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들, 대북제재 완화 놓고 입장 팽팽

워싱턴-한덕인 hand@rfa.org
2020-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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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ention_corona_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막기 위해 평양국제비행장 검역일꾼들이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앵커: 코로나19로 인한 전세계적 비상사태 속에서 대북제재가 새삼 주목받고 있습니다.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제재가 대북 인도적 지원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과 제재가 도입된 근본적 책임이 북한 정권에 있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먼저 변해야 한다며 서로 엇갈린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보도에 한덕인 기자입니다.

북한이 최근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해 코로나19 사태에 관한 대응방안을 비중있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세계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북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차단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이에 맞춰 북한의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국제 인도주의 기구 및 민간 지원 단체의 대북지원 노력이 이어지면서 대북제재가 인도주의적 지원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최근(4월14일) 미국 평화연구소가 ‘코로나19가 북한에 미친 영향’라는 주제로 주최한 토론회에서 진행을 맡은 프랭크 엄 선임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대북제재의 완화의 필요성이 논의되고 있다며 참석자들의 입장을 물었습니다.

이에 재미한인의사협회(KAMA)의 북한 프로그램 담당 국장을 맡고 있는 박기범 하버드대 교수는 “제재 조항은 분명 제재가 인도주의적 지원을 방해하지 않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실제로 현실에서는 정반대인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습니다.

박기범 교수: 복잡한 문제지만, 대북제재로 인한 여파로 인도주의 단체들이 지원을 추진하는 데 있어 어려움이 따라온 것은 사실입니다.

박 교수는 최근 미국 연방의회 의원들이 ‘대북 인도주의 지원 강화법안’을 발의했다는 사실 역시 미국 정부도 대북제재로 인한 인도주의적 지원의 어려움을 어느 정도 이미 있지하고 있다는 점을 방증하는 사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박 교수는 따라서 대북 인도주의적 지원을 추진해온 민간단체 입장에서는 “현재 시행중인 대북제재 아래서 예외조항인 사안별 제재면제 방식에 대해 근본적인 불만과 비판이 이어져왔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나아가 코로나19와 같은 비상사태 속에서도 강경한 대북제재가 이어질 경우 북한 정권을 암묵적으로 지지하는 일부 국가들이 기존 체계를 벗어나 독자적인 대북관여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박 교수는 한 예로 유엔이 요구하는 절차가 길고 복잡하기 때문에 러시아나 중국 등이 국제기구를 통한 지원보다는 독자적인 지원을 추진하는 정황이 갈수록 드러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퀸시 정책연구소의 제시카 리 선임연구원 역시 대북제재로 인해 많은 부분에서 민간 지원 단체의 대북 인도주의적 지원이 어려움을 겪어온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습니다.

코로나19 사태속에서도 해당 은행의 입장에서는 북한과의 어떠한 거래도 금기사항으로 다뤄지는 측면이 적지 않아 대북 자금 및 물품 조달에 많은 시간과 자원이 소요되는 부분이 없지 않다는 겁니다.

그는 북한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는 나라들에 대한 제재 집행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과 중요하지만,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전세계적인 보건 문제는 예외로 다뤄져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제시카 리 선임연구원: 이것은 도덕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가 계속 남게되는 부분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최근에는 교황도 나와 이러한 재앙 사태 속에서는 다른 국가에 대한 제재를 가하지 않아야한다고 주장했듯이 우리는 스스로 이러한 재앙 속에서는 무엇이 올바른 대응인지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전세계적인 전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의료적인 관점에서 북한의 코로나19 관련 지원여부를 놓고 상황을 파악한 후 조치를 취하기에는 너무 늦어질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겁니다.

반면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대북제재가 도입된 배경은 김 씨 일가가 여태까지 이어온 불법적 행위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이라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스스로 내려온 결정에 대한 책임을 져야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는 겁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 생명을 구하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유엔이나 미국의 대북제재에 관한 이야기가 많은데요. 하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하는 점은 이 모든 것이 김정은이 여태까지 내려온 정치적 결단에 대한 대응이라는 겁니다. 김정은은 북한의 많은 좋지 않은 상황들에 대해 책임져야할 것이 많은 인물임이 분명하다고 생각됩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김 위원장이 제재해제를 원한다면 “외부의 인도적 지원 의사를 수락하거나, 핵무기 및 미사일 개발과 그들이 이어온 인권 유린과 사이버 범죄 등 불법적인 행위를 중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맥스웰 연구원은 북한 주민들이 코로나19 사태를 잘 넘길 것이라는 긍정적인 바램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극한 상황에서 북한의 정권 붕괴가 일어나거나 국가 간 심각한 군사적 갈등이 야기되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한 비상계획을 항시 수립해 두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한편 키스 루스 전미북한위원회(NCNK) 사무총장은 미국이나 국제기구가 코로나19 사태에 관한 대북 지원에 대해 유동적인 입장을 취하지 않고 있다는 점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국제사회가 유엔의 대북 제재위원회는 면제 승인을 3일 내로 단축하는 등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서는 나름 예외의 조치를 취해왔다는 겁니다.

루스 사무총장은 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밝힌 북한에 대한 지원 의사는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다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요구되는 평양종합병원 공사를 코로나19 사태속에서도 진행하겠다고 밝힌 점은 북한 당국이 자신있어 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안 중 하나라고 덧붙였습니다.

루스 사무총장은 또 북한의 국경봉쇄 조치 결정으로 인해 의료 지원품과 지원 단체 관계자들이 북한 내부로 들어가기가 훨씬 더 어려워진 점은 분명하면서 일부 지원품은 단둥을 통해서만 들어가고 있고, 사람은 오가기가 어려운 상황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그는 현재 북한 내부에 배치된 국제 기구 관계자들의 기존 수의 25% 정도 밖에 안 되는 점 또한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북한 보건성과 외무부와 지원에 관해 논의하고 실제로 내부 지원을 추진할 유엔 관계자의 12명 정도 밖에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여태까지 밝혀진 정황 만으로써는 북한의 실제 코로나19 현황이 어떤지 불확실하기 때문에 대북제재의 완화에 관한 어떠한 사안에 대해서도 섣부른 결정을 내려선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인도주의적 목적을 위한 대북제재 완화 역시 북한 당국의 투명한 현황 공개가 이뤄진 뒤에야 가능하다는 겁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덕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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