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한국 제공 백신 수용 불투명"

워싱턴-한덕인 hand@rfa.org
2021-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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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한국 제공 백신 수용 불투명" 평양의 한 병원에서 의사가 아기를 진료하고 있다.
/AP

앵커: ‘무엇보다 건강이 우선이다.’ 청취자 여러분들도 누구나 한번씩은 들어보셨지 않을까 싶은데요.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주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보건∙의료체계의 중요성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이 북한 의료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dprkhealth.org) 센터장과 함께 기획한 ‘북한 보건∙의료 해부.

북한 보건과 의료 체계의 정확한 실상을 파악해보고 주민들의 건강한 삶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모색해봅니다. 이 시간 진행에 한덕인 기자입니다.

기자: 최근(14일) 북한 노동신문은 ‘의료일군’들의 실력을 높이기 위해선 보건부문 교육기관들이 책임과 역할을 다해야한다면서 의학교육기관들은 전문지식 강의시간을 늘리고 교육강령을 부단히 개선해나갈 것을 주문했습니다. 이는 역으로 현재 의료일군들의 수준이 높지 않음을 북한 스스로가 인정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어떻게 보시는지요?

안경수 통일의료연구센터 센터장. /안경수 제공
안경수 통일의료연구센터
센터장


[안경수 센터장] 노동신문은 북한 조선 노동당 기관지인데, 노동신문에는 원래 그냥 의료일군에 관한 (일반적인) 얘기는 나와도 이렇게 의료일군의 교육에 대한 구체적 사항은 잘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런 구체적인 내용은 사실 북한의 전문 간행지에 나올 만한 내용이 이번에 노동신문에 실린 건데요. 이건 지난 6월 14일 월요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의료일군의 본분과 높은 실력’이란 제목의 기사인데, 주요 내용은 두 가지입니다. 의료일군의 실력에 대해서 강조하고요. 그 실력을 높이기 위해 중요한 것이 보건 부문 교육 기관의 책임과 역할을 다해라, 그러니까 교육 기관이 잘 가르쳐라, 이것입니다. 제가 지난번에도 말씀드렸지만, 북한의 의료일군들을 양성하는 교육 기관 중 대표적인 곳은 의학대학입니다. 북한에는 인턴이나 레지던트 같은 개념이 없기 때문에 의학대학뿐만 아니라 전문과에 가서 많이 배우거든요. 종합병원이나 인민병원에 있는 전문과에 가서 교육실습을 하므로 거기서도 잘 가르쳐야 한다, 이런 말입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의학대학 같은 곳에서 ‘전문적인 강의시간을 늘려라’, ‘세계적인 의학 교육 발전 추세에 맡게 교육 시켜라’, 또 ‘임상 실기·실습 기능을 좀 높이고, 언어교육, 영어 등과 같은 다국어를 소유하기 위한 언어교육을 많이 시켜라’ 이런 말인데요. 이는 당연한 얘기고요.

하지만 북한의 현실에서 사실 여기 나오는 말 중에, 실습 기능(실기 능력)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의학대학에서도 임상 실습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 좀 개선을 하라는 주문이고요.

그 다음으로 외국어인데, 북한은 예전에 러시아어 위주로 배웠지만, 한 20년 전 부터는 다 영어를 중심으로 배웁니다. 그래서 북한 의학대학에서도 영어를 배우고 있는데, 그 영어 교육을 조금 더 강화하라, 이런 의미로 우리가 받아들이면 될 것 같습니다.

북한의 의료인력은 급수도 나뉘어 있고, 나름대로 재교육도 받아가면서 하는데 그 실력을 비교하기가 어려운 문제입니다. 어떤 사람의 실력에 대한 문제니까요. 하지만 북한 의사들 중에는 이번 노동신문 기사에 콕 짚어 언급된 의사처럼 분명 명의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전반적인 체제 자체는 개선할 부분이 많습니다.

기자: 북한의 의료 교육에서 실습 시간이 비교적 적다고 하신 부분에 대해서 조금 더 설명 부탁드립니다.

[안경수 센터장] 국제 기준에 비해 많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실습 시간이 전형적으로 정해져 있는 것뿐만 아니라, 북한에서 의학대학을 실제로 경험한 사람들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의학 실습에 많은 시간을 보내기가 힘든 사정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좀 그런 부분에서 개선하라는 말인 것 같고요. 북한의 의학 실습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결국, 의학대학 뿐만 아니라 의학대학 부속병원, 그러니까 각 도에 있는 도 인민병원, 예를 들어 혜산 의학대학의 부속병원은 양강도 인민병원이 부속병원이고요. 청진의학대학의 부속병원은 함경북도 인민병원이 부속병원인데, 이러한 병원들의 질적 개선, 현대화 작업이 다 이것과 연관된 겁니다. 그 의학대학의 실습 능력을 재고하는 데도 다 연관된 것이죠. 그래서 저는 이번에 북한이 이런 부분을 강조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기자: 북한은 또 “고려의학과 신의학을 옳게 배합하여 발전시키는 것은 인민보건 사업에서 당이 시종일관 견지하고 있는 중요한 방침”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기조가 역시 고려의학, 그러니까 한의학을 지닌 한국과 유사하다거나, 다르다고 볼 수 있을까요? 북한은 현재 보건부문에는 난치성 질병들에 대한 고려치료방법을 확립한 의료일군들이 많다면서 전통의학을 적극 발전시키고 고려치료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도 주장했는데요.

