 외교안보 라인업의 교체와 함께 예상됐던 사안이고, 여전히 알 수 없는 것은 북한이 이런 한국의 호의적 손짓에 반응할 것인가입니다.

탈북민 월북 사건 계기로 북한 국경봉쇄 더 강화된 듯

최근 ‘코로나19’ 감염자로 의심되는 한 탈북민이 월북한 사건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긴급회의를 소집해 이 사건을 계기로 북한 내 방역조치의 고삐를 더욱더 세게 당기라고 지시했습니다.

북한 보건의료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복지연구센터장은 북한이 최근 ‘개성 봉쇄’를 주장하는 등 더욱 고삐를 죈 방역대책을 강구하겠다고 공언했지만, 현실적으로 북한이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기존의 방역대책을 유지하면서 버티기에 나서는 것 외에는 딱히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겁니다.

/RFA 그래픽

안경수 센터장: 앞으로 코로나 관리가 어떻게 될 것이냐? 지금처럼 하긴 할 겁니다. 위생방역소를 최전선으로 해서 국가적인 관리는 하겠지만, 북한도 그렇지만 전 세계가 이렇게 코로나가 길어질지 몰랐어요. 생각보다 훨씬 길어지고, 전파 속도도 매우 빠른데, 치사율은 조금 낮아지고 있거든요. 전파 속도는 빠른데, 치사율은 올라가지 않아서 북한 입장은 똑같은 관리를 하되 북중 국경에 대한 봉쇄를 좀 완화할 것이란 생각은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북한이 매우 어려워지는 상황이 있거든요. 국제사회 통계에 잡히지 않는 대북지원이 있습니다. 북한 입장에서 최대한 버티지만, 코로나가 계속 확산하는 것을 매우 두려워하죠. 다행인 것은 치사율이 줄어든다는 것, 미국에서 백신도 3상(임상실험)에 들어간다고 하지만, 북한도 세계 뉴스에 집중하면서 같이 견뎌 나가고 있는 상황으로 판단됩니다.

안경수 센터장은 나아가 북한 당국이 “탈북자 사건을 통해 코로나 감염 여부와 관계없이 내부체제와 코로나 방역대책을 다잡는 계기로 삼았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평양종합병원 건설 일부 차질 조짐…평양종합병원의 미래는?

반면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 10월 10일까지 완공될 것을 대외적으로 강조해온 평양종합병원의 건설이 일부 차질을 보이는 등 북한의 ‘코로나19’ 대응은 삐걱대는 모습입니다.

안경수 센터장은 평양종합병원이 “기일 내 완공이 가능하기는 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안경수 센터장: 평양종합병원 등 짓는 것은 짓습니다. 사실 대형 건축물이나 아파트 공공기관을 지을 때 짓는 매커니즘(방식)이 있어요, 짓는 것은 짓는데, 북한이 10월까지 짓는다고 했는데, 짓기는 지을 겁니다. 상당히 지은 것으로 파악되는데, 안에 들어가는 기자재와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이 병원에서 임상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그는 평양종합병원이 마감일 내 완공된다고 해도, 병원에 근무하게 될 직원들의 대한 급여 문제는 물론, 다른 부수적인 문제들로 병원이 완공 직후 정상가동될 가능성은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안경수 센터장: …급여가 당연히 온전히 나가야 하고요. 기기들이 있어야 하고, 그 병원이 사실 아무나 가는 것이 아닙니다. 1차 진료소, 2차 시군 병원, 3차급은 도 병원 4차 급에서 중앙 병원 등 가는 시스템이 있거든요. 이런 것을 올해 다 충족할지는 장담하지 못합니다.

북한 전문가인 안드레이 란코프 한국 국민대 교수는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 건설 노동자들을 압박해 마감일까지 완공을 끌어낼 가능성도 있지만, 이처럼 성급히 추진된 건설은 향후 부실 공사의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북한 전문 여행사 ‘고려투어’는 향후 ‘코로나19’ 해결책이 마련되고 대북 관광이 다시 활성화된다면 평양종합병원을 둘러볼 기회가 관광객들에게 주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고려투어’와 함께 중국에 기반을 둔 북한 전문 여행사 ‘영파이어니어투어스’는 한발 더 나아가 “현재는 대북 관광이 막힌 상태지만, 내년 초에 대북 관광이 다시 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대북 여행사들의 장밋빛 전망이 현실화하기 위해선 부족한 보건장비 확보와 생필품 공급 등 북한이 시급히 제거해야 할 걸림돌이 여전히 많아 보입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덕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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