[안경수 센터장] 사실 고려의학에 관해서는 북한이 특이한 면이 있습니다. 특히 한국과 비교하면 더 특이하거든요. 일단 ‘고려의학과 신의학을 옳게 배합해 발전시키는 것’, 이런 내용은 북한이 항상 고려의학과 관련해 언급하는 내용 중 거의 소위 경전과 같은 얘기예요. 그런데 북한은 실제적으로 한국과 비교해보면, 한국에서는 한의학인데, 그 체계가 굉장히 다릅니다. 현황과 양상도 매우 다르고요.

한국에 대해 먼저 말씀드리면 완전한 양∙한방 분리체계입니다. 여기는 의사면 의사이고, 한의사면 한의사이거든요. 그런데 북한도 사실 의사가 따로 있고, 고려의사가 따로 있어요. 의학대학 안에서 의사를 양성하고, 고려의사도 따로 양성하거든요.

하지만 북한은 사실상 양∙한방 혼합체계, 융합체계로 봐야 합니다. 무슨 말이냐면, 북한의 고려의사가 아닌 일반 의사, 그러니까 신의사들도 침, 뜸, 부황, 안마를 기본적으로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은 일반의사와 고려의사 간에 구분이 사실상 무의미합니다. 그래서 실제적인 임상 환경에서도 양의학과 한의학이 혼합적으로 작동하고 있어요. 그것이 의학적 부분에서 한국과 북한의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그리고 또 특이한 것은 한의학 체계가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시아 지역의 소위 전통 의학, ‘TCM(Tradiotional Chinese Medicine)’으로 불리거든요.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그렇게 분류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독특하게 소위 ‘허준 계통’이예요. 북한은 이 ‘허준 계통’으로 자기들의 고려의학을 설명하고 있어요. 즉, 북한의 고려의학 계통과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시아 지역의 소위 한의학의 전통과 계통이 다르다고 얘길 하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북한의 고려의학은 크게 체계와 현황이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북한의 질병 치료법에는 고려의학적 치료방법이 많고요, 또 천연의학물을 갖춘 의약품 개발이 많은 그런 특징이 있습니다.

기자: 미국이 기부하기로 한 코로나19 백신이 북한에도 지원될 가능성이 있다고 세계백신면역연합이 밝혔습니다. 미국의 직접 지원은 아니더라도 우회적으로 북한이 결국 미국발 백신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요. 북한의 반응은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안경수 센터장] 네 저는 우회적으로 가는 거니까, (북한이) 받을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조용히 받겠죠. ‘백신이 미국에서 왔다’거나 ‘세계백신면역연합에서 왔다’ 이런 식으로 알리진 않더라도, 일단 받는거죠.

기자: 한편,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14일 북한이 동의한다면 북한에 백신을 공급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이 직접 북한에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다만 한국도 지금은 백신이 부족한 상황이지 않습니까?

[안경수 센터장] 어떻게 보면 굉장히 이례적으로 애기한 부분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현재 한국 정부는 그동안 북한 관련 이슈를 어디에든 삽입하려 했습니다. 특히 보건 의료 관련 뉴스를 삽입해 언급해왔는데요. 이번에도 오스트리아에 가서 얘기를 하고, G7 정상회의 위해 영국에 가서도 얘기를 했는데, 이번에 특이한 부분은 ‘북한이 동의를 한다면’이라는 조건을 (문 대통령이) 달았다는 점입니다. 기존에는 이런 언급이 없었거든요. 소위 희망사항을 말하는 수준이었는데, 이번에 문 대통령이 ‘북한이 동의한다면’이란 조건을 달았어요. 이건 굉장히 현실을 인식하는 데 있어 상당 부분 반영된 얘기거든요. 이것이 핵심입니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 문 대통령이 현실 인식을 하고 얘기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사실 한국에 여러 백신 생산 공장이 있습니다. SK도 그렇고, 삼성 바이오도 그렇고요. 세계 백신 회사의 생산 공장이 있기 때문에, 이 생산량에 대해서는 해당 해외 제약사와 협상할 여지가 있는 거죠. 왜냐하면 우리나라 기업이 생산해 주기 때문에 생산량에 대해서는 어떻게 유통시키자에 관한 협상의 여지가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만약 ‘북한이 동의한다면’ 충분히 북한에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은 맞습니다. 이론상으로 맞고, 현실적으로도 맞는데, 중요한 것은 북한이 동의한다는 전제도 역시 크기 때문에, 어렵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없지 않다고 말씀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자: 네, ‘북한 보건∙의료 해부,’ 오늘 대화는 여기 까지입니다. 북한 의료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 센터장과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